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여행 - 네가 원한다면, 그곳이 어디든
박선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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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책은 엄마와 일곱살 난 딸이 함께 80일 동안의 세계 여행을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국에서의 16박 17일, 터키 24박 25일, 이집트 20박 21일, 그리스 12박 13일, 독일 7박 8일의 일정입니다. 여행의 루트나 정보를 담은 여행 책자가 아니라 에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후기를 통해서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딸과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고스란히 다 읽고 나서 읽은 후기의 이 부분에서는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 읽은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지에서 저자의 딸 손양은 아주 멋있는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요즘은 아이들의 꿈이 연예인이 제일 많다고 하는 시대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나 핸드폰 카메라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모델과 다를 바없이 사진에 많이 노출되면서 자라납니다. 그래서 어쩔 때는 아이를 상품처럼 내보이기 위한 엄마들이 눈에 띄는데요. 물론 자기 자식 예뻐하는거야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만 너무 그런 풍조가 강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가 자신의 딸 얼굴을 강하게 강조하면서 찍은 사진을 전면 도배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 속에 묻어있는 사진들을 찍고, 혹은 선택한 것이 제게는 참으로 좋은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작위적이지 않았달까요.

 

그 밖에도 그런 면들을 몇 가지 꼽을 수 있습니다. 멋있게만 포장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 아이에게 대하는 면에 있어서도 저자의 그런 성향이 드러나서 여행 에세이에서 보여주는 그녀들의 여정 이외의 이면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사람 자체의 성향과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체 자체에도 군더더기가 없구요.

 

고작 2~3일의 여행도 지치기 마련이지만 10일이 넘어가는 여행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3달 가까이의 여정은 대체 어떤 느낌일지, 경험해보지 못한 저로써는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홀로 가는 여행도 좋겠고 함께 가는 여행도 좋겠지만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은 다른 어떤 사람과 동행하는 것과도 같지 않겠지요.

 

위험을 미리 예측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면에서 천진하겠지만 두 사람에게 다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가보지 못한 사람의 생각은 그 정도밖엔 미치지 못하나봐요. 손양은 너무도 생기발랄했고 너무도 순수했습니다. 단순히 아무 생각없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어른보다 더 솔직히 즐거워하고 빨리 적응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우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두드러지지 않나 싶습니다.

 

어디에서든 친해질 수 있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친구가 되고 말을 빨리 배우고 엄마를 위로하고 혹은 고집을 피워도 솔직히 사과할 수 있는 아이의 모습 속에서 다시금 단순히 '보기위한' 여행이 아니라 '성장'을 경험한 여행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80일간 5개국을 여행한 모녀는 더 돈독해졌을 것이고 더 많은 여행을 소망하게 되었겠지요. 한 20여년이 흐른 뒤 엄마가 아닌 딸의 여행 에세이가 출간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얼핏 해봅니다. 손양은 어떤 추억을 안고 살아갈 것이고 어떤 여행자가 되어있을까요.

 

 

 

 

 

 

 

 

책 정보

 

일곱살 여행

글 사진 박선아

펴낸 곳 테라(TERRA)

초판 1쇄 발행 2011년 11월 21일

디자인 강상희

표지디자인 별디자인

일러스트 민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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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 오페라
아가와 사와코 지음, 맹보용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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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른 다섯살의 루이는 이모인 토바짱과 함께 어릴 때부터 살아왔습니다. 엄마가 죽고 남자 혼자 아이를 못키운다고 해서 결국 이모와 살아온 루이이지만 부모님을 그리워한다던가 같은 서글픈 감정은 이 소설 안에서 흐르지 않습니다.

 

쿨하다고 할지 좀 느리다고 할지 차분하달지, 그런 루이는 가난하지만 토바짱의 밝음 안에서 그런 성격으로 잘 자란 것이 아닐까 싶은 일화들이 이어집니다. 살이 아주 조금밖에 붙지않은 뼈를 저렴하게 사와서 수프를 만들어주는 이야기는 이 소설의 전반을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목부터 그러니까요.

 

늘 곁에 있던 토바짱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루이 곁을 떠나게 됩니다. 그렇게 빈자리를 느끼는 루이에게 이상한 노인이 등장합니다. 화가라고 하는 그는 어느 날 나타나 알게되고 또 다른 장소에서 알게된 건축잡지 일을 하는 코스케와 함께 그녀의 집에서 같이 살자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식사엔 꼭 수프가 있어야한다는 규칙과 함께 이어지는 이 동거 생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는 되려 루이 자신보다도 더 이 집에 어울리는 것 같은 두 사람 때문에 편안함을 끌어내는 분위기가 됩니다. 루이의 감상보다는 그들을 관찰하는 듯한 이야기이지만 글 자체가 주는 편안함이 어찌나 큰지 평온한 기분으로 읽게 됩니다.

 

이런 기묘하긴 하지만 일상을 그린 소설은 자칫 잘못하면 지루하게 느껴지고 흐름을 끊어 다시 책을 잡기 어려운 경우도 생기지만 이야기는 다소 평범함을 가장하고 있을 뿐 파격적인 이야기들로 줄줄이 엮어집니다. 그런데도 이 소설은 마치 작은 마을의 한 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훈훈함이 있어요.

 

그것은 아마 사람과 사람 간의 온기같은 것을 그렸기 때문이겠지요. 동네 사람들에게 이상한 소문이 돌 수 있어 숙부님과 그 아들로 설정하고 생활하지만 누구보다도 걱정할 것 같았던 토바짱은 그 얘기를 재밌다는듯 먼저 사람들에게 살짝 얘기해준 에피소드는 정말 재밌습니다. 동네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 인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일화가 아닐까 싶어요.

 

나이를 뛰어넘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굳이 표현하자면 친구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어떤 수식어로도 단정짓지 않는 그들의 관계가 마치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을까 생각됩니다.

 

학원물의 이야기가 뻔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다양한 인물들이 모여 어디로도 갈 수 없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부딪혀야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로 어디로도 갈 수 있지만 함께 살아가는 이런 기묘한 관계도 다른 매력이 있지요. 짐작은 가지만 정확한 토니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결말도 재밌구요. 마지막 코스케의 직업 선택도 살짝의 반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출간한지 좀 된 소설이지만 영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읽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었는데 역시 수프와도 같은 따스하고 허기를 채워주는 것 같은 소설이 아닐까 싶네요.

 

 

 

 

 

책 정보

 

Soup Opera by Agawa Sawako (2005)
수프 오페라
지은이 아가와 사와코
펴낸곳 랜덤하우스코리아(주)
초판 1쇄 발행 2007년 4월 16일
옮긴이 맹보용
디자인 박현정

 

 

오타 p. 10 나와는 스물네 살 차이로 친부녀 사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 차지만 마음만은 거의 자매 또는 친구다. -> 친모녀

 

p. 147

어느덧, 바람이 강해졌다. 한낮에는 후끈후끈했는데 저녁이 되니 꽤 쌀쌀해졌다. 길가의 모퉁이에 쌓인 낙엽이 사각사각 소리를 내고, 그 소리들이 겹쳐지며 하나의 음색이 되어 길을 따라 흘러간다. 고개를 들어 보니 가로수인 커다란 은행나무 잎들이 석양에 반사되어 금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성스러움. 이 숭고하고 위엄 있는 짤막한 순간, 빛을 뽐내기 위해 은행이라는 나무는 부지런히 나무 줄기들을 살찌우고 잎사귀에 생명을 불어넣어 흔들리지도, 술렁이지도 않고 느긋하게 때를 기다렸던 것일까.

 

p. 400

소설가가 얘기했어요.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라 함은 거기에 연애감정이라든가 특별한 감정이 개입되어 있지 않은 경우라도, 혹은 알고 지낸 시간의 길고 짧음도, 만남에는 상관없이 인생에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것이 되기도 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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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의 귀결 오리하라 이치 도착 시리즈 3
오리하라 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서평

 

본 서평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도착의 론도', '도착의 사각'에 이은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 시리즈 완결판입니다. '도착의 론도'에서 도착과 도작의 일본어 상에서의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해 한 소설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도착의 사각'에서는 한 연립 주택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사람을 엿보고 생각지 못한 사각지대가 있었던 것으로 얽히고 섥힌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도착의 귀결'입니다. 앞선 두 작품이 '도착'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흔히 경찰 수사물 같은 경우에는 (일부 부패 경찰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정의감이라던가 상식적인 수준의 이야기들이 요구됩니다. 설령 이상한 범죄자가 나온다고 해도 주인공의 그런 수준에 맞춰져서 결론이 나기 때문에 안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반대로 꼭 범죄자를 벌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지 않은 탐정물은 조금 가볍기도 하고 일부의 경우에서는 더 보복적인 심리가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 시리즈' 내에서는 그 어느 쪽에도 이야기는 속하지 않고 상상 이상의 변태들과 이상한 증상과 흐름을 보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 이야기의 서평에서는 별을 낮게 매겼고 두 번째 이야기는 차마 서평을 적을 엄두도 나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이 세 번째 이야기를 서평으로 적고 있는 이유는 좀 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변태적인 감정선 이외의 이야기할 꺼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도착'이라는 단어를 공유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단순한 작품으로 보면 안되는 것은 다를 바 없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앞의 두 작품을 읽어본 사람에겐 더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등장인물들이 공유됩니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읽어도 무리는 없습니다. 주인공은 야마모토 야스오입니다. 앞선 작품을 읽은 분들에겐 익숙한 이름이지요. 이 책은 두 가지 소설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목매다는 섬'과 '감금자'. 재미있게도 '감금자' 부분은 책을 돌려서 뒷편부터 펼쳐 읽으면 됩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결말 부분은 봉해져있습니다.

 

어느 쪽을 먼저 읽어도 상관은 없지만 한 가지 재미를 잃지 않기 위해서 '목매다는 섬'을 먼저 읽기를 추천합니다. 미친듯이 소설을 쓰는 생활을 해와서 정신이 무너질 지경에 이른 야마모토 야스오는 같은 연립 주택에 살고 있는 201호실의 시미즈 마유미의 고향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시작이 의외로 본격 미스터리 같은 면으로 '목매다는 섬'의 전설에 대해서 설명해서 '도착 시리즈' 같지 않다고 놀랐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야마모토 야스오의 출현과 함께 그가 악몽을 꾸는건지 현실에서 경험한 것인지 모를 독백이 이어져서 "역시 '도착 시리즈'가 맞구나"라고 확인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렇게 '목매다는 섬'이라는 소문을 가진 니가타 현에 속한 우오쓰리시마 섬에 가게됩니다. 이 섬의 큰 선주인 니이미 가문에서 밀실 살인이 일어나고 저주가 반복될 지경에 이른 상황에서 추리 소설가 야마모토 야스오의 손이라도 빌려 이 트릭을 깨고 싶다는 바람으로 야마모토는 니이미 가에서 머물게 합니다.

 

그러나 역시 섬을 배경으로 하는 본격 미스터리 안에서는 하나의 살인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될 뿐 계속해서 살인이 일어나게 되지요. 이 이야기 속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야마모토 야스오가 영문도 모른채 이런 일들을 당하다가 결국 트릭을 알게 되어 밀실 살인의 의문을 푼다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그런데 이 '목매다는 섬'의 이야기만 읽어보면 - 보는 과정은 물론 재미있습니다만, - 그간 '도착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너무 밋밋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혀 '도착 시리즈'에서 보인 그 이상한 정신 세계라던가 변태스러움은 보이지 않거든요. 그런 의구심을 가지며 '감금자'를 읽어보면 아 "이 쪽이 '도착 시리즈'답다."는 감상을 갖게 됩니다.

 

반가운(?) 메종 선라이즈가 등장합니다. 등장인물들도 많은 부분 공유하고 있고 심지어 번역가 오사와 요시오도 등장합니다. 이야기는 감금된 야마모토의 이야기와 이 감금자를 발견하고 도와주려는 시미즈 마유미의 일기로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재밌는 것은 '귀결'이라는 단어가 드디어 등장할 때가 됐습니다. 처음 '도착의 론도'가 지속적인 반복이었다면 이번에는 '목매다는 섬'과 '감금자'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 세계의 연결인지 소설가의 망상인지 혹은 언젠가의 경험인지 전혀 확인할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같은 형태를 하고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감금자'를 읽은 후 봉인되어 있는 부분인 '도착의 귀결'을 읽고 나면 앞선 두 작품 '도착의 론도'와 '도착의 사각'과 공유되는 면도 있고 마지막 부분은 또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열리는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뫼비우스의 띠같은.

 

'목매다는 섬'을 읽을 때는 저자의 또 다른 시리즈인 'xx자 시리즈'와 비슷하다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반대로 '감금자'에서는 '도착 시리즈'의 스타을 보게 되었구요. 시리즈의 앞 선 이야기들과 전혀 다르면서도 같은 등장 인물을 공유하고 있고 또 다른 세계관을 만들어낸 오리하라 이치. 만약 이 '도착의 귀결'이 없었다면 앞의 두 작품은 그냥 서술트릭과 독특한 형태를 지닌 변태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로 그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비로소 이 마지막 '도착의 귀결'로 앞 선 작품들 또한 더 가치있게,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읽는 내내 음산한 분위기와 변태스러운 등장인물 덕에 머리가 아파서 개인적으로 별은 네 개만 매겨봅니다. 그러나 역시 트릭의 수준을 넘어서서 시간이나 정신이나 모든 것을 비정상적으로 열거한 그런 기괴한 상상력은 대단하는 평이 절로 나오는 작가입니다.

 

 

 

 

 

책 정보

 

Tousaku no Kiketsu by Ichi Orihara (2000)
도착의 귀결
지은이 오리하라 이치
펴낸곳 한스미디어(한즈미디어(주))
1판 1쇄 인쇄 2011년 9월 23일
1판 1쇄 발행 2011년 9월 30일
옮긴이 권일영
디자인 공중정원 박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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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 일본의 숨겨진 맛과 온천 그리고 사람 이야기
허영만.이호준 지음 / 가디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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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책은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 클레어와 한진관광의 후원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만화속세상'에서도 이 여행기를 볼 수 있습니다. 책보다 사
진이 많은 편이라 함께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2년간 총 12번에 걸쳐 만화가 허영만과 '식객',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의 스토리
작가인 이호준이 함께 일본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온천과 요리에 관해 적어내려가고
있습니다. 지역은 아키타, 시즈오카, 아오모리, 가고시마, 오이타/기타큐슈, 이바라
키, 나가사키, 오카야마/시마네/돗토리, 에히메, 와카야마, 홋카이도 순입니다. '온
천, 먹을거리, 볼거리'의 부분으로 각 지역의 온천과 요리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
니다.

여행 정보서나 여행 에세이가 상당히 많이 출간되는 편인데 유명인들의 출간은 정보
는 적지만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문 작가가 아니라
글에 대한 기대감은 일부 내려놓는 편인데 이 책의 집필 자체는 스토리 작가인 이호
준 씨가 적어내려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당히 유려한 문체 덕분에 생각치 못한 깔
끔한 글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너무 전문적이다보니 유명인들의 글에서 얻고 싶어하는 어설픈 면이라던가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어느 쪽이 더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구
요. 개인적인 이야기가 좀 더 있었어도 좋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깔
끔한 문장들은 상당히 좋았기에 편히 봤습니다. 그리고 허영만의 그림과 글이 종종
반페이지 정도로 등장합니다.

책 자체의 종이는 코딩되지 않은 것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사진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구요. 정보지라기에는 조금 사진이 적은 면이 있지만 정보들은 많이 수록하려고
노력한 면이 보입니다. 지도를 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어느 지역에 위치한 도시이고 어떻게 가야하고 얼마를 머물러야하는 그런 여행 정보
서는 아닙니다. 온천과 요리에 집중하고 있는 편이구요. 그에 관해서는 사이트 url과
주소, 전화번호, 가는 방법을 간단하게 첨부하고 있습니다. 온천에 특화된 책이다보
니 그것을 염두해두고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지역의 요리와 명소
들도 몇 가지씩 소개해두고 있습니다.

온천에 관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종합적으로 간단하게 살펴보기 위한 책으로 적절할
것 같구요. 좀 더 자세한 내용이나 여행 경로 같은 부분들은 여행 정보서를 참고하셔
야할 것 같습니다.

저는 온천에 관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다양한 온천과 일본이 온
천을 중시하는 면들, 전통을 계승하려는 노력들, 다양한 성분들로 나눠놓은 꼼꼼함
같은 것들에 놀랐습니다.

흔히 권력이나 돈을 가진 사람들의 영향력에 대한 선입견을 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전의 한 사례를 통해서 좀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야쿠자와 관련된 연예 관계자는 활동을 지속하지 못한다고 들었는데요. 일본 전지역 온천에서도 야쿠자는 출입을 금하는 팻말이 붙어있다고 하네요. 신기하더라구요.

마지막에 온천에 관한 이야기에서 정말 언젠가는 일본의 온천 문화도 역사 속에서나
엿볼 수 있는 문화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온천을 중시하다가 지진과
더 연관성이 생기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도 되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저자의 좀 더 개인적인 후기를 덧붙였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혹여 지금 연재중인 작품 때문에 여력이 없으셨을까란 생각에 닿기도 했지
만요. 그런 면 때문에 별을 한 개만 뺀 별 네개로 평점을 매겨봅니다. 


 



책 정보

허영만 맛있게 잘쉬었습니다
일본의 숨겨진 맛과 온천 그리고 사람 이야기
지은이 허영만 / 이호준
펴낸곳 가디언
초판 1쇄 발행 2011년 10월 27일
초판 2쇄 발행 2011년 10월 31일
자료제공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
디자인 정미진
표지디자인 씨오드 Color of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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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고양이는 없다 - 어쩌다 고양이를 만나 여기까지 왔다 안녕 고양이 시리즈 3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제가 어린 시절에만 해도 고양이는 요물이고 도둑고양이로 불리워 별로 좋은 인식을 가진 동물은 아니었습니다. 개도 집 안에서 키우는 동물이 아니라 마당에서 키웠던 시절도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개와 고양이를 비롯해서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애완동물이 있는 시대이지요.

그런 시대를 살아왔지만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라서인지 고양이는 친숙했고 잠시 키워보기도 했습니다. 점점 애완동물로의 인기가 넓어지는 시대로 직접 경험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즘은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이상하지 않아졌고 기르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아졌지요. 그러나 그런 인식의 이면에는 말못하는 작은 생명이라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도 많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웹툰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다뤄지기도 합니다.

그런 고양이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만큼 관련 서적들도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요. 이 책도 그런 시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시작으로 '명랑하라 고양이'에 이은 길고양이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이라곤 하지만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단정 짓고 싶지 않은 기분도 듭니다.)

저자는 여행가이며 작가이기도 합니다. 길고양이들의 모습을 사진 찍고 글을 써낸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와 시골에서 살아가며 그 동네의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명랑하라 고양이'가 앞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세 번째 이야기는 두 번째 이야기와 같은 장소를 공유하고 있구요. 마지막이다보니 평탄치 못한 길고양이들의 인생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습니다.

보통 고양이는 안전하게 애완동물로 키워지면 10년 이상의 수명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길고양이는 2년 반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하니 얼마나 사는 것이 녹록치 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골이라서 왠지 사람들의 인심도 좋고 동물들도 다양하게 많이 어우러져 살아갈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밭을 망친다고 해서 쥐약을 먹여 죽이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국내에서는 고양이의 천적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의 애묘 정신이 커질수록 개체수 증가를 우려하는 반대 의견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길고양이는 그저 스치듯이 볼 수 있는 존재여서 깊은 의미 부여를 하지 않게 되지만 이 책에서는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쌓여있기 때문에 단순히 잠깐 스치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의 삶을 드라마로 인식되게 됩니다. 그리고 저자의 애정 덕분에 고양이의 관계와 혈연까지도 알 수 있게 되어서 흥미롭기도 합니다.

사람이 한 사람, 한 사람 모습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듯 고양이들 또한 그렇고 일반적인 고양이의 습성이라고 할 수 있는 행동들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행동들도 있고 그 다양성 때문에 한 고양이를 키우며 적어내려가는 일기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편과 마찬가지로 계절순으로 배치된 이야기의 흐름 때문에 새로운 계절이 될 때마다 또 다른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볼 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뒤져서 싫어했던 '도둑고양이'라는 명칭도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그들이 무슨 죄냐며 '길고양이'라는 명칭을 쓰자는 인식이 많이 퍼져 있습니다. '사람이 버린 음식을 먹고 살이 뒤룩뒤룩 찐 도둑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의 짠 음식을 먹어서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부은 길고양이로 잘못된 생각들이 고쳐지고 있습니다.

동네의 고양이들을 돕고 중성화 과정을 통한 개체수 조절 같은 합리적인 사고 방식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동물을 괴롭히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 괴롭히는 이유가 부모님이 나쁜 동물이라고 욕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단순한 어른의 한 마디에 아이의 사고 방식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런 악한 마음의 대물림이 아니라 좀 더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긍정적인 마음의 대물림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사람이 자식을 낳고 살아가듯, 동물들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니까요.

저자의 홈페이지 http://gurum.tistory.com/
트위터 @dal_lee 

 


책 정보

나쁜 고양이는 없다
지은이 이용한
펴낸곳 (주)미래엔 (북폴리오)
초판 1쇄 인쇄 2011년 10월 25일
초판 1쇄 발행 2011년 11월 07일
디자인 김원선, 김자경 at elephant
본문 일러스트 이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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