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 - 내 몸을 새롭게 만드는 몸테크
이진희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을 읽게 된 이유는 굉장히 단순했다. 요즘 다이어트 중인데 다이어트도 좀 지식을 가지고 하자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내 몸이 왜 건강한 것을 필요로 하는지, 왜 인스턴트가 나쁜지에 대해 누군가를 통해 나쁘더라는 얘길 듣는 것이 아니라 내 머리가 그 지식을 인식하길 바랐다. 덤으로 내가 좀 부지런해져서 우리 가족들이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성인여드름 때문에 고생인 동생이나 우리 집에선 가장 몸이 약한 언니에게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주고 또 제대로 된 상식을 알고 싶단 맘이 컸다.







우리 3남매도 마찬가지지만 다른 2~30대의 많은 사람들이 건강엔 굉장히 무관심하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엔 굉장히 관심이 많지만 그 속엔 관심이 없다. 정기적으로 찾아가야 할 병원엔 잘 가지 않고 -오히려 나이 들면 병이 있다고 할까봐 무서워서 못 간다고 한단다. - 치장하는 데는 큰 관심이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이진희 PD는 ‘한 건강’ 하게 태어났지만 고3이 되어서부터 그 건강이 상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학시절 인스턴트 음식과 바쁜 생활로 허리디스크, 위염, 비염, 장염 등 병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취업 후는 더욱 심해졌단다. 피로는 풀리지 않아 주말은 피로를 푸는데 써야만 했고 나중엔 아토피까지 생겨 대인기피증까지 생겼고 정말 죽고 싶다는 말을 일기장에 쓸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그랬던 저자가 음식에 신경 쓰고부터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몸테크의 가장 먼저 이야기 하는 것이 바로 음식에 대한 이야기다. 가장 쉽게는 아침은 꼭 챙겨먹기, 식당 밥을 먹어야 할 때는 깐깐하게 골라먹기, 현명하게 편식하는 법 등 말이다. 회식자리에서 분위기를 맞춰가며 몸에 좋은 음식을 골라먹는 방법이라든가 후식으로 마시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편의점의 음식들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에 대해도 이야기 하고 수프 대신 죽을 우유 대신 두유를 잼 대신 꿀이나 메이플 시럽을 등등 이렇게 바꿔 먹으라고 이야기 한다.







몸테크의 두 번째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그냥 가볍게 1주일에 딱 이틀만 10시에서 2시 사이엔 꼭 잠자기 - 이 시간이 우리 몸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시간이란다. - 또 다들 물 많이 마시는 게 좋다고 하니 다들 이야기 하는 것처럼 물 8잔을 마시자.(세계보건기구에서는 하루에 물 200ml 8잔을 마셔야 건강에 좋다고 권고한다.) 또 커피와 녹차 같은 경우는 이뇨작용 때문에 수분을 배출하니 커피와 녹차를 마신 후엔 물을 꼭 마셔줘야 한다. 피부가 건조하면 외부 자극에 쉽게 손상되니 보습제를 꼭 바르기, 냉욕과 온욕을 1분간 번갈아 하면 피부 표면이 열려 무기력해진 피부가 호흡할 수 있도록 돕는단다. 물 마시는 물통은 될 수 있는 한 유리로 된 제품을 사용하며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지나면 재구입하라는데 끓는 물에 소독 후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사무실에서의 스트레칭, 걷기의 생활화, 운동하기 등이 있다.







물론 이런 정보들은 너무 짧게 있는데다 저자도 이런 건강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이 책을 읽은 후 또 다른 책을 찾아보는 것도 상당히 도움이 되겠지만 뭐랄까 이 책은 만물상자와 같은 책이다. 약 상자 정리하는 법이라든가 병원을 잘 선택하는 법, 진료 받기 전 환자로써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 옷에 대한 이야기, 단식에 대한 이야기, 스트레스 잡는 법 등 너무 많은 이야기가 한 권에 다 들어가 있기에 한 주제마다 너무 짧게 끝난다는 느낌이 강하다. 한권에 너무 많은 얘기를 담으려다 보니 부산스럽다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저자가 발품 팔아 수집한 건강한 식당 리스트라든지 건강 레시피, 자기 전 가볍게 몸 푸는 방법, 아토피 치료 팁들은 굉장히 이 책의 큰 장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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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진 웹스터 지음, 두그루 옮김 / 꿈동산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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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새해가 시작되었다. 2010년엔 뭔가 힘찬일과 밝은일의 연속, 기쁜일의 연속이면 참으로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직 1월도 다 안 지나갔으니 말이다. 게으름으로 2010년을 보내며 첫 책읽기는 어린시절 읽었던 책으로 시작했다. 나름 '문학소녀'란 별명으로 불리던 시절을 떠올리며 정말 책 안읽는 요즘을 반성하기 위함이었다.

 

어린시절도 그랬지만 지금도 백설공주나 신데렐라의 이야기보다 키다리 아저씨의 이야기를 더 사랑한다. 왕자를 한눈에 반하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아가씨들이 왕자 만나기 전에 좀 힘들게 살다 만나고서 행복해졌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 참 아름다운 이야기구나' 하지만 뭔가 좀 맘에 안든다. 그런 이야기보다는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처럼 명랑소녀 성공기 같은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고아인 주디가 후원인인 키다리 아저씨 덕분에 대학을 가지만 주디는 키다리 아저씨가 하라는 대로 고분고분 순종하진 않는다.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고 고집부릴줄도 안다. 거기다 단순히 얼굴만 예쁜 아가씨가 아니라 여러 재능을 가진 아가씨이고 성격도 모나지 않는다. 다른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일 줄도 알고 분별력도 있다.

 

백설공주와 신데렐라의 왕자도 그야말로 백마탄 왕자의 표본 그 자체라면 키다리 아저씨의 펜들턴씨는 뭐랄까 질투도 심하고 음흉하다고 느껴진달까. 언제부턴가 주디의 룸메이트 줄리아의 삼촌이라며 등장하셔서 자주 방문하시고 주디가 남자들이 잔뜩 있는 곳에 간다고 하면 후원인인 키다리 아저씨로써 반대하신다. 편지를 참 자주 쓰는 주디가 아무 생각없이 뭐가 참 예뻤다고 말하면 바로 돈을 보내서 주디를 난처하게 만드는 행동력을 보이기도 하고 대학에서 또 다른 후원인이 주는 장학금을 받게 된 주디에게 안된다 반대해서 주디를 화나게 하기도 하고 졸업후 시골에 살다 갑갑해져 도시로 나가고 싶어하는 주디를 안된다 반대해 계속 시골에 살게 하기도 한다. 결국 14년이란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용기내어 고백하지만 주디의 속마음을 알지도 못하고 주디가 대답을 못하자 주디가 딴 남자를 맘에 두고 있다 오해하고 급기야 비 쫄딱 맞고 사냥에 집중하다 폐렴으로 죽을뻔하는 어리석음까지 보이기까지 한다.

 

세상에 완벽한 남자와 완벽한 여자는 없다. 모자란 남자와 모자란 여자가 만들어가는 완벽한 사랑이 있을뿐이다.. 라는 소울메이트의 한 대사처럼 모자란 남자와 모자란 여자와 만들어간 사랑은 저자의 <키다리 아저씨 그 후>에서 완벽한 사랑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친구 샐리와 주고받는 편지에서 둘의 2세가 있음을 확인할수 있다는..

 

가끔 이 책을 읽으며 이 책이 성장소설인지, 연애소설인지, 아니면 성장소설을 빙자한 연애소설인지 참으로 헷갈리지만.. 2010년 첫 책읽기로 해피엔딩의 행복한 사랑이야기로 시작하며 뭔가 러블리한 2010년을 기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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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전략이었다 - 갖고 싶은 남자를 갖는 법
곽정은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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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어물녀” 라는 신조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일본드라마 <호타루의 빛>에 나온 이 단어는 직장에선 화려한 오피스 걸의 차림새를 하고 있어도 집에 들어가면 바로 츄리링 차림, 머리는 높이 질끈 묶고 시원한 맥주 한잔에 캬아~를 외치고, 행복해하고, 미팅도 안 해, 주말엔 귀찮아, 귀찮아, 하며 남자 만날 맘도 전혀 없는 그야말로 메마른 생활을 하는 여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드라마에서 대표적인 건어물녀로 그려진 호타루는 오랜만에 찾아온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것이 참 쉽지가 않았다. 그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지만.

메마르고 또 메마른 생활을 하던 호타루는 마코토를 만나며 뭔가 두근거림을 느낀다. 그전까지 두근거렸던 것은 계단을 오르고 난 후 뿐이었던 호타루가 사랑에 빠진 것이다. 이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사랑을 하도 안 하다보니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사랑이란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몰라 아무런 행동도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마 호타루가 나의 친구였더라면 이 책을 권해주지 않았을까? 연애를 시작하기 전 준비 자세부터 어떤 남자를 골라야하는지, 어떻게 대시해야하는지 저자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을 해주니 너무나도 쉽게 이해가 된다. 이 책을 몰랐던 호타루의 곁에는 실패경험이 있었던 부장님과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본 선배, 그녀의 연적이 있었기에 연애 스킬이 부쩍부쩍 성장할 수 있었지만 주변에 어쭙잖은 연애경력들을 가진 사람들만 있는 나에겐 뭔가 이 책은 연애의 지침서, 행동강령이 되었다.

지금까지 사랑을 못 해본 사람이든, 사랑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든, 수많은 사랑을 해본 사람이든 어쨌든 사랑하는 목적은 더 행복해지기 위함이 아닐까? 이 사람을 만나면 내가 전보다는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하는 것 말이다. 이 책의 결론 또한 바로 그것이다. 연애란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남자들의 눈으로 보면 저런 책을 왜 읽나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다음 사랑이 행복한 사랑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너무 서투르고 서툴러 서로에게 상처만 되는 사랑이 아니라, 어쭙잖은 조언으로 실수를 저지르는 사랑이 아니라 정말 행복한 사랑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을 실생활에서 얼마만큼 실천할 수 있을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책을 읽고 난 후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추운 겨울, 달콤한 사랑으로 따스한 겨울을 보내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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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세상에 지지 마 - 공부밖에 몰랐던 선배가 세상에 나가 부딪히고 깨지며 터득한 사회생활 생존 매뉴얼
신예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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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실패를 직접 맛보기 전엔 누구나 실패가 두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롤링이 말했듯 단 한 번도 넘어지거나 비틀거리지 않고 인생길을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남보다 먼저 좌절을 겪든지, 평탄한 삶을 살다 뒤늦게 경험하든지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무섭다고 무조건 피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언제 어느 때 실패가 닥쳐와도 당당히 맞서 이겨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슬기롭지 않을까.<P.22>

요즘 온 세상이 합심해서 나를 괴롭힌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가. 하는 일마다 꼬이고 되는 일이 없다고 느껴지는가. 다들 잘나가는데 내 처지만 한심한 듯 보여서 기운이 쪽쪽 빠지는 중은 아닌가. 실망하지 말고, 낙담하지 말고 눈을 비벼 크게 뜨자. 그리고 지금 처한 상황에서 좋은 점, 밝은 점을 찾아보자. 마음 한 번 고쳐먹는 걸로 인생이 마법처럼 술술 풀린다는 걸 잊지마라. 긍정의 힘은 생각보다 세다. <P.80>

어쩌면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광고 카피는 '여자라서 고달파요'로 바꾸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힘든 만큼 보람도 더 큰게 사실이다. 불평하기보다 씩씩하게 견디며 세상을 바꿔가는 주역이 돼보자. <P.88>

"나는 잘하는 게 없어"라는 투정은 이제 그만 하자.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그것도 아니면 잘하고 싶은 일을 찾아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자. 그럴 때 누구보다 멋진 브랜드를 가진 당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111>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인상이지, 인형처럼 완벽한 외모가 아니다. 그러니 당신의 외모 경쟁력, 환한 미소 하나면 충분하지 않은가.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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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스물에 난 무엇을 했던가. 대학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선택하면서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그 선택에 만족하기도 했고 또 후회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만족보단 후회가 더 오래 남았고 그 후회는 지금까지도 계속 되고 있다. 그때 누군가 조언을 구할 사람이 있었더라면...... 강압적인 어조로 "해!" 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다정한 말투로 조곤조곤 이야기 해주고 그 이야기에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내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한다. 모두 그 후회란 것을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지만 말이다. 그럴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저리가 날 정도로 지겨워진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아니라 먼저 경험해본 선배들의 따스한 혹은 따끔한 조언 한마디 일것이다. <스무살, 세상에 지지마> 이 책이 지금까지 읽었던 자기계발서와 같은 책이라면 나는 과감하게 책을 덮어버리고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뭔가 다르다. 

 

 공부가 가장 쉬웠던 '범생이'로 10대 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간 후 언론고시에 붙어 신문기자가 되었다. 학교 공부 외엔 아무것도 모르는 갓 스무살의 아가씨는 세상에 적응하기 바빴고 그렇게 지내며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절대 하지 않았었을 후회스러운 일들도 경험하기도 하며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신예리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왜 이렇게 못했냐며 몰아 세우지도 않고 자신의 자랑만을 늘어놓지도 않으며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느껴지지도 않는다. 한 아이의 엄마라 그런가? 뭔가 다정하고 조곤조곤한 어조에 읽는 내내 마음은 편하다.

 

그녀가 여자인지라 이 책의 대상은 스무살 혹은 이십대의 여자들이다. 그래서 그럴까? 지금 스물 여섯인 내가 보아도 '아, 이건 그녀의 말이 맞아. 이렇게 해야해.'라고 느껴지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력서의 화려한 스펙들을 걱정하지 말고 기본기를 먼저 채우고 실패했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이 아니니 그 실패를 돌아보고 다시 나아가고, 의사소통의 방법에 대해, 영어 공부의 중요성등을 이야기 한다. 또 사회에 나가 여자 대접 받는 것은 꿈도 꾸지 말라 말하고 공주가 되느니 사랑받는 무수리가 되라 말한다. 헛똑똑이를 위한 연애법이나 자기 관리법, 돈 한푼 안 들이고 미모 업그레이드 하는 법, 남자와 싸우지 않고 한 편 만드는 법, 술 못 마시면서 회식 100배 즐기는 법 등등 이 책은 여자로써 사회에 나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들 투성이다.

 
자신은 그렇게 이야기 해 줄 사람이 없어 아쉬웠지만 누군가에게 자신이 맨몸으로 세상과 부딪혀 알게 된 이야기들을 해주고 싶었는다는 그녀...... 이 책이 다른 스무살들에게 얼마나 길잡이를 해 줄 지 알 수는 없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혼자 걷는 캄캄한 길에 작은 등불이 되어줄 것만 같다. 스무살...... 아니, 우리 인생들이여. 세상에 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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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한걸음 -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서유미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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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나는 빨리 어른이 되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 시절의 나에겐 <어른>이란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내 마음대로 누릴 것을 다 누리고 아무에게도 간섭 받지 않는 삶, 이 얼마나 멋지단 말인가. TV속에 비춰지는 어른들의 삶은 화려하고 즐겁기만 했기에 그러한 삶은 나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제 내 나이 스물 여섯.. 나의 삶이 내가 바라던 대로 되었냐 물어보면 그 대답은 '전혀 아니다'이다. 예전엔 맘 나눌 친구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친구에게도 속마음을 다 털어놓기가 힘들고 친구와 나의 모습을 비교하며 속으론 친구의 삶을 무시하고 내가 더 괜찮다며 위안삼는 이중인격같은 내 모습이 참 한심스럽기도 하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은 없다. 독하게 마음먹고 인생이라는 밭을 다 갈아엎기 전에는 말이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P.67>

 
이제 서른 셋인 연수의 삶은 불안함의 연속이다. 몇년동안 사귀던 K와 헤어지고 이제는 시간이 널널한 싱글이 되었고 불안한 소식들만 들려오던 회사엔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나와버렸다. 그래도 집에서 시간을 못 보내는 이유는 불안한 미래 때문도 있지만 퇴직 후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우울해 하시고 취업사이트를 보며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과 연수의 사표 소식에 갱년기 증상이 찾아 온 엄마는 시집은 어떻게 가냐, 이제 돈을 벌어야지... 라고 이야기하고 눈치없는 고모는 전화를 해 좋은 남자 만나 시집 잘 간 자신의 딸 자랑에 늘 바쁘기만 하다.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회사, 술자리, 집, 갈곳도 많고 늘 바쁘기만 했던 연수의 삶은 이제 집과 도서관으로 작아졌다. 서른 셋, 이 나이에 연수는 그토록 과감해도 되는걸까?

 
우리의 괜한 짓은 과연 앞으로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P.98>

 
뭔가 안정적인 삶이 될거라 믿었던 서른의 나이에 배신당한 연수는 독하게 인생을 갈아엎기로 결정을 내린다. 그것이 사표를 던져 백수가 되었고 집에서 구박받는 존재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하지만 연수의 이러한 삶에 나는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지금 이대로 살자니 너무 불안하고 마음이 혼란스러워 사표를 던질까 하지만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미래가 불투명해 이제는 너무 겁이나 생각과 말만 할뿐 감히 시도도 해보지 못하는 일을 과감히 시작해버린 연수의 삶에서 말이다. 한번 살아보고 맘에 안 들면 다시 인생을 되감기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나도 과감하게 인생이라는 밭을 다 갈아엎어 버릴텐데 말이다. 

 
이왕 회사를 그만둔 거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연수는 찾아가기로 한다. 이제 자기 자신을 향해 주파수를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무작정 대학 도서관에 가 예전에 자주 이용하던 자리에 앉아 노트에 관심분야를 쭉 써내려갔다. 그리고 그 분야의 책 중 읽어볼 만한 것들의 리스트를 짜고 일단 책부터 읽기로 결정을 내린다. 그러면서 연수는 생애 최초의 자발적 학구열을 느낀다. 

 
예전보다 더 나아질 거라고 장담할 수만은 없다. 다만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애쓸 뿐이다. 언제나 돌다리만 두드려보면서 살 수는 없지 않나. <P.152>

 
생애 최초의 자발적 학구열을 느끼고 도서관에 출근하며 살아가는 연수의 삶은 그 학구열을 느꼈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아버지는 이제 얼마후면 환갑이기에 없는 돈에 연수는 아버지 환갑을 치뤄야했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촌은 사춘기가 찾아와 투정을 부린다. 다 키워낸 자식들 남들에게 자랑도 못할 부모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리고 비슷한 처지인 동창 동남은 결국 자살을 선택해 연수를 슬프게 만든다. 앞으로 연수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연수의 이야기처럼 연수는 그저 그렇게 되기 위해 애쓸 뿐이다.

 
서른살이란 나이는 후회의 연속인것 같다. 모든 책들이 20대에겐 잘못된 서른을 맞이하지 않기 위해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하라며 자기계발서들이 나오고 서른에겐 후회되지만 위안 삼으라며 자신도 서른이라 말하는 성공한 삶들의 이야기와 심리적으로 위안되라는 심리서들이 나온다. 그렇게 서른이란 나이는 슬프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은 서른 살을 맞이하게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연수의 삶에서 한가지 방법을 발견한다. 예전보다 더 나아지거란 장담은 할 수 없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위해 애쓰는 것, 나에게 주파수를 맞추고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보라는 것, 숨을 가다듬고 일보 전진하는 것들 말이다. 앞으로 나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숨을 가다듬고 쿨하게 한걸음 나아가보자.

 
나의 서른셋 이후는 과연 어떤 풍경이 될까. 그것이 궁금해졌다. 나는 한번 멋지게 꾸려가보기로 했다. 숨을 가다듬고 일보 전진하면서! 절대로 삶이 아무런 의미도 없이 막을 내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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