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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무늬
황인숙 지음 / 샘터사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90년대 초 내가 참 좋아했던 시인의 산문집이다.
책을 읽다가 내가 갖고 있는 이 시인의 시집을 찾으니 세 권이나 있었다.
한 번 읽은 책 다시 안 읽고, 소장 가치를 두는 것에 인색한 편인데...두 권 정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세 권 다 갖고 있었으니 정말 무지 좋아했나보다.
저자는 58년 개띠....90년대 초 젊은 시인의 시집으로 사랑했는데, 이제는 50이다. 이 말 쓰면서 참 슬프다.
나랑 저자랑 똑같이 나이먹은 것이지만 그래도 이 시인이 50이라니...
이 시인의 시가 워낙에 발랄했기에 그 괴리감이 큰 것 같다.
산문집은 잔잔했다.
옥탑방에서서 혼자 살고, 돌아다니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시인이여, 그러나 나는 고양이는 싫다ㅜㅜ)
남이 듣는 내 목소리와 내가 듣는 내 목소리가 다르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산문집 제목...그렇게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는 다를 것이다. 똑같은 나이건만 남이 보는 나의 목소리, 모습이 낯설기조차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 목소리가, 그 글이 삶의 무늬이니 그 무늬를 봐달라는 저자의 말이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산문집은 썩 훌륭하지는 않다. 내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지만 공정해야 하니깐 3개쯤 달아본다.
그러나 그녀의 시집은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다. 15년 이전의 시집들...지금 다시 읽어도 여전히 좋을까...
p.s. 저자 황인숙의 이메일 주소를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당신 시를 참 좋아했다고, 당신이 이렇게 나이들어서 조금은 슬펐다고 그러나 이렇게 책으로 계속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