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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제가 어린 시절에만 해도 고양이는 요물이고 도둑고양이로 불리워 별로 좋은 인식을 가진 동물은 아니었습니다. 개도 집 안에서 키우는 동물이 아니라 마당에서 키웠던 시절도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개와 고양이를 비롯해서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애완동물이 있는 시대이지요.
그런 시대를 살아왔지만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라서인지 고양이는 친숙했고 잠시 키워보기도 했습니다. 점점 애완동물로의 인기가 넓어지는 시대로 직접 경험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즘은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이상하지 않아졌고 기르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아졌지요. 그러나 그런 인식의 이면에는 말못하는 작은 생명이라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도 많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웹툰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다뤄지기도 합니다.
그런 고양이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만큼 관련 서적들도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요. 이 책도 그런 시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시작으로 '명랑하라 고양이'에 이은 길고양이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이라곤 하지만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단정 짓고 싶지 않은 기분도 듭니다.)
저자는 여행가이며 작가이기도 합니다. 길고양이들의 모습을 사진 찍고 글을 써낸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와 시골에서 살아가며 그 동네의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명랑하라 고양이'가 앞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세 번째 이야기는 두 번째 이야기와 같은 장소를 공유하고 있구요. 마지막이다보니 평탄치 못한 길고양이들의 인생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습니다.
보통 고양이는 안전하게 애완동물로 키워지면 10년 이상의 수명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길고양이는 2년 반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하니 얼마나 사는 것이 녹록치 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골이라서 왠지 사람들의 인심도 좋고 동물들도 다양하게 많이 어우러져 살아갈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밭을 망친다고 해서 쥐약을 먹여 죽이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국내에서는 고양이의 천적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의 애묘 정신이 커질수록 개체수 증가를 우려하는 반대 의견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길고양이는 그저 스치듯이 볼 수 있는 존재여서 깊은 의미 부여를 하지 않게 되지만 이 책에서는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쌓여있기 때문에 단순히 잠깐 스치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의 삶을 드라마로 인식되게 됩니다. 그리고 저자의 애정 덕분에 고양이의 관계와 혈연까지도 알 수 있게 되어서 흥미롭기도 합니다.
사람이 한 사람, 한 사람 모습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듯 고양이들 또한 그렇고 일반적인 고양이의 습성이라고 할 수 있는 행동들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행동들도 있고 그 다양성 때문에 한 고양이를 키우며 적어내려가는 일기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편과 마찬가지로 계절순으로 배치된 이야기의 흐름 때문에 새로운 계절이 될 때마다 또 다른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볼 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뒤져서 싫어했던 '도둑고양이'라는 명칭도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그들이 무슨 죄냐며 '길고양이'라는 명칭을 쓰자는 인식이 많이 퍼져 있습니다. '사람이 버린 음식을 먹고 살이 뒤룩뒤룩 찐 도둑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의 짠 음식을 먹어서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부은 길고양이로 잘못된 생각들이 고쳐지고 있습니다.
동네의 고양이들을 돕고 중성화 과정을 통한 개체수 조절 같은 합리적인 사고 방식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동물을 괴롭히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 괴롭히는 이유가 부모님이 나쁜 동물이라고 욕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단순한 어른의 한 마디에 아이의 사고 방식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런 악한 마음의 대물림이 아니라 좀 더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긍정적인 마음의 대물림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사람이 자식을 낳고 살아가듯, 동물들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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