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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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좋아한다.

씩씩해서 좋고, 정신이 건강해서 좋고, 재미있게 글을 써서 좋다.

어젯밤에 이 책을 다 읽었다.

기분이 이상하다.

한비야에 대해 무척 잘 아는 이 느낌... 그녀는 58년 나는 70년...그렇게 나이 차이가 나지만 나는 그녀에게 ‘님’이라고 존칭을 붙이고 싶지 않다.

그녀가 가족 같이 느껴진다. 그녀의 삶이 달라져 가는 궤적을 그녀의 책들을 따라 읽어갔기 때문인가 보다.


세계 오지 여행가였던 그녀의 그 유명한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은 읽지 않았다.

이후의 그녀의 책들은 사지 않고 빌려 읽었다.

그렇게 빌려 읽고서는 ‘에이...살걸’ 하고 후회했다.

그녀의 책은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단순히 글을 재미있게 쓰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녀는 말하듯이 쓴다.

우리는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새 책은 나올 때마다 한 뼘씩 훨씬 커져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미 성인이 되어버린 우리들은 그리 크게 자라지 않는다.

육체적인 성장은 당연하고 정신적으로도 크게 자라지 못한다.

우리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비판했다가도 ‘다 그런거지, 뭐가 달라지겠어’ 하면서 엎어져

있기도 잘한다.

그런데 그녀는 여행 좋아하는 자기 인생 열심히 사는 여자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에서

한반도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여자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가 되더니,  이제는 중국어를 공부하는 모습을 통해 나이를 초월하는 강한 여자 (한비야의 중국견문록)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이 책에서 사람을 사랑하는 세계인이 되었다.


한비야...많이 이야기 나누고 차 마셨던 사람인 것 같다.

이러다가 우연히라도 만나게 되면 왜 나를 못 알아볼까 하고 착각하게 되는건 아닐까.


재작년... ‘탤런트가 쓴 책인데 살 필요가 있겠어’ 했다가 인세가 아이들을 위해 전액 쓰인다기에 

김혜자 님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일부러 샀다.

그 책을 읽고서도 마음이 이렇게 동했다.

그렇게 마음이 동했는데도 또 잊어버리고 이렇게 살아왔다.


나는 오늘 월드비전에 들어가 해외 아동 후원을 신청했다.

월 2만원으로 내가 한 아이의 꿈을 키워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니...

너무 쉬운 일이라 믿어지지가 않는다.


나는 이게 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양심을 깨워주고...깨어있는 마음에겐 행동을 촉구하고...

그래서 더 많이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게 해 주는 것,  이것이 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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