시귀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마을은 죽음으로 포위되었다. P.13

 

예전에 굉장히 무섭게 보던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고스트 헌트>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었는데 그게 어찌나 무섭던지 밤엔 절대 보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각종 심령현상을 조사하는 내용이었는데 관람등급도 19세 이상이었다. 나중에 이게 오노 후유미라는 일본 작가의 책이 원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애니메이션이 완결이 아닌 것 같아 찾아서 읽고 싶었지만 아무리 찾아도 이 책은 구해서 읽을 수 없었다. 그 외에 <마성의 아이>로 시작하는 십이국기 시리즈는 700만 부 이상 판매를 하면서 인기작가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고 시귀는 원고지 3500매의 방대한 분량임에도 발간 즉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일본 호러 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단다.

 

그런 호러 소설의 대가의 책 시귀는 다시 살아난 시체를 말한다. 좀비처럼 이성을 잃고 움직이는 그런 존재와는 조금은 다른 듯하다. 한 권마다 500페이지가 넘으며 총 5권으로 되어 있어 이것을 언제 읽나 싶지만 읽다보면 푹 빠져들고 만다. 그 중에서도 1권은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소토바의 특징을 묘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마을은 전나무 숲으로 둘러 쌓여 있다. 이 전나무 숲은 망자의 나라로 전나무들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이기도 하다. 이 동네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하거나 무덤을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나무 숲에 묻었다. 그리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그 자리에 전나무를 심었고 또 묻을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전나무를 베어 내서 만드는 것이었다. 또 시골 동네이니 외부에 대해선 배타적이다. 외부인들을 보면 저 사람이 내 아이를 헤치고 말거라는 믿음을 가진 여자가 있는가 하면 동네사람들은 모여서 얼마 전 새로 지어진(외부인이 지은) 저택을 바라보며 쑥덕인다. 여기에서 외부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들은 젊은 몇몇의 사람들뿐이다. 지루한 시골이 아닌 도시에 나가 살길 원하는 젊은이들 말이다.

 

소토바 무라는 6개의 촌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떨어진 산 속에 야마이리에 살고 있던 노인들이 모두 죽은 채로 발견이 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실 그것보다 야마이리에 사는 노인의 친척 중 한 젊은이가 죽으면서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갔다가 발견을 한 것이지만 그것을 시작으로 마을엔 죽음이 감돌기 시작한다. 여름감기를 앓는 것처럼 나른하고 기운도 없고 또 빈혈처럼 창백해져 있다가 3~4일쯤 지나면 죽고 마는 것이다. 2권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이것을 의사인 토시오와 절의 작은주지인 세이신이 조사를 하기 시작하지만 아직 1권에서는 야마이리의 노인들, 그 노인들의 친척인 젊은이 슈지, 슈지의 어머니만 죽고 의문점을 가지게 되고 미스테리한 저택에 대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1권은 끝이 난다. 그래도 1권의 주요 내용은 이 마을이 얼마나 고립되어 있고 폐쇄적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1권은 앞으로 진행 될 내용에 대해 궁금증들만 유발시킨다. 아직 2권까지만 읽었지만 1권의 첫 프롤로그에서 118일 소토바 산에서 불이 난 것으로 시작을 하고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죽기 시작한 것이 8월이니 1~5권이 그 기간에 벌어진 일들이며 마지막엔 죽음의 안식처인 전나무 숲이 불이 나며 한 남자가 관을 차에 싣고 그 마을을 떠났는데 그러면 시귀가 함께 마을을 떠나는 것인지 옮겨가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하지 않았고 시귀는 등장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공포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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