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가 곰순이 잠 좀 재워 줘 - 꿈의동물원 3
재미마주 엮음 / 길벗어린이 / 1995년 7월
평점 :
절판
작가가 자신의 아이를 생각하며 그린 꿈의 동물원 시리즈는 짙고 어두운 유화로 그려져 있다. 동물은 아기들이 엄마, 아빠 다음으로 가장 친숙하게 느끼는 대상인데 이 동물들이 아이들 그림책으로는 흔히 볼 수 없는 유화로 그려져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세 권 중에서 어떤 것을 살까 하다가 처음에는 표범팬티를 찾는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아 '어, 내 표범팬티 어디 갔지?'를 샀다.
개인적으로 난 아이에게 전집을 사주지 않고 시리즈류의 책도 다 사 주지는 않는다. 다양하게 표현된 그림을 보여 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가 곰순이 잠 좀 재워 줘'를 살 수밖에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독히도 안 자는 녀석이 두 돌을 앞두고는 낮잠도 안 자려고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 좀 재워 보려고 샀는데, 단번에 내용을 다 외워버린 아이는 잠자리에 누워 통째로 한 번은 읊어대고 잔다. '호랑이한테 물어가라고 할거야'하는 부분에서는 호랑이처럼 으르렁거리며 말하고 곧이어 작은 목소리로 '아니야. 곰순이는 벌써 엄마 품에서 잠이 들었는걸'하는 모습은 엄마, 아빠에겐 사랑스럽기만 하다.
한 권의 책이 우리 가족을 참 행복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