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의 크레용'을 아이에게 사 준 것은, 다른 책을 선택했을 때처럼 그림이 좋아서도 내용이 맘에 들어서도 아니다. 크레용을 가지고 놀기는 해도, 그림을 그린다거나 색칠하는게 아니라 크레용을 싸고 있는 껍질 벗기기나 던지기에 더 관심있는 아이에게 그림 그리는 맛을 알게 하려는 조금은 불순한(?) 목적이 있었다. 다른 책과는 달리 세련되지 않게 그려진 사자며 동물들...이렇게 아이의 수준에 맞게 그려진 그림과 재미있는 내용.더 좋은 것은 그림과 글씨가 모두 크레용으로 표현되었다는 것이다. 엄마의 의도와는 달리 아이의 그림 그리기가 더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엄마도 아이도 재미있게 읽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