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여행 - 네가 원한다면, 그곳이 어디든
박선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책은 엄마와 일곱살 난 딸이 함께 80일 동안의 세계 여행을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국에서의 16박 17일, 터키 24박 25일, 이집트 20박 21일, 그리스 12박 13일, 독일 7박 8일의 일정입니다. 여행의 루트나 정보를 담은 여행 책자가 아니라 에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후기를 통해서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딸과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고스란히 다 읽고 나서 읽은 후기의 이 부분에서는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 읽은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지에서 저자의 딸 손양은 아주 멋있는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요즘은 아이들의 꿈이 연예인이 제일 많다고 하는 시대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나 핸드폰 카메라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모델과 다를 바없이 사진에 많이 노출되면서 자라납니다. 그래서 어쩔 때는 아이를 상품처럼 내보이기 위한 엄마들이 눈에 띄는데요. 물론 자기 자식 예뻐하는거야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만 너무 그런 풍조가 강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가 자신의 딸 얼굴을 강하게 강조하면서 찍은 사진을 전면 도배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 속에 묻어있는 사진들을 찍고, 혹은 선택한 것이 제게는 참으로 좋은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작위적이지 않았달까요.

 

그 밖에도 그런 면들을 몇 가지 꼽을 수 있습니다. 멋있게만 포장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 아이에게 대하는 면에 있어서도 저자의 그런 성향이 드러나서 여행 에세이에서 보여주는 그녀들의 여정 이외의 이면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사람 자체의 성향과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체 자체에도 군더더기가 없구요.

 

고작 2~3일의 여행도 지치기 마련이지만 10일이 넘어가는 여행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3달 가까이의 여정은 대체 어떤 느낌일지, 경험해보지 못한 저로써는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홀로 가는 여행도 좋겠고 함께 가는 여행도 좋겠지만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은 다른 어떤 사람과 동행하는 것과도 같지 않겠지요.

 

위험을 미리 예측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면에서 천진하겠지만 두 사람에게 다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가보지 못한 사람의 생각은 그 정도밖엔 미치지 못하나봐요. 손양은 너무도 생기발랄했고 너무도 순수했습니다. 단순히 아무 생각없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어른보다 더 솔직히 즐거워하고 빨리 적응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우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두드러지지 않나 싶습니다.

 

어디에서든 친해질 수 있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친구가 되고 말을 빨리 배우고 엄마를 위로하고 혹은 고집을 피워도 솔직히 사과할 수 있는 아이의 모습 속에서 다시금 단순히 '보기위한' 여행이 아니라 '성장'을 경험한 여행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80일간 5개국을 여행한 모녀는 더 돈독해졌을 것이고 더 많은 여행을 소망하게 되었겠지요. 한 20여년이 흐른 뒤 엄마가 아닌 딸의 여행 에세이가 출간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얼핏 해봅니다. 손양은 어떤 추억을 안고 살아갈 것이고 어떤 여행자가 되어있을까요.

 

 

 

 

 

 

 

 

책 정보

 

일곱살 여행

글 사진 박선아

펴낸 곳 테라(TERRA)

초판 1쇄 발행 2011년 11월 21일

디자인 강상희

표지디자인 별디자인

일러스트 민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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