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입니다 - 2005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대상 수상작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11
이혜란 글 그림 / 보림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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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짠하게 하는 그림책 하나를 만났다.  그림책의 결말을 읽고 책장 하나를 넘기니 저자 자신의 이야기라는 고백이 나온다.  이제 "우리 가족입니다"라는 책 제목이 서른이 넘은 작가의 말로 다시 들리며 울림이 온다.

치매를 앓는 것으로 보이는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된 여자 아이의 서술이다.  한 줄, 두 줄밖에 안 되는 글이지만 글로는 적지 않은 많은 것들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더럽게 먹는 할머니랑 밥 먹기 싫어 하는 글과 함께 그 상황이 그려져 있는 그림과 옆 페이지에는 생선을 발라 숟가락에 얹어 놓은 아빠와 할머니 둘만의 밥상이 가득 그려져 있는 식이다.  

나는 이런 그림책이 참 좋다.  우리가 그림책을 보는 것은 아직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서 그림으로 상황을 설명하거나 보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자만 후루룩 읽고 지나가는, 귀로만 내용을 들으면 끝나는 그림책은 진정한 그림책이 아니라고 본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와 살게 된 이야기만으로도 아이들에게 가족의 개념을 설명하고 가족 사랑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좋은 책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이야기만이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할머니는 어린 아빠를 돌보지 않은 엄마로서의 할머니이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아빠를 사랑했냐는 질문에 말없음 표로 넘어가면서 엄마니깐 이렇게 모셔야 한다는 아빠의 대답이라, 아이들이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아이도 이 책을 재미있어 한다.  그러나 어른인 내가 부모 사랑이라는 면에서 감동적이라고 하는 것과 달리, 아이는 이야기 속의 할머니가 하는 실수들이 웃기기에 재미있단다.  암만해도 설명이 많이 생략된 책이라 아이들 혼자 읽는 것으로는 깊은 의미를 알기 힘들 것 같다.  책을 본 후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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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0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콤한책 2006-09-10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어린 아이가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