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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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독서모임의 선정도서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이 책을 읽을 날은 절대 오지 않았으리라 나는 확신한다.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이 책이 내가 싫어하고 기피하는 모든 것을 다 갖춘 책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작가의 책인데다가 80년대 군사정권이라는 시대배경, 남겨진 자의 평생의 슬픔과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들...... 이런 책들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주긴 하지만 책 속의 인물들처럼 나 또한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때 쯤이면 진이 빠져버리고 만다. 알아야하고 기억해야함은 머리로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모른척 마냥 행복하고만 싶어 자꾸만 피하게 되는 것이다. 나의 이런 행복이 그들의 희생 때문에 있는 것인데도 말이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5.18의 이야기다. 5.18이라는 말만 들어도 일단 어떤 내용일지 짐작은 간다. 누군가는 왜곡해서 알고 있을테지만 실제로 벌어졌던 참혹한 이야기니 말이다. 빨간 책방 팟케스트에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그때 당시의 참혹한 상황이 아닌 인물들의 깨끗함에 더 주목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럼에도 참혹한 상황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게 사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소년은 동호이다. 첫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모든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이며 제목 소년이 온다의 소년도 바로 동호를 말한다. 민주화운동이 시작되고 자신의 집 한켠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친구 정대의 누나가 집에 들어오지 않자 정대와 함께 동호는 누나를 찾으러 함께 나간다. 하지만 그길로 동호는 정대를 영영 잃어버렸다. 동네사람들이 군인들의 총에 맞는걸 봤대요.. 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정대가 총을 맞는걸 목격한건 동네 사람이 아닌 동호였고 총 맞는 사람들을 데리러 나갔다가 또 총을 맞는 사람들을 보고 무서워 정대를 데리고 오지도 못했던 것이다. 그런 죄책감이 동호를 상무관에서 시체들을 닦고 수습하고 유족들과 만나게 하는 일을 하게 했다. 아직 중학생에 불과한 동호이기에 둘째 형과 엄마는 계속 찾아와 집에 가자고 하지만 동호의 고집이 여간 센게 아니었다. 꼭 돌아오겠다고 이야기하는 동호의 말에 다같이 저녁을 먹자고 이야기 한 엄마였는데 엄마는 그길로 동호를 영영 잃어버리고 만다.

2장부터 6장까지 각 장마다 주인공은 바뀌지만 그들은 모두 1장 동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이며 그들의 이야기에 동호는 계속 등장을 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2장은 동호 친구 정대의 이야기로 정대는 살아 있는 상태가 아닌 영혼의 상태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시체들 사이에 깔려 점점 썩어지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며 그것을 괴로워 하고 또 그것을 잊기 위해 끊임없이 동호와의 추억과 누나와의 추억을 떠올린다. 3장에선 동호와 함께 상무대에 있었던 은숙의 이야기로 형사에게 빰 7대를 맞고 그것을 잊기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결국은 그것을 잊지 못하겠노라 이야기 한다. 4장에선 끌려갔던 이들이 어떻게 고문을 당했는지, 5장은 여성노조원들에게 똥물을 뒤집어 씌웠던 동일방직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내용이 등장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모든 장 중에서 가장 슬프고 눈물나는 장은 6장이다. 곱고 소중한 아들 동호를 잃어버린 엄마의 이야기에 첫 시작부터가 눈물이​ 나기 시작한다. 차마 읽을 수 없어 대충 넘기며 보다가 동호가 엄마에게 밝고 꽃이 핀 길로 다니라는 말에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동호가 태어났을때, 젖을 물기 시작했을때, 어릴땐 어땠는지 자라면서 또 어떤 기쁨을 줬었는지.... 금쪽같은 내 아들을 죽여버린 사람에게 엄마와 아빠, 같은 아픔을 가진 유족들과 어떠한 일을 했는지...... 어떤 한 책에서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라고 했는데 아무리 묻어버리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덮어버려도 죽은 자식이 자꾸만 나와 잊을 수 없다라는 말을 크게 공감했던 이야기였다. 사실 지금도 6장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쏟아져 내가 이것을 정독할 날이 올까 싶다.

다시 빨간책방 팟케스트의 한강 작가가 나왔던 이야기를 하자면 작가는 이 글을 쓰면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그러한 고민은 4장에서 잘 드러난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게 권력 욕심에 의한 잔인한 일을 당한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건지, 우리들이, 사람이 존엄하다는 것은 그냥 착각이 아니었는지,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당하는 것이 역사 속에 증명된 인간의 본질이냐고 묻는 질문은 아마 읽는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나는 다시 이 이야기들을 잊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등학교 한국사에서 근대사의 비중을 줄인다는 기사를 보니 얼마나 이 이야기들을 왜곡하며 알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날까 하는 걱정도 든다. 이게 몇백년 전의 이야기도 아닌 고작 35년 된 이야기인데 말이다. 소년은 돌아오지 않았다.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몸은 영영 떠나갔지만 그를 그리워 하는 사람들 마음 속으로 소년은 돌아왔다. 하지만 남겨진 사람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아픔은 여전히 계속 될 것이다. ​이 책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가끔, 아니 자주 그들을 잊고 살아가는 날이 있겠지만 적어도 똑바로 알고 살아갈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은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

-4장, 쇠와 피 중-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오직 죽음만이 그 사실로부터 앞당겨 벗어날 유일한 길이란 생각과 싸웁니다.

선생은, 나와 같은 인간인 선생은 어떤 대답을 나에게 해줄 수 있습니까?

-4장, 쇠와 피 중-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네가 방수 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뒤에

용서할 수 없는 물줄기가 번쩍이며 분수대에서 뿜어져나온 뒤에

어디서나 사원의 불빛이 타고 있었다.

봄에 피는 꽃들 속에, 눈송이들 속에.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 속에. 다 쓴 음료수 병에 네가 꽃은 양초 불꽃들이.

-3장, 일곱개의 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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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들키지만 않으면 악마도 된다 -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한비자의 가르침
하야시 히데오미 지음, 이지현 옮김 / 전략시티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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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어떤 고3학생이 할머니에게서 부적을 하나 받았단다. 할머니는 손녀가 공부를 잘 해서 좋은 대학에 갔으면 하는 마음에 정성껏 기도를 하고 부적을 받아왔을테고 그 부적을 받은 학생은 할머니의 정성을 알기에 빨간 봉투에 넣어 고이고이 잘 보관을 했었단다. 부적이 봉투에 들어가면 절대 열어서는 안된다고 해서 그 학생은 절대 열어보지 않았단다. 시간이 흘러 수능을 잘 보고 원하는 대학에 간 후 그 부적이 들어있는 봉투를 열었는데 그 봉투 안쪽엔 누군가가 "재수"라고 써 놓은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학생이 재수 없어서 재수라고 써 놓은게 아니라 꼭 재수를 해서 내 경쟁자가 되지 말라는 뜻에서 재수라고 써 놓은 것이었다. 할머니의 정성으로 받아 절대 열어보지 않았던 부적은 누군가의 질투로 이미 개봉된 상태였던 것이다.

⁠⁠또 이런 글을 보았다. 옛 말에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하지만 이것은 정말 옛 말이란다. 요즘은 "기쁨은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질투가 된다."고 한단다. 앞에선 하하호호 웃지만 워낙에 경쟁이 치열한 시대를 살다보니 뒤에선 정말 악마와 같은 일들을 저지르기도 하고 그런 말들도 많이 오가곤 한다. 사람은 원래 악하다고 본 한비자나 사람 안에는 악한 마음이 있음을 인정한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이야기를 요즘은 정말 많이 공감하게 되었고 솔직히 나 스스로도 인간은 선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아간다. 특히나 이 책에서는 2:6:2의 법칙을 이야기 하는데 그룹 중 뛰어난 리더쉽을 발휘하는 사람은 20%, 그것들을 망치는 악한 사람은 20%, 이도저도 아닌 휘둘리는 사람이 60%라는 것이다. 어떠한 일이 성공하느냐는 그 60%에 달려있는데 뛰어난 20%의 성향에 가까우면 성공하는 것이고 반대로 악한 20%에 가까우면 일들이 실패하게 되어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60%의 사람들이 생각이 없어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눈치를 보며 자신의 이익을 따지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간신이 생기는 이유 또한 그들이 악인이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한비자는 신하의 충성심을 믿는 군주는 어리석다 했다.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을 다루려면 자신의 마음을 감추고 조종할 줄 알아야 하며 상대를 믿지 않는 음흉함이 필요하다.

이렇게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니 그런 사람들이 자신을 따르게 만들려면 권세를 가져야 한다고 한비자는 말한다. 재능이 있어도 세위가 없으면 누구도 움직이게 할 수 없다. 자리의 중요성을 알고 적극적으로 자리를 노리며 배경도 세위로 활용해야하고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단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간신들을 간파해야 제대로 된 군주가 될 수 있다고 말한 한비자는 칠술을 이야기했다. 사람의 본심을 꿰뚫고 내 뜻대로 움직이기 위한 7가지 기술인데 첫 번째는 중단참관이다. 이는 사람들의 언행은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번째 필벌은 실패하거나 죄를 저질렀다면 예외 없이 반드시 벌하고 가벼운 죄도 무겁게 다뤄야 죄를 억제할 수 있음을 말한다. 셋째, 신상은 공에 대해 정확히 상을 내려 노력하면 보상 받는 다는 것을 믿게하면 부하가 능력을 십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이다. 넷째, 일청은 모두에게 의견을 구하고 발언하게 함으로 책임의식을 가지게 하며 침묵하거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게 하는것을 말한다. 다섯째, 궤사는 속음수느 연기를 써서 상대를 압박할 필요가 있으며 침묵을 지키는 것 또한 압박이 된다는 것이다. 여섯째, 협지는 모르는 척하며 상대의 반응을 살펴 숨은 사실을 알아내고 상대의 속내를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일곱째, 도언은 정반대 말과 행동을 해 진실을 알아내고 상대방의 진심을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그 후에 리더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이 책에 등장한다.

⁠사실 "사람은 들키지만 않으면 악마도 된다"라는 말은 굉장히 공감가는 말이다. 자신의 본 모습이 어떤지 알고 싶으면 혼자 있을 때 내 모습이 어떤지를 생각해보면 되는거니 말이다. 하지만 솔직히 이렇게까지해서 모두를 의심하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책이다. 2:6:2의 법칙에도 나왔지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20%의 선한 사람들이 있으며 60%의 사람들이 그 선한 사람들의 영향을 받으면 선한 사람들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 아무리 흉악 범죄들이 인터넷 뉴스를 장식한다 하더라도 한켠엔 아직은 좋은 세상이라는 것을 믿고 싶긴하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모두를 의심하고 속이며 남의 속내를 떠보며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피곤하고 의미없고 슬픈 일인것 같다. 또 이 책에 부주제로 리더들을 위한 책이라는 말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 책은 인간관계에 고민하거나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니며 어느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밑에 있는 사람들을 다루는 법에 대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그런 인간관계에 대한 책인줄 알고 읽었는데 나처럼 착각하고 읽을 수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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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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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기 위해 노력한다. 어릴 땐 엄마의 사랑을 받기 위해 예쁜 짓도 하고 좀 더 나이가 들어선 한 사람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을 하고 말이다. 아마 그 누구도 미움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하지만 살다보면 모두가 날 사랑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란걸 알게 된다. ​ 그 사실이 나를 속이 좀 쓰리고 뭔가 막 신경쓰여 사랑받기 위해 노력을 하게 만들긴 하지만 말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걸 알게 되면 이 책의 제목처럼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해진다. 모두 나를 사랑할 수는 없으니 미움 받아도 괜찮다는 용기 말이다.

지금까지 여러 심리학자나 교육학자의 이론들에 대해서 들어봤지만 나에게 아들러는 생소하다. 프로이트와 융은 그렇게 잘 기억하면서 말이다. 사실 프로이트라고 해봤자 성격이론을 가장 잘 기억하긴 하지만 이리저리 생각해도 아들러는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에겐 이 책이 아들러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고 알게 만드는 첫 책이 되었다.  청년과 학자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아들러의 심리학을 정말 쉽게 풀어놓아서 이해하기는 참 쉽다. 물론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아, 이렇구나를 외치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순간들이 좀 더 많은 책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설명하고 있는 부분은 프로이트의 원인론과 아들러의 목적론이다. 가령 부모에게 학대를 받아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한 아이를 두고 프로이트는 그것은 학대를 받은 것 때문에 방에서 나오지 않게 되었다고 얘길 하고 아들러는 밖에 나가기 싫다라는 목적을 위해 방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는 이야기이다. 분명 학대를 받았다고 모두 똑같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가난해도 누군가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열심히 살아가는 반면 누군가는 오히려 삐뚤어지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모두 그 사람이 그렇게 선택하는 것으로 이야기하는 아들러의 심리학은 조금은 잔혹하다고 느껴지기는 했다. 조금 공감가는 구석이 있다면 트라우마는 지금의 나의 모습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무던하게 살아온 내가 이게 진짜라고 말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만 진짜 무언가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들러의 이런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부분은 아들러의 심리학에선 사람을 수평적 관계로 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타인을 '평가'하지 않는단다. 평가는 수직관계에서 비롯된 말이고 수평관계를 맺고 있다면 감사나 존경, 기쁨의 인사 같은 순수한 말들이 나온단다. 사람의 관계에서 중요한것은 내게 친한 사람이 몇명 있는가가 아니고 사랑의 깊이가 얼마나 되는가가 더 중요하고 말이다. 신뢰하기를 두려워하면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없다. 누군가가 나를 배신하는 것에 대해선 그것은 그 사람의 과제니 신경쓰지 말고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좀더 꼼꼼하게 읽다보면 나의 의견과는 좀 부딪히는 부분들이 많이 생긴다. 물론 이 책의 이야기가 모두 맞거나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적어도 나의 과제를 남에게 돌리지 말고 남의 과제에도 간섭하지 않으며 어떠한 소속감을 잃어다고 속상해하거나 슬퍼하지 말며 내가 체감할 수 없지만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더 큰 공동체가 있다는 것, 모두가 평등한 관계이니 남을  평가하지도 말자.. 그거 하나는 난 참 맘에 든다.


독서모임 진행하느라 빠른 시간에 다 읽어야 했지만 두고두고 천천히 살펴보며 많은 생각을 하기엔 참 좋은 책이다. 책 앞에 남자의 물건의 저자 김정운이 책을 덮고도 계속 생각하게 되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이라고 했는데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다만 미움받을 용기라는 제목만 가지고 좀 오해를 하거나 흔한 자기계발서로 생각하고 읽는다면 큰 실망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이 지금 베스트셀러 1위인데는 다 이유가 있는거니깐 다들 한번은 읽어 봤으면 좋겠다.



'내'가 바뀌면 '세계'가 바뀐다.

세계란 다른 누군가가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힘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지.

아들러 심리학을 배우고 나면 내 눈에 보이는 세계는 이제 과거의 세계가 아니라네.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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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팝 일본어 - 노래만 들어도 일본어 단어와 한자가 외워지는 제이팝 일본어 1
이혜영 지음 / 바이링구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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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도 이제 다 지나가버렸으니 하는 이야기인데 올해는 그냥 다 망했다.

꼭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다이어리 맨 앞에 써둔 올해의 목표 10개에서 성공한게 정말 단 한개도 없다. ㅠㅠ

작년엔 그래도 여러개를 성공을 하고 보람차게 보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게으름으로 지내면서 앞에 닥친 일들을 간신히 해내고 있는 정도이다.

하반기엔 다시 일본어 공부의 열의를 불태우며 방송대에서 일본어기초​도 수강하고 공부를 좀 해보려고 했는데

다른 과목들 벼락치기에 지쳐서 일본어기초는 그냥 포기해버리고

공부해야 하는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일본어 책도 안본지 한달정도 된것 같다. ​

무따기 일본어문법책은 1단 동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5단동사와 명사만 무한 반복하고 있는 중이라 일본어 공부에 지치고 있는 중이다.

명사와 5단동사의 무한반복에 지친 나에게 제이팝 일본어는 다른 일본어 공부이다.

뭐 이거가지고 공부가 되겠냐 싶겠지만 그래도 노래 가사에 나온 단어 하나 외우는게 단어장으로 외우는것보다 뭔가 재미있긴 하다.​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문장으로 보면 무슨 말인지 모른다는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제이팝 일본어는 드라마 주제곡이었던 노래부터 여러 인기 있었던 가수들의 노래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가지 단점을 꼽자면 어쩔수 없는 취향인것 같다.

수록되어 있는 가수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 책으로 공부할 이유가 전혀 없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니시노 카나는 좋아하지만 그래도 각트랑 라르크앙시엘을 더 좋아하는데 그들의 노래가 없는게 좀 아쉽긴 하다.

한문엔 히라가나가 다 표시되어 있으니 따라 부르기엔 전혀 무리가 없고 그렇게 계속 보다보면 한자도 눈에 익어서 외우게 되게 구성되었다.

   

 

뒷장엔 이렇게 한글번역 가사와 문장을 분석한 그런 부분이 있다.

뭐 노래 하나를 통채로 분석하거나 그러진 않았고 저자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부분만 분석이 되어 있는 것 같다.

그 뒷장엔 간단하게 외운걸 체크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수록되어 있는 노래를 듣는 방법은 작가의 블로그를 찾아서 ​듣는것과 팟캐스트를 통해 듣는 방법이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냥 알아서 찾아서 들어야할듯 하다.

노래까지 좀 쉽게 들을 수 있었으면 참 좋았으련만 이런 방법으로만 들을 수 있다는건 참 아쉽긴하다.

공부를 하다보면 언젠간 지치는 날도 오고 정체기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나같은 경우는 너무 낮은 턱에서 그런 정체기가 찾아왔다는게 큰 문제이지만

영화든 드라마든 음악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즐기다보면 그런 문제점도 언젠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 저자의 팟캐스트도 꼭 듣는것도 참 좋을것 같고 말이다.​

이 포스팅은 한길님의 블로그 이벤트로 당첨된 책으로 포스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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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스킨
미헬 파버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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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범죄수사물 종류의 미드만 보다가 요즘은 판타지, 미스터리, SF 종류의 미드만 열심히 보고 있는 중이다. 서큐버스나 늑대인간 같은 여러 종족들이 나오는 로스트걸이나 정말 많은 외계인을 볼 수 있는 닥터후 등등 시즌을 전부 몰아서 보느라 요즘은 주말마다 새벽 3~4시에 자는건 기본이고 일어나자마자 다음편을 보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그 와중에 이제 곧 영화로 나올, 게다가 여주인공은 스칼렛 요한슨에 그녀가 외계인이라니!!!!! 이건 정말 내가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외계인들을 드라마로 봐왔지만 이설리 같은 종족의 외계인은 처음이었다. 사실 인터넷 소설로는 본적이 있지만 말이다. 이설리는 지구에 파견된 베스 주식회사의 직원이다. 그녀의 행성에서 같은 종족들의 모습은 짐승처럼 네발을 가졌는데 더이상 공기와 물, 식량도 얻기 힘든 척박한 땅이 되버렸다. 지구로 파견되 식량을 구하기 위해 그녀는 인간과 같은 외모로 수술을 하고 매일 히치하이커들을 물색하러 다니며 열심히 일을 한다. 어느정도 덩치도 있고 괜찮은 히치하이커들을 마취시켜 농장으로 데리고 오면 다른 남자들이 거세시키고, 성대를 자르고 살을 찌우다 베스 주식회사의 배가 도착하면 도축해 배에 실어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그쪽 행성으로 가면 그 고기는 비싼 값에 팔리고(무려 한달치의 물과 산소를 살 수 있는 돈이다.) 또 이설리는 차를 몰고 히치하이커들을 물색하러 다닌다.

 

하지만 이설리는 그 일을 전혀 기뻐하거나 즐거워하며 일을 하지 않는다. 기계적으로 일을 하며 점점 회의감을 느껴가는 것만 같다. 그러다 베스주식회사의 아들 암리스가 오면서 그녀의 감정은 조금 더 많이 요동친다. 암리스는 그냥 전형적인 이상만 높은 부잣집 아들로 왜 그렇게 고기를 먹어야 하는지 회의감을 느끼며 그 고기를 공급하는 이설리네 농장으로 찾아 온 것이다. 그곳에서 내리는 비에 감격하고 눈에 놀라고 바다를 보며 또 잡은 인간들이(그들은 가축정도로만 생각하지만) 뭔가 문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 하는것이 참 우습기만 하다. 유일하게 우스웠던 장면은 양을 보며 암리스가 저 양은 먹지 않느냐고 물었을때 이설리가 같은 네발달린 종족을 어떻게 먹느냐고 이야기했을때였다. 그렇게 이설리의 생각을 마구 헤집어놓고 암리스는 고향인 행성으로 돌아가버린다.

 

결말까지 이야기 하자면 그냥 결말은 조금 실망스럽다. 이렇게 끝이야?? 라고 몇번이나 다시 읽어봤는지 모른다. 결국엔 이설리는 조금 편해졌지만 그녀가 애초에 일에 대해 회의감을 느낀것 자체가 인간을 사냥한다는 사실이 아닌것만 같아서 더 그런걸지도 모른다. 암리스가 와서 인간을 도축하는 장면을 보긴 했지만 그 전부터 그녀는 일하는 것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신의 예전의 아름답던 외모가 아닌 낯선 행성에서 자신이 잡을 인간들의 모습을 하고(성형의 부작용으로 참 아프기도 하고 말이다) 지내는 것에 실증이 나고 일이 지겨워진게 아닐까? 영화의 줄거리를 보면 다정한 남자를 만나서 사랑받는 기분을 느끼며 혼란스러워 한다는데 오히려 이 책은 영화가 조금 더 나을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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