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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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하늘, 흰 눈으로 덮인 길...표지는 무채색에 가까운 단조로운 겨울 풍경이지만 책의 내용은 따뜻하다.

우연히 헌책방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예전에 봤던 일본 영화 <철도원>이 떠올랐다.  그 이야기인가 해서 들춰보니 8개의 단편 중 하나로 그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익숙하지 않았던 아사다 지로라는 작가 이름...다 읽고 나서는 이 책을 도서관이 아닌 헌책방에서 만났던게 참 좋다.  이 책을 손에 갖고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사실 나는 단편집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한 권에 실려있는 작품들이 골고루 다 마음에 남아있게 되지 않기에, 그래도 호흡이 좀 긴 장편소설 한 권을 읽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러나 이 책만큼은 단편집으로서의 매력이 담겨 있다.  첫번째 단편인<철도원>도 영화화되었지만, 두 번째 단편인 러브 레터는 우리 영화 <파이란>으로 영화화되었다. 그 뒤에 실려있는 단편들도 읽고 나면 하나하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가슴에 남는다.

독특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는 이 작가가 사람과 세상을 얼마나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는지 느끼게 된다.  <철도원>을 읽다가도 울게 되고(내용도 다 알고 있었으면서) <러브 레터>를 읽다가도 울게 된다.  <츠노하즈에서>도 <백중맞이>에서도 <오리온 좌에서 온 초대장>에서도 가슴이 아려온다. 아직 영화 파이란은 보지 못했지만 남자 주인공의 연기가 호평받을 수 있었으리라 예상된다.   짧은 단편만으로도 극중 주인공의 오열이 그대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일본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번역자로 익숙해진 이 역자도 후기에 눈물의 힘을 말하고 있다.  그것마저 읽으면서 저자-번역자-나에게로 이어지는 이 공감이 따스하게 다가온다.

어제, 오늘 얼마나 춥던지 달력상 11월이지만 겨울 한복판에 서있는 느낌이다.  따뜻한 이불 아래 발 넣고 이 책으로 까만 겨울밤을 보낼 만하다.  춥지 않은 겨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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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1-21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의 느낌이 참 맑았었는데 책도 좋은가봐요. ^^

달콤한책 2007-11-22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잔하면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