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쓰기 - 공지영, 정유정, 정이현 외 11명 대표작가 창작코멘터리
이명랑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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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초기 습작의 공통점 중 하나가 다들 뭔가 특별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는 거예요. 특별한 인물에 특별한 사건. 이렇다보니까 그 소설의 내용이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세상에 이런 일이>에 등장할만한 이른바 엽기 발랄한 이야기들을 새로운 소설인 걸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P.58

 

 

한동안 글이 너무나 쓰고 싶었다. 그냥 책 읽고 쓰는 글도 제대로 못 쓰는 주제에 소설이 너무나 쓰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무렵부터 아마추어들이 자신의 소설을 연재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많이 생겨났고 그러다 출판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얼마 되지 않아 포기했다. 소설을 쓰기엔 내 창의력을 찾아보려야 찾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내 삶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엔 세상에 나처럼 재미없이 사는 삶이 있을까 싶었다. 너무 재미가 없어 주인공인 내가 아니면 읽고 싶어 할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작가의 글쓰기>의 저자인 이명랑은 작가이다. 부끄럽게도 나는 한국소설을 즐겨 읽지 않아 저자의 책들은 잘 모르지만 소설을 쓰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힌 작가지망생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많은 작가지망생들을 만나 설문지를 만들고 저자가 만날 작가들과의 인터뷰에 사용할 질문지를 만들었다. 정말 이 책은 작가지망생들의 질문이고 그들이 궁금해 하고 알고 싶어 하는 이론이 아닌 소설 창작의 디테일에 대한 질문들이 담겨있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작가지망생들이 소설을 쓰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소설쓰기에 진입할 수 있도록 공간-인물-사건의 순서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소설의 공간에 대해서는 이명랑의 <삼오식당>, 이동하의 <장난감 도시>, 정유정의 <28>, 명지현의 <교군의 맛>, 이평재의 <눈물의 왕>이 있고 소설의 인물에는 구효서의 <랩소디 인 베를린>, 방현석의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심윤경의 <사랑이 달리다>에 대한 인터뷰가 실려 있다. 마지막으로 소설의 사건에는 공지영의 <도가니>, 김다은의 <금지된 정원>, 정이현의 <너는 모른다>가 있다.

 

나에게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정유정 작가의 인터뷰였다. 소설을 구상할 때 공간을 구성하는데 만약 배경이 의정부시라면 의정부시의 지도를 꺼내 붙여놓는단다. 그리고 어디에 어떤 건물이 있는지 파악을 하고 그 공간에 인물들을 배치한다. 배치하고 나면 각 인물들에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직업을 부여한다. 각 인물들을 생각할 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가장 크게 생각하며 대립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는 적은 주인공처럼 매력적이어야 하고 강해야 한단다.

 

그 외에 다른 인터뷰 모두 현장조사를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그 인물을 만들어내게 했는지 등이 나와 있고 각 책마다 이건 어떻게 썼고 이런 행동은 어떤 것이고 하는 식으로 작가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들어 있어 더 주의 깊게 읽게 된다. 여기에 소개된 책을 읽고 읽는다면 더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아까 이야기했다시피 이 책은 작가지망생을 위한 책이다. 거창하게 작가지망생이 아니어도 뭔가 이야기를 창작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본다면 큰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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