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문고리를 잡아 돌려서 1권 문고리를 잡아 돌려서 1
박지설 지음 / 휘슬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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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남들에겐 화요일에 끝난 명절 연휴였겠지만 이번주 수,목,금을 모조리 쉬는 나에겐 주말까지 이어서 9일짜리 긴 연휴였던 것이다. 딱히 친척 집에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음식 준비하느라 바쁜것도 아닌지라 제일 먼저 고민했던 것이 무슨 책을 읽을까 하는 것이었다. 독서모임으로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있던지라 왠지 무거운 내용은 읽고 싶지가 않고 그냥 빨리 금방 읽을 수 있는 흡입력을 가지면서도 별로 생각하지 않는 책을 읽고 싶었다. 그러기엔 정말이지 조아라에서 나온 책이 딱이다. 그렇다고 조아라에서 나온 책들이 형편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애정을 가지고 완결까지 지켜보고 있는 '마담 티아라' 같은 좋은 책들도 있고 이 '문고리를 잡아 돌려서'도  꽤나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사실 이렇게 '반복되는 하루'의 설정을 가진 책들은 여럿 봐왔다. 하지만 그다지 식상하지 않았던 것이 로맨스가 정말 조금이어서 그랬을것이다. '반복되는 하루'와 '살인마'가 있는 소설 속에서 여자들이란 남자들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로 그려지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 소설에선 마지막이 되서야 에필로그처럼 로맨스가 있더라.. 가 등장하는 수준이고 그다지 나약하지 않은 여자들이라 꽤나 맘에 들었다.



한 고시원 203호에 사는 대학생 영현은 전날 술을 마시고 강의까지 놓치고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샤워를 하고 으로 나가려고 했을 때 자신의 방문이 열리지 않고 그 조그만 방에 갇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창문은 깨지지도 않고 창밖의 세계는 기이한 고요함을 품고 있었다. 209호에 살고 있는 보안업체에서 일하는 슬기도, 303호에 살고 있는 콜센터에서 일하는 민정도 자신이 갇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방에서 나가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잠시후 이상하게도 문이 열리고 셋은 만나게 된다. 셋이 함께 이것저것 조사하다가 모인 사람들의 우편함만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저 열리던 202호에 함께 가서 그를 만나려고 한다. 하지만 문을 열었을땐 폭발이 일어나고 슬기는 죽고 잠시후 이들은 다시 자신의 방에서 눈을 뜨며 일어난다. 폭발이 일어나기 전 봤던 202호에서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있던 성인남성과 어린아이의 시체를 봤던지라 폭발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그 진상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이윽고 이들은 202호에 죽은 남성이 진짜 202호의 주인이 아닌 수위아저씨인걸 알아낸다. 그리고 아까와는 다르게 하나씩 나타나는 실마리를 찾아 옥상에 올라가게 되고 그 곳에서 306호 소희를 만나고 나서야 이 셋은 뭔가를 좀 알아간다. 알고보니 202호의 남자가 대기업의 사위였는데 부인과 이혼을 하게 되고 부인에게 괴로움을 주기 위해 자신의 딸이 죽은것처럼 위장을 했던 것이었다. 그 사건에 휘말려 셋은 고시원에서 죽었고 그것을 모른척한 소희도 괴로움에 고시원 옥상에서 자살을 한 것이었다. 처음엔 202호 남자를 없애고 사건을 되돌려 다시 살아나기위해 노력을 하지만 이때 죽었던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이들이 모르고 있는 함께 죽은 한명을 찾아 나선다.



전자책으로 271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2권짜리 책인데다가 이야기 자체가 흥미진진해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권에 2500원밖에 안하니 커피 한잔 마셨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나름 그렇게 아깝지도 않다. 조아라 소설의 특성답게 작가의 책을 무조건 다 읽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소개를 보고 재미있겠다 싶으면 읽는, 그러다가 진짜 돈 아까운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르는 약간의 도박이 필요한 소설이기도하다.  순수문학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지만 조아라나 문피아 같은 곳에서 소설을 좀 읽어본 사람들, 특히나 그동안 판타지나 로맨스를 읽었던 사람들에겐 기분전환 삼아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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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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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어느 정도는 내가 진보와 과학, 그리고 우리가 수 세기 동안 꿈꾼 행성 간 교류의 미래를 표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다. -본문 중에서-



학창시절 나의 가장 큰 공포는 혼자 깨어있는 것이었다. 좀비나 귀신보다, 어두컴컴한 길을 걷는것보다, 나는 밤에 혼자 깨어 있는것이 참 무서웠다. 시험공부를 하느라 새벽까지 혼자 깨어 있을때면 가끔 밖을 나가 몇 집이나 불이 켜져 있는지 세어보곤 했다. 이 시간 나 혼자만 깨어 있는것이 아니란걸 확인해야 불안감이 해소되었던 것이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있으니 그런 공포를 느낄 틈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무서운걸 꼽아보라면 혼자 고립된 것을 제일 먼저 꼽을 것이다.


화성에 혼자 남게 된 마크 와트니는 어땠을까? 심한 모래폭풍으로 화성에서의 임무를 접고 복귀를 결정했을 때 그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당하게 된다. 팀장인 루이스는 그를 찾지만 찾을 수도 없고 생체신호도 잡히지 않아 그가 죽었다고 판단해 다른 팀원들은 지구로 귀환한다. 잠시 정신을 잃었던 마크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이제 가장 큰 미션이 남아있었다. 바로 화성에서 생존하는 것이었다. 6명의 팀원들이 1개월가량 먹을 식량을 다른 탐사대가 오는 4년후까지 최대한 버틸수 있도록 나누고 기계공학자 겸 식물학자였던 그는 큰 볼일 본것으로 화성에서 감자 농사 짓는것을 시도한다. 나사에서도 그가 죽었다고 생각을 했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위성관리팀의 민디가 마크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다행스럽게도 나사는 마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중국의 도움까지 받고 나중에 마크가 살아 있단걸 알게 된 팀원들이 다시 화성으로 향하면서 그를 구하러 간다.


내용은 참 심각하지만 그래도 읽는내내 웃음이 자꾸만 난다. 혼자 고립된 마크는 <나는 전설이다>의 윌 스미스처럼 진지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다. 그는 혼자 남아있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건강한 마음을 유지한다. 작가인 앤디 위어는 평소에도 우주나 과학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우주선의 궤도를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접 계산까지 하면서 이 소설을 써 내려갔다고 한다. 천문학자인 '필 플레이트'는 마션을 과학적으로 매우 정확하고 전문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고 평가했으니 이 이야기만으로도 이 소설이 얼마나 전문적으로 쓰였는지 알 수 있을것이다. 사실 궤도를 분석하고 마크가 생존하기 위해 기계들을 분해하고 폭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하는 장면들은 그냥 쓰윽 넘어갔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생동감있게 표현돼 읽는 내내 마크가 제발 살아남길 간절히 바라면서 읽게 되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마크의 모습도, 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모습도 모두 다 감동이었다. 이제 맷 데이먼의 연기로 마션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그것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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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악마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5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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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나이 서른도 채 안 됐는데 짙은 머리같이 한 가닥도 남아 있지 않은 백발이다. 이런 이상한 젊은이가 또 어디 있겠는가? 일찍이 백발의 재상이 있었다는데, 그에 못지않게 훌륭한 하얀 솜털 모자가 내 머리 위에 얹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이다. 일본 소설은 많이 보는 편이지만 1923년에 데뷔한 작가의 작품까지 찾아서 보는 편이 아닌지라 그의 작품은 처음으로 읽는 것이었다. 에도가와 란포의 책은 읽은 적이 없지만 그래도 그의 이름은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여러 소설을 읽다보면 거기에 에도가와 란포 상을 받았다고 써 있던 것을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유명한 추리 만화인 <소년 탐정 김전일>에서 김전일의 라이벌인 아케치 켄고 경감의 이름은 에도가와 란포의 명탐정 캐릭터 아케치 고고로에 대한 헌정의 의미이고 <명탐정 코난>에서 주인공 이름이 에도가와 코난이며 탐정사무실을 운영하는 사설 탐정의 이름이 아케치 고고로에서 따온 모리 고고로라고 하니 이 작가가 얼마나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인지는 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주인공 미노우라가 극심한 공포로 인해 머리카락이 백발이 되어 버렸다고 이야기하면서 시작이 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죽인 연인인 하쓰요의 이야기를 한다. 미노우라는 직장에서 하쓰요를 알게 되고 수줍은 성격에 친해지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이 둘은 결국 연인이 된다. 하쓰요에겐 뭔가 감춰둔 비밀이 있었는데 조금씩 미노우라에게 털어놓는다. 어린 시절 찢어진 족보 한 장을 들고 버려진 것을 지금의 양부모님이 데려다 키웠고 그 족보를 미노우라에게 정표로 주게 된다. 이 둘은 자연스레 결혼을 약속하게 되지만 하쓰요에게 구애하는 다른 남자가 나타난다. 그 남자는 전부터 미노우라를 좋아하고 있던 미치오였다. 하지만 얼마 후 하쓰요는 집에서 살해당하고 만다. 집의 문은 잠겨 있는 완전 밀실인 상태에서 말이다. 상심에 빠진 미치오는 자신이 알고 있던 아마추어 형사 미야마기에게 사건을 의뢰하고 이것을 조사하던 미야마기 또한 많은 사람들이 있던 해변에서 살해당하고 만다. 미노우라는 잠시 미치오를 의심하고 찾아가지만 그가 범인이 아니라 그도 나름의 추리를 하고 있음을 알고 함께 추리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이 모든 일에는 미치오의 아버지인 죠고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하쓰요가 예전에 그림을 그려준, 그리고 미치오가 자란 섬으로 함께 떠난다.

 

완전 밀실 상태인 집에서 죽은 하쓰요나 많은 사람들이 있던 해변에서 죽은 미야마기의 살해는 여느 추리소설과 다르지 않지만 살해방법은 오히려 더 새롭게 다가왔다.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소외된 사람이며 비정상적인 사람들이라는 건데 이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어린 나이의 서커스쑈에서 조그만 물병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흉측한 외모의 죠고로 부부나 벙어리, 곱추, 샴쌍둥이들이 등장한다. 미치오 마저도 이 소설에선 동성애자로 나온다. (이 소설에선 이것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결말이 아쉽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나로썬 금사빠같은 미노우라가 참 아쉬웠다. 오히려 미치오의 사랑이 더 숭고해보였달까. 결말도 조금은 아쉬웠지만 말이다. 그래도 외딴 섬에서 광기를 내보이는 곱추 죠고로나 어두운 동굴 속을 헤매이며 점점 정신이 날카로워지는 미치오와 미노우라의 모습은 정말 생생하게 다가왔다. 책을 읽다보면 중간 중간 애드거 앨런 포와 같은 다른 추리소설 작가와 책이 등장한다. 그 책들도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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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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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 - P.167-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2015년 작가 생활 30주년을 맞이해 80번째 작품을 썼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이니 그에 대해 나보단 다른 사람이 더 잘 알테지만 이 책은 그 전의 다른 유명한 책들과는 다르게 살인 사건이나 탐정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나에겐 살인이 없어도 흥미진진하고 책이 끝나고 난 후에도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진 그의 유일한 책이었다.

 

 

이야기는 같은 고아원 출신인 쇼타, 고헤이, 아쓰야가 어떤 사건을 저지르고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폐가에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을 찾아 숨어었는데 그 곳이 나미야 잡화점이었고 나미야 잡화점 주인 앞으로 된 의문의 편지를 받게 된다. 호기심에 편지를 뜯어보니 달 토끼라는 사람이 쓴 올림픽 대표 팀 선발전과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자친구 사이에서의 고민을 담은 편지였다. 야스야는 그것을 무시하자고 하지만 쇼타와 고헤이는 달 토끼에게 답장을 하고 그러면서 그들은 편지를 주고 받는 이들의 사이에 40년 정도의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양아치처럼 살아가는 자신들에게 무슨 조언을 구할까 싶지만 셋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써준 편지에 그래도 고마움을 느끼는 달토끼를 보며 그들은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5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중 이 세 명에게서 조언을 받은 것은 1,2,5장의 이야기뿐이다. 3장은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인 할아버지의 이야기이고 4장은 할아버지에게서 조언을 받은 한 소년이 이제는 청년이 되어 다시 나미야를 방문했다가 자신이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동안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처럼 이 책은 아주 쉽게 읽힌다.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을 수 있고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전혀 복잡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진행이 된다. 거기다 특별한 날에만 받을 수 있는 편지이고 마침 그 날, 세 명의 청년이 잡화점에 머물면서 여러 사람에게 답장을 써준다는 것도 뭔가 기적 같다. 그 전 할아버지와 같은 따뜻한 조언이 아닌 투박하고 질타하는 듯한 조언이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뭔가를 깨닫는 사람들을 보면 앞서 썼던 글귀처럼 모두 자기 안에 답을 미리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이 옳다는 것을 확인 받기 위해 편지를 쓴다는 말에 크게 공감을 했다.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는 각 장마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부분들을 찾는 것이었다. 달토끼의 편지를 받고 그 시대가 언제인지 유추하기 위해 좋아하는 노래를 물었는데 그 노래가 다른 장에 또 등장을 한다거나 대부분 인물들이 서로에게 연관이 되어 있다. 잡화점에서 할아버지 대신 편지를 써 주고 있는 인물도 고아원인 환광원 출신이고 2장의 생선가게 예술가가 봉사하러 간 곳도 환광원이었으며 나미야 잡화점 할아버지가 좋아하던 여자가 차린 곳도 환광원이다. 4장의 고스케가 도망쳐 결국 머물게 된 곳이 환광원이었으며 이 세명의 조언을 받고 부자가 되어 망해가는 환광원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환광원 출신인 길 잃은 강아지였다. 또 각 장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부유하지 않다. 5장의 길 잃은 강아지가 부자가 되긴 하지만 잡화점의 조언 편지를 받기 전까지는 부자가 되고 싶지만 될 방법이 없는 사람이었다. 꿈이 있는 사람은 그것을 향해 노력은 하지만 그게 맘대로 쉽게 되지도 않고 재능도 없으며, 꿈이 없는 사람들은 어려워진 경제상황에 직장도 잃고 미래가 불투명하고 두렵기만 하다. 이 잡화점에서 편지 하나 받는다고 당장 미래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들은 편지 하나에 희망을 가지기 시작한다.

 

만일 이런 잡화점이 지금 우리 동네에 있다면 나는 어떠한 고민을 편지에 쓸까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에게 이런 잡화점과 같은 사람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나미야 잡화점과 같은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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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고 주말여행 - 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셀프 여행법
안혜연 지음 / 시공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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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도 이렇게 서슴없이 한국을 누비고 다니는데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국내 여행에 차가 필수라고 생각하는 건지. 오기가 생겼습니다. “우리나라를 여행하려면 차가 있어야 해!”라고 단언하는 사람들에게 반기를 들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어요. 몸소 보여줘야겠단 핑곗거리를 만들어 지난 1년간 호기롭게 버스를 타고 전국 여행을 다녔습니다. -P.4-

 

 

나는 그다지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는 편인데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교통문제 때문이다. 운전을 하고 차도 있지만 운전에 능숙한 편이 아니라 가까운 근거리 외에는 운전을 해서 여행을 간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고 버스로 여행을 다니는 건 꽤나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다. 서울이야 근거리는 지하철들도 있고 KTX같이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는 교통편이 많이 있지만 내가 사는 강원도에서 특히나 거제도 같은 반대편으로 가려면 도로에서 보내는 시간이 어마어마한 것이다. 어찌어찌해서 여행지에 도착했다고 쳐도 각 관광지를 다니려면 시내버스며 택시며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해야하는데 그것도 사실 참 난감한 일이다. 부산처럼 지하철이나 버스가 많은 곳이면 괜찮지만 하루에 버스가 몇 대 없고 시간도 띄엄띄엄 있는 곳이라면 여행지에서 포기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여행을 늘 가고 싶어 한다. 비록 여유가 넘치지 않더라도 내가 살고 있던 곳을 벗어나 새로운 풍경과 새로운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뭔가 설레는 감정들이 마구 솟아나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인 안혜연씨는 여행 파워블로거로 유명한 분이다. 이 책 외에 <버스 타고 제주 여행>을 쓰기도 했는데 이 책은 제목이 <버스타고 주말여행>이니 딱 주말에 맞춰 12일 혹은 23일 일정에 딱 맞춰진 책이다. 몇 가지 단점이 있다면 첫 번째는 이 분이 서울에서 살고 있으니 이 12일과 23일이라는 개념이 모두 서울에서 출발했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빼고 버스로 갈 수 있는 여행지를 훑어보는 데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버스를 어디서 타야하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택시를 타는 게 더 좋은지 등에 대해서도 써있다. 그 지역에 맛집에 대한 정보도 있으니 이 책만 있으면 따로 인터넷 검색이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두 번째 단점은 버스여행이니 포기해야하는 장소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동의 병산서원의 경우 하루에 버스가 4번 다니는데 그것도 하회마을로 가는 경유 시내버스이다. 병산서원에서 딱 10분간 정차하는데 빨리 볼 수 있는 사람들은 그 10분 동안 병산서원을 서둘러 봐야하고 아니면 다음 버스시간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 자차로 여행을 다니는 거면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다닐 수 있는데 버스여행이니 이런 단점들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운전에 미숙한 사람이나 차가 없는 사람들, 학생들에겐 꽤나 유익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보고 가고 싶은 여행지 2곳을 정했다. 바로 군산과 부여이다. 부여는 예전에 한번 가봤지만 단체로 갔던 것이어서 엄청 유명한 몇 곳들만 가봤고 이번엔 뭔가 여유롭게 가보고 싶어졌다. 특히나 부여에 있던 강(이름은 모르겠다. 부여강인가?)에 잔뜩 피어있던 코스모스가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다. 작가가 다녔던 코스들을 열심히 다이어리에 옮겨 적어놓고 언제가 좋을지 날짜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뭔가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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