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6세 이상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엄마 생일을 맞이하여(이 책에 등장하는 가족 중 그래도 미술쪽과 가까운 사람은 엄마뿐인 것 같다.) 온 가족이 미술관 나들이를 간다. 얼마나 기대하지 않은 나들이인지 가족들이 미술관으로 걸어가는 장면은 저마다 따로따로 걷고 그림도 흑백톤이다. 처음으로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관람하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고, 이 가족을 통해 그림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도 재미있게 이야기되고 있다. 미술관 관람을 끝내고 돌아오는 가족들은 단란한 모습이고 칼라톤의 그림인 것이 갈 때와 차이가 나서 재미가 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은 인물들을 예쁘게 그리지 않지만(때로는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더 못나게 그리는 경우가 많다고 느껴질 정도이지만) 정감이 가는 그림이다. 할아버지와 엄마가 했다는 그림 그리기 놀이를 하면서 돌아오는 가족은 미술이라는 세계를 새로 알게 되면서 한층 행복해진 모습이다. 새로운 세계를 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설레는 일인지 이 그림책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 같아 책장을 덮으며 미소 짓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