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럭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김세정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서평


이 책은 세 가지의 단편을 엮었습니다. 원제는 '口笛吹いて'로 '휘파람을 불고'정도일 것 같습니다. 무능한 선생님을 아빠와 동일시하는 '땡땡', '부부싸움에 지쳐 이제는 헤어질 결심을 하는 '굿 럭', 그리고 임시 교사로 초등학교 선생님에 복귀하게 되는데 너무 힘든 상황을 그린 '레오에게 봄이 오면'의 세 가지 이야기입니다.

공통점도 없고 화자의 나이나 상황이 전혀 다른 이 세 가지 이야기 덕분에 각각의 다른 감상을 하게 되는 소설집 같습니다. 그러나 동일하게 각 인물들은 열심히 고심한다는 면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구나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주인공들은 열심히 고심하고 결론을 내리는 인생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땡땡
성이 다나카라서 '땡땡'인지, '담담하다'는 '탄탄'에서 나온 땡땡인지 이상한 선생님이 한명 있습니다 국어1을 담당하는 교사인데 전혀 화를 내지않고 아이들을 무시한채 수업만 하는 교사입니다. 덕분에 그 시간은 모두 딴짓을 하지만 주인공인 가나에만큼은 열심히 수업을 듣습니다.

그러나 그런 땡땡과 닮은 아빠가 회사에서 짤릴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땡땡에게도 아빠에게도 화가나기 시작합니다. 고1의 시점으로 조금 어리게 그린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지만, 이런 아이도 있을 법하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땡땡의 마음이 어떤지 정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가나에는 '대화'라는 해결책을 얻은 것 같습니다. 언젠가부터 멀어진 아빠와의 관계가 이제는 가까워질 것 같습니다.  


굿럭
이 단편은 앞의 '땡땡'과 전혀 다른 한 가장의 모습을 그립니다. 어린 아이 둘을 키우는 아버지의 모습이라 '땡땡'에서의 아버지와 같은 나이대도 아니지요. 아이들이 재미없다던 '인생게임'을 홀로 집에서 하면서 결혼 생활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대학동창으로 시작해서 15년간 끈질기게 싸웠다가 사이 좋았다가 이혼 이야기가 몇 번은 오간 이 부부에게 이제는 정말 끝이 보이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첫째 아이를 기를 때와 다르게 둘째 아이를 기르면서 체력의 한계에 도달하다보니 싸움도 잦아졌지만 그보다 자신에 대해서도 부인에 대해서도 멀어져가는 느낌 때문에 이제는 정말 이혼을 해야할 것 같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의 방문을 받습니다. 이사 전에 살았던 할머니와의 친분으로 종종 찾아온다고 합니다. 엇갈린 대화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인생을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수국의 비유는 정말 탁월한 것 같습니다.

레오에게 봄이 오면
이 단편 역시 앞의 두 편과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31세의 초등학교 교사가 주인공입니다. 아이를 키우며 힘들게 교사 생활을 하지만 아이가 병으로 죽게 되고 휴직을 하던 중 임시 교사 자리가 나게 되어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을 몇 개월 맡게 됩니다.

그러나 반의 한 남자 아이가 이유도 알 수 없이 "꼭 박살 낼 거야!"라면서 증오를 내보입니다.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왜 그런지 사정을 알게되어도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를 모른채 힘들어만 합니다. 그러다가 마치 폭력 교사라도 되는 것처럼 학부모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 레오.

레오의 엄마를 만나면서 상황을 알게됩니다. 그러나 아이가 죽은 주인공에게는 이 엄마의 고민이 한없이 부럽기만 합니다. 교사를 더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지만 결국 멋있게 마무리짓는 모습이 시게마츠 기요시 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게마츠 기요시의 소설을 읽다보면 잘 짜여진 프로의 글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소설가도 아마추어는 아니겠지만 특히나 시게마츠 기요시의 소설은 그만큼 균형적이랄까 뻔한 면도 있고 전형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형식을 알면서도 읽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스한 면을 중시하는 이야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이 단편집도 역시나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결국 따스하게 마무리 되는 것이 뒷맛이 좋달까요. 종종 시게마츠 기요시의 소설이 떠오르는 이유가 이런 면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정보

Kichibue Huite by Shigematsu Kiyoshi (2001)
굿럭 (원제: 口笛吹いて)
지은이 시게마츠 기요시
발행처 북스토리
1판 1쇄 인쇄 2007년 5월 15일
           발행 2007년 5월 20일
옮긴이 김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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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방관자의 심리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이성현 옮김 / 노마드북스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사건 후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의문이 이 모음집 집필의 출발점이었다.
사건이란 죽은 자들의 드라마가 아닌, 그 주변인들의 슬픔과 번뇌다.
사건이 해결된 후에 드러나는,
가슴을 애태우는 '참된 사건'이 머릿속을 헤집을 것이다. (p. 339)  


이 소설의 일본 원작 제목은 '진상'입니다. 위의 글은 일본에서 발매되었을 당시 띠지에 적혀있던 작가의 글이라고 하네요. '진상'에 대한 이야기가 다섯 가지 각기 다른 사건으로 펼쳐집니다. 미스터리 장르에 속하지만 추리를 하는 특정 인물이 있는 추리물은 아니고 화자가 각각의 사건에 대해 진상에 직면하게 되는 면을 지녔기 때문에 사회파 미스터리에 더 가까운 느낌이 듭니다.

아들의 살해 10년 동안 알지 못했던 범인을 드디어 잡은 이야기를 통해 피해자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진상', 공무원으로 그리고 이제는 새롭게 면장으로 거듭나는 인생을 살려고 하지만 그 이유가 자신의 예전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서인 가해자의 이야기를 그린 '마음의 지옥'.

퇴직을 당하고는 실험 아르바이트를 하고 실업급여로 간간히 살아가는 한 남자가 목격자가 되는 이야기를 그린 '살생부', 대학시절 가라테부에서 끔찍한 훈련 끝에 죽은 친구의 진상을 알고자하는 살인 방관자의 시점을 그린 '살인방관자의 심리', 마지막으로 '그 집의 미스터리'는 강도로 인해 전과자가 된 한 남자가 힘겹게 살아가다가 겨우 좋은 은인을 만나 인생이 변하지만 그 안에도 진상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진실은 때로는 보고싶지 않은 면까지도 담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진상'편을 살펴보면 끔찍히도 기대하고 사랑했던 아들을 죽인 범인이 잡히기를 늘 고대해왔던 아버지이지만 막상 진상을 알게되니 그 아들의 인생은 실은 자신이 알고 있었고 원했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이 소설이 장편이었다면 아버지는 많은 방황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감정을 다뤘다는 면에서 이 소설이 평가받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산토리 미스터리대상 수상, 마츠모토 세이초 추리문학상 수상,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 제1회 전국서점대상 수상, 2003년 전국 미스터리소설 베스트 1위, 2004년 일본 걸작미스터리 베스트 1위'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단 소설집입니다.

'진상'에서는 단순히 가해자 가족의 이야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가업을 물려받는 문제에 대해서도 고심한 흔적이 있습니다. 한편 완전 반대의 가해자 측면을 그린 '마음의 지옥'과 '그 집의 미스터리'는 가해자이지만 그럴듯하게 살아왔거나 전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이 순탄하게만은 흐르지않고 또 다른 사건에 직면하게 되는 불행한 모습은 가해자가 되지 말아주길 독자에게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었을까요.

무엇보다 사회파 미스터리에 가까웠던 '살생부'는 괴로운 중년의 모습을 처절하게 잘 그려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내 번역판의 표제작인 '살인방관자의 심리'에서는 가해자는 전혀 등장하지 않은채로 고통받는 방관자들이 존재합니다. 가해자는 멀쩡히 살아가지만 방관자는 고통받아야하는 모습은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흔히 경찰 추리물은 경찰 캐릭터 스스로가 정의의 편에 서 있기 때문에 그들이 갖고 있는 도덕적인 판단이 소설의 기반이 되어 줍니다. 그래서 강인한 인물이 가해자를 탓하고 피해자 가족을 굳게 잡아주는 힘이 되어 줍니다. 그러나 이 소설 속에는 영웅이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인물들은 모두 나약하고 불안정한 모습 덕분에 이것이 현대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사회파 미스터리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 정보

SINSOU (真相) by Hideo Yokoyama (2003)
살인방관자의 심리
지은이 요코야마 히데오
펴낸곳 노마드북스
1판 1쇄 인쇄 2008년 6월 16일
1판 1쇄 발행 2008년 6월 23일
옮긴이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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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바이, 블랙버드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서평

이 소설은 두 가지 특이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유작인 '굿바이'의 속편을 써달라는 편집자의 기획에 따라 집필했다는 점입니다. '굿바이'는 초고 13회분을 끝으로 다자이 오사무의 자살 덕분에 영원한 미완성으로 남은 작품입니다. 이사카 코타로는 아버지가 다자이 오사무의 열혈팬이었다는 이유로 절대 그의 작품을 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소설을 쓰기로 마음 먹기까지 상당한 고집과 고민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특이한 점은 바로 '우편소설'이라는 점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무려 '다섯 여자'와 동시에 사귀는 남자가 각각의 여자에게 이별 통보를 한다는 줄거리를 가집니다. 그렇게 다섯 단편을 차례로 독자에게 우편으로 발송한 뒤 마지막 한 편을 더해 단행본으로 발간했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직접 우편으로 받아본다는 기획은 너무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이사카 고타로의 팬이라면 정말 두근거리며 직접 편지를 받는 기분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굿바이'는 - 언제나 그렇듯 - 작가 자신의 실제 삶이 어느 정도 반영된 부분이 있는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자살'에 대한 불쾌한 시선도 등장합니다. 이런 작품을 쓰다가 자살을 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부인 사이에서의 딸과 함께 시골에서 살고 있는 지금의 부인을 두고 여러 여자를 만나온 다지마 슈지는 부인을 불러 다른 인생을 살고자 합니다.

그래서 만나온 여자들을 정리하기 위해 묘안을 짜냅니다. 절세 미인을 데리고 다니며 그녀가 자신의 부인이라고 소개하면서 함께 살려고 불렀다는 이야기를 하면 그동안 만나온 정부들이 알아서 이별해 줄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요. 그러나 그런 절세 미인은 쉽게 만나지 못하는 법.

그러다가 만난 보따리장수인 '까마귀소리'의 목소리를 지닌 이상한 여자, 나가이 기누코. 그녀가 평소와 달리 꾸미니 완벽한 절세 미녀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이 여자가 생긴 것 빼고는 이상하기 이를데가 없습니다. 뻔뻔하고 무식하고 힘도 쎄고 돈은 밝히고 깐깐한 그런 여자입니다.

이런 다자이 오사무의 '굿바이'가 이사카 고타로 스타일의 '굿바이'로 변신한다? 팬들의 마음을 동하게하기에 충분하지요. 제목부터가 그의 취향을 반영합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트럼펫 연주로 유명한 '바이바이, 블랙버드'의 곡명을 붙입니다.

이야기는 아름다운 두 남녀의 첫만남에 대한 회상씬부터 입니다. 이 소설에 대한 아무 사전 지식없이 읽으면 조금은 허황된 이야기로 인연을 엮으려는, 조금은 뻔한 러브 스토리 같은 시작입니다. 그런데 그 로맨틱한 시작이 급반전하여 이별을 꺼내는 이야기로 순간 변모합니다. 호시노 가즈히코는 180cm에 180kg인 마유미란 여자와 등장하여 결혼을 할꺼니 헤어져달라고 이야기합니다. 당연히 상대 여자는 황당해 하지요.

그런데 이 마유미란 여자가 겉모습 이상의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상대가 상처를 받을지 잘 알고 지나친 언동을 서슴치않기도 하고 논리적으로 반격을 하는 대화도 아무 의미없습니다. 사전을 하나 꺼내서 자기 사전엔 그런 단어는 없다고 합니다. 그 단어엔 검은 줄이 그어져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굿바이'와 다른 설정을 비교해보면 역시 '굿바이'에서는 다자이 오사무스러운 캐릭터 선택이고, 이사카 고타로의 스타일에 대해 알아왔던 독자에게는 납득이 가는 이사카 고타로스러운 비범한 설정입니다.

천진난만한 한 인물은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를 제대로 판단하는 한 인물이 있습니다. 그들은 일반적인 '선, 악'의 개념을 뛰어넘는 '비도덕적인' 행위도 서슴치 않지만 이런 비정한 상황 속에서도 줄곧 누군가를 도와주고 구해줍니다. 이는 그 천진난만하여 무능해보이는 인물의 설정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헤어지는 대가로 점보 라면을 다 먹어야한다던가 비합법적인 약을 소지한 범인을 잡는다던가, 로프를 좋아하는 여자친구 때문에 이상한 방법으로 도둑을 잡는다던가, 암에 걸렸는지에 대한 진단을 훔쳐서 들으려한다던가, 영화의 엑스트라로 출연한다던가'의 엉뚱한 상황들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거나 도와주거나 혹은 위로받는 그런 상황들에 놓이게 됩니다. 단지 이런 이별의 과정이 단순한 '굿바이'에서와는 달리 주인공 호시노가 빚을 져서 이상한 버스를 타고 알 수 없는 곳으로 가야만 한다는 조건이 항상 붙어있다는 문제가 항상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덧붙여 거대하고 다룰 수조차 없는 마유미란 인물과 함께한다는 점도 그렇지요. - 이 점은 원작의 기누코도 만만치 않지만요. -

마지막장을 읽기 전에 설마 이 모든 것이 호시노가 죽기 전에 일어나는 일이라던가 그런 황당한 결말은 아니겠지라고 우려했지만 다행히 그 '버스'의 존재는 사실이었더라구요. 대신 그 '버스'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조금 재밌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함께 했던 시간이 진행될 수록 서로에 대한 유대 관계가 싹텄다고 할까요. 이 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읽고나서 좀 더 다른 미래를 다양한 방식으로 꿈꿔보기도 하게 되네요.

인생에 대한 시니컬하다던가 자조적인 관점은 이사카 고타로의 다른 소설 '사신 치바'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물론 거기선 파트너의 개념은 아니었지만요. 인생을 시니컬하게 바라보지만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따스함을 보여주는 작가 이사카 고타로. 이번 이야기도 역시 그렇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굿바이'를 내가 써보면 나는 어떤 색깔로 만들어낼까 생각해보게되는 소설이었습니다. 

 

 

책 정보

Bye Bye Blackbird, Kotaro Isaka (2010) 
바이바이, 블랙버드 
지은이 이사카 고타로 
펴낸 곳 랜덤하우스코리아(주) 
1판 1쇄 인쇄 2011년 6월 2일 
1판 1쇄 발행 2011년 6월 10일
옮긴이 민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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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사용설명서 - 이럴 때 이런 클래식
이현모 지음 / 부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해 어렵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좀 더 쉬운 접근법을 제공하기 위한 친절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음악관련 전공자는 아니지만 30여년 동안 클래식 애호가로 살아오면서 관련 강의와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의 목적이 이렇다보니 초심자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간단한 설명과 조금의 가십적 이야기들을 곁들여서 그리 깊지 않고 심각하지 않은 이야기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크게는 총 7개의 트랙으로 나누고 있고 각각의 내용들도 항목을 나눠서 주제를 가지고 몇 가지 곡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에세이처럼 '지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곡에 접근합니다. 혹은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구요. 이런 방식은 아주 오래 전에 만들어진 '고전'이라는 통념을 느끼게 하는 클래식에 대한 거리감을 조금 좁혀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심지어 '소화가 안 될 때'라던가 '게을러질 때', '임신했을 때'의 항목도 있어서 재밌게 봤습니다. 

클래식에 대해 문외한이라도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곡들에 얽힌 일화도 새롭습니다. 문외한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 곡의 배경을 알게되는 것으로 또 다른 음악 뒤의 작곡가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이렇게 애호가가 되는 것이구나 싶은 재미지요. 각 항목의 마지막 부분에는 소개되지 않은 몇 작곡가의 곡을 덧붙여서 짧게 설명하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클래식에 대해서 잘알지 못해서 내용 대부분은 낯선 것이었지만 쇼팽의 '야상곡'이 원래는 존 필드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쇼팽의 야상곡을 좋아해서 더 인상깊었던 것 같네요. 

저자는 헤르만 헤세의 시를 인용하면서 인생에서 배워야할 덕목들을 갖춘 만년의 작곡가들이 곡으로 그 인생을 녹여냈다고 하는 점에서 또 다른 클래식에 대한 이미지가 생겨난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담아내고, 감정을 담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인생을 담아냈다는 것은 더 큰 의미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헤르만 헤세, '늙어 가면서'
"젊은 나이에 훌륭한 일을 하고, 온갖 천박한 것을 멀리하기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심장병이 문득 찾아와도 미소 짓는 것, 그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수 있는 일이다." (p. 48)

현대는 굉장히 편리한 물건들이 많이 생겨나고 생활권도 짧아지고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세계가 도래했지만 어딘가 그 '디지털'적인 물건들은 너무 가볍게 이용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이런 과학 기술들이 실현되기까지 수많은 전문가들의 인생이 바쳐졌겠지만 막상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깊이를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을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것들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작가의 이 부분을 읽으면서 클래식에 더 열광하던 시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순수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할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3, 4분의 곡이 아니라 작곡가의 인생을 그대로 담아낸 이 길고 긴 아름다운 이야기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집니다. 

 


책 정보

클래식 사용설명서
지은이 이현모 
펴낸곳 도서출판 부키
2011년 7월 15일 초판 1쇄 인쇄
2011년 7월 22일 초판 1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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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카페 > 북카페◈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remonade0719
원문 http://cafe.naver.com/readbook/1311716


안녕하세요~!  북카페 가족 여러분

어제 하루는 아주 난리도 아니였네요~
오늘도 계속 비가 내리다고 하니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사건사고에 항상 대비하세요!
 
오늘 진행하는 이벤트도서는 <오! 파더>입니다!


일본 최고 권위의 나오키상에 다섯 번이나 후보로 선정되고, 최초로 일본 서점대상에 5년 연속 후보로 오르는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일본에서 가장 촉망받는 차세대 작가인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으로 한 소년이 여러 아버지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어떤 삶을 사는지 지켜보실 수 있습니다.

소년의 평벙하지만 특이한 삶을 보고 싶은 북카페 가족여러분!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이벤트 기간 7월 28일 ~ 8월 03일

▶ 모집인원 : 30명 

▶ 참가 방법

▶ 1. 아버지의 어떤 부분을 닮으셨나요?
2.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평단 참가를 원하는 분은,

하나! 자신의 블로그에 이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한 뒤,  덧글로 '스크랩 완료' 를 달아주세요

둘! 위의  질문에 대한 덧글을  '스크랩 완료'와 함께 달아주세요. 
  

이벤트를 타 온라인매체에 스크랩하신 후 주소(URL)을 덧글로 남겨주시면 당첨 확률이 높아집니다

▶ 당첨자 발표 :  08/05
 

▶ 서평단 선정기준 : 

☞ 같은 아이디로 닉네임만 바꿔서 상습적으로 이벤트 신청하시는 분들(그러면서 서평도 쓰지 않고)은 서평단 선정시 제외합니다.

☞ 지난 이벤트에 당첨된 분들 중에서는 우리카페와 인터넷서점에 서평을 제때 쓰신 분

☞ 신입 회원분들의 경우 게시글과 덧글달기 등 열심히 활동(게시글, 덧글, 최종 방문일자 순으로 점수화함)

☞ 평소 카페 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들(게시글, 덧글, 최종카페 방문일자도 포함)이 뽑힐 가능성이 99.9% 입니다!

☞ 울 카페를 좋은 분들께 많이 추천해주시고 소개받고 오신 분들(앞으로 추천하실 경우, 추천받은 분이 카페에 가입할때 카페 가입 경로에 추천하신 분 닉네임을 쓰도록 해주세요^^)

☞ [★이미지 슬라이드이벤트 신청시 주의 사항]아래에 댓글 다실때 꼭(!!)이미지 슬라이드 이미지 슬라이드 이미지 슬라이드 닉네임(아이디)를 함께 써주셔야 합니다! 닉네임만 쓰시고,아이디를 안써주시면  이벤트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꼭꼭꼭  닉네임과 아이디를 , "닉네임(아이디)"의 형식으로 두가지를 댓글 다실때 써주세요~!!!!

자주 참여하시는 분들은, 카페닉네임을 "닉네임(아이디)"형식으로 바꿔놓으시면, 더 편하시겠죠?^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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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올리고 나서는 울카페의 "이벤트 서평완료"게시판에 해당 책 제목의 게시물에 서평완료하셨다는 덧글과 함께 서평 올린 곳,

서평 올린 곳의 닉네임 혹은 아이디를 같이 올려주세요^^

=>울카페와 인터넷 서점 두군데 모두 쓰셔야 합니다!

=>책만 받고 서평을 쓰지 않는 분들은 차기 이벤트시 무조건 제외됩니다.



▶ 책 소개


우리 집에는 아버지가 넷씩이나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유키오는 화려한 연애 경력의 어머니 덕에 무려 네 명의 아버지들과 한 집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흡사 비틀즈를 연상시키는 이 네 명의 아버지들의 이력이 심상치가 않다. 도박을 즐기며 자신의 직감을 신봉하며 살아가는 타카, 전직 호스트로 여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꽃중년 아오이, 항상 책을 끼고 사는 대학교수 사토루, 그리고 격투기 마니아인 몸짱 중학교 교사 이사오. 아들 유키오는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각기 개성 다른 네 아버지 밑에서 자란 덕분에 친구들 눈에는 그야말로 완벽한 친구. 이런 엄친아 주인공이기에 사건이 터지면 은근히 그를 찾는 친구들이 많다. 그러다 이번에는 중학교 동창을 오랜만에 만나면서 유키오는 어마어마한 사건에 휘말리고 마는데……. 오, 파더! 이 아들을 굽어살펴 주옵소서.



*댓글로 아래 질문에 답변을 남겨주세요*


  1. 아버지의 어떤 부분을 닮으셨나요?
  2.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저자소개

이사카 코타로

일본 최고 권위의 나오키상에 다섯 번이나 후보로 선정되고, 최초로 일본 서점대상에 5년 연속 후보로 오르는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일본에서 가장 촉망받는 차세대 작가로 일컬어진다. 기발한 상상력과 정교한 구성, 재치 넘치는 대화로 평단은 물론, 젊은 세대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무려 여덟 편의 작품이 영화화됐으며, 『그래스호퍼』를 비롯한 다섯 작품이 만화로 만들어졌고, 그 외 다수가 연극, TV 드라마, 라디오 드라마로 재탄생되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책 속으로


본문내용

 
“너희 집, 이쪽 아니잖아.”
“응, 괜찮아.” 하고 태연하게 대답하는 타에코를 보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뭐 하는 거냐?”
“나, 유키오네 집에 꼭 한번 가 보고 싶었거든. 전에 쿠마모토 선배가 그러던데, 유키오는 집에 아무도 못 오게 한다며?”
“몸에만 관심 있는 쿠마모토 선배의 말을 믿으면 안 되지.”
“집을 가르쳐 주기 싫은 이유가 있니?”
“없어.” 여기서 있다고 대답했다가는 다음 질문은 ‘무슨 이유?’일 게 뻔하다.
“그럼 가게 해 줘도 되잖아.”
“내가 싫어.”
“괜찮아, 난 신경 안 써.”
“내가 신경 쓴다고.” 유키오는 손을 휘휘 저어 얼른 돌아가라고 했지만, 타에코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빠랑 어제 싸웠으니까 오늘은 늦게 가서 걱정하게 만들어 줄 거야.”
그렇게 걱정시키니까 공연히 더 방을 뒤져 보고 싶은 것 아닌가 싶었지만, 유키오는 그것을 지적할 기력도 없었다.
“집에 잠깐 들르는 것쯤 뭐 어때서 그러니? 집에 관해서 누가 아는 거 싫어?”
“우리 집 사정을 알면 내가 너무 존경스러워서 날 유키오 님이라고 부를 거다.”
“뭐니, 그게. 바보 같아.” 타에코는 내 말에 동조하지 않고 “하여간 아빠란 정말 성가셔. 안 그러니?”라고만 했다.
‘넌 그나마 나은 거다, 우리 집엔 아버지가 넷씩이나 있다고. 말이 되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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