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사랑이다 2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서평


15살 연상의 여교사 다니엘과 사랑에 빠진 제라르는 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하고 가출을 감행하다가 결국 비극적인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 나라에서 흔히 있을 법한 대처가 프랑스에서도 있을 수 있다고 읽으면서 결국 사람 사는 것은 다 비슷하지 않나란 생각에 닿더라구요.

몽블랑 산기슭의 마을로 제라르는 유배되다시피 떠나게 되고 심지어 감시를 당하게 됩니다. 그래도 이 둘은 굴하지 않고 서로를 찾게 되고 결국 더한 비극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경찰에 잡히고 학교로 돌아가게 되지만 제라르는 탈출해서 고향 루앙으로 돌아옵니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폐쇄된 채석장 근처 오두막에서 은둔을 합니다. 제라르가 이런 행동을 할 수록 아버지의 분노는 극을 당할줄을 그는 생각하지 못한채 18살이 되기만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 경찰의 감시 속에서 발견되기 직전 파리로 도망을 치게되고 그 모든 분노의 방향은 다니엘에게로 향하게 됩니다. 제라르의 아버지가 고소를 하게 되고 다니엘은 미성년자 유괴로 판사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법대로 이야기하는 판사에게 줄곧 자신들의 사랑 얘기를 피력하지만 그것은 설득되지 못합니다. 

결국 그녀는 감옥에 가게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제라르는 아버지에게 애원합니다. 정신 병원에 들어가게 되는 제라르의 이야기가 자세히 기록되면서 절망을 더합니다. 다니엘은 제라르의 고통에 대해 참지 못하고 판사에게 하소연을 해서 자신이 감옥에 들어가고 제라르는 정신 병원에서 약물 투약을 받지 않게 됩니다. 감옥 안에서 친구를 만들고 익숙해져있는듯한 다니엘이 결국 자살을 택하기까지 편지들이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어쩜 이렇게 둘은 철이 없을 수가 있을까, 아버지의 화를 더해가면서 자신들을 암흑 속으로 집어넣는 행동을 멈추지 않습니다. 조금만 참았다면, 1년 남짓 혹은 2년쯤만 참았어도 둘은 아버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결혼을 해서 그 사랑이 몇 년 지나지 않아 끝이 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잔인한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갈망함을 멈추지 못했고 결국 비극적인 결말까지 닿고 말았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화가 났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그들의 그런 행동들은 결국 너무 순수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법을 생각하기보다 자신들의 사랑에 부끄러움이 없었던 순수함. 부모의 감정을 생각하기 보다 자신들의 감정이 더 중요했던 순수함. 그래서 미성년과의 사랑도 개의치않았으며 부모를 대화로 설득할 수 있다고 믿었으면서도 결국 아무 얘기도 하지 못했던 다니엘의 모습은 그 시대의 한 인간상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곧은 생각과 여린 성품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과 다른 세상에서 약삭빠르게 살아갈 수 없었던 것이겠지요. 그런 이해를 하긴 했지만 여전히 저는 이 둘의 행동이 너무 어려보인다 생각이 드는 것은 자신도 역시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런 투덜거림과 분노가 있었지만 이 책에는 정신없이 읽게 될 정도의 마력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랑이 어긋남 없이 불행함 없이 아름답기를 소망해봅니다.

 
 


책 정보

Mourir d'aimer par Pierre Duchesne (1971)
아프니까 사랑이다 2
지은이 피에르 뒤셴
옮긴이 송순
펴낸곳 씽크뱅크
제1판 1쇄 인쇄 2011년 5월 1일 
제1판 1쇄 발행 2011년 5월 6일
디자인 G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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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사랑이다 1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서평


15살 연하의 제자를 사랑하고 결국 자살을 택한 여교사. 이 문장만 보고 자유의 상징인 것 같은 프랑스에서 그런 비극적인 일이 있을 수 있는지 갸웃거린채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배경이 전혀 프랑스같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고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같고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모습이라던가 학교에서 대처하는 방식이라던가 그런 것은 세월이 지나도 나라가 달라고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이 소설은 단순히 신파조의 러브 스토리는 아닙니다. 문체는 상당히 담담한 편으로 기술되어 있어서 사랑에 관한 세밀한 묘사도 적은 편입니다. 실화라는 것을 염두해두지 않아도 마치 그들을 거부한 모든 이들을 고발하는 르포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배경이 프랑스의 그 유명한 '5월 혁명'이 일어난 전후의 상황이라 시대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읽은 시점도 5월이라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한 청년의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합니다. 진정한 사랑을 만나기 위해서 준비되어온 청년은 학교에 부임한 자그마한 선생님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첫눈에 반하고 여교사를 열렬히 사모하는 이야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1968년, 학생들에게 암기만을 강조하고 가르치는 교사들과 달리 교수 임용을 앞두고 고등학교에 잠시 부임한 이 신입교사는 자유와 인권을 알려줍니다. 열정적인 가르침과 거리감 없는 행동으로 단연 인기 교사로 자리매김 하게됩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라기 보다는 전반부는 상당히 학교 생활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편입니다. 그리고 결국 5월 혁명이 번져나가고 모두 함께 그 혁명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 곳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확고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비극은 아버지의 입장에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 좌파활동을 벌였던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는 진보 계열이었고 그것을 강조하는 사람이었지만 결국 이 전국적인 혁명에 대해서 전혀 진보의 입장에 서지 못합니다. 전형적인 기성 세대로써 젊은 아이들을 비판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 안에는 단순히 사랑이야기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의 부재와 가치관의 차이, 당시 혁명을 주도한 진보의 관점과 보수의 관점들이 융합되어 있어서 시대상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라고 생각했던 아들은 정면에서 아버지를 비판하고 그 핵심을 짚어내 비난합니다. 그에 대한 응분의 화살은 당연히 자신의 자식이 아닌, 그 순진한 아이를 물들인 여교사에게 향하게 됩니다. 그런 조마조마한 사회 상황 아래 더군다나 15살 연상의 아이 둘이 있는 이혼녀를 사랑한다는 아들에 대한 분노는 상상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아들 제라르는 그런 아버지와의 소통을 거부한채 여교사 다니엘의 사랑만을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어떤 분노를 갖고 어떤 행동을 할지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몰래 여름 방학을 니스에서 다니엘과 보내게 됩니다. 처음부터 속인대로 행동했으면 일이 커지지 않았을텐데 굳이 아버지에게 알려서 더 화를 나게 만듭니다.

아버지를 뒤로하고 제라르는 다니엘의 집에 들어가서 살게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더 강하게 행동합니다. 다니엘은 신경쇠약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두려움에 떱니다. 가정법원의 복지회 직원이 나타나고 다니엘의 학교에서 해고되고 제라르는 몽블랑 산기슭의 마을 샤모니로 떠나게 됩니다. 둘은 만남을 약속하고 1권이 끝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연상연하 커플이 떠올랐습니다. TV에 출연했던 분들인데 역시 많은 나이차이가 났던 여교사와 제자 커플이었습니다. 그쪽은 남자가 성인이 될때까지 참고 기다려서 직업을 갖고 선생님에게 프로포즈를 했다고 합니다. 물론 집안의 반대로 컸고 연상의 선생님 입장에서 결혼을 결심을 하기까지가 쉽지 않은 여정이었겠지요. 

왜 성인이 될 때까지 제라르는 기다리지 못했느냐에 대한 점입니다. 부모의 반발이나 법적인 문제에 대해 이렇게 모를 수 있는 것인지 화가 나더라구요. 결국 다니엘의 자살은 제라르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가 분노하게 되더라구요. 2권을 다 읽고 나서 거기에 대한 결론을 나름 내릴 수 있었지만 1권을 읽으면서는 너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결말을 다 알면서도 정신없이 읽게 되는 면이 있습니다. 담담한 기술인데도 그렇더라구요. 열심히 읽게 되었습니다.

 
 


책 정보

Mourir d'aimer par Pierre Duchesne (1971)
아프니까 사랑이다 1
지은이 피에르 뒤셴
옮긴이 송순
펴낸곳 씽크뱅크
제1판 1쇄 인쇄 2011년 5월 1일 
제1판 1쇄 발행 2011년 5월 6일
디자인 Gem 


   p. 152

   아버지는 내가 성장하는 걸 원치 않았다. 영원히 성장을 멈춘 난쟁이처럼 나이가 30이 돼도 정신연령은 열두 살쯤에서 머무르길 요구하게 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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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시키는 일 Part 2 실천편 - 꿈과 행복을 완성시켜주는 마음의 명령 가슴이 시키는 일 2
김이율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서평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 '순례자의 길'을 도전하는 그런 류의 책일꺼라고 생각했지만 목차를 보니 전혀 아니더라구요. 언제나 이런 어긋남이 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총 3개의 챕터로 나눠져있어서 4~5명의 유명인의 성공 사례들을 소개하고 각 부분이 끝날 때에는 저자의 이야기가 덧붙여져 있습니다.

저자는 원래 카피라이터로 일을 하신 분이고 칼럼을 쓰고 몇 권의 책을 낸 작가시더라구요. 처음 책을 읽어내려갈 때는 경영자 마인드를 알려주는 책 쯤으로 인식을 했었는데 마지막까지 읽으면서 결국 그들이 유명한 사람이 되어 성공 사례로 소개되기까지에는 아주 보편적인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보편적인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쉬운 길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우선 챕터 1을 통해 실패를 딛고 일어선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본죽'으로 성공하기까지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던 김철호. 원하는 길이 어긋나서도 핸디캡을 딛고 일어선 전 KTF 부사장 조서환, '양신'이라 불리우지만 처음엔 실패를 거듭했던 양준혁, 꿈은 한결같았지만 몇번의 고배를 마신 세계 최대 피트니스 클럽 '커버스' 창업자 게리 헤이븐의 이야기가 소개 됩니다.

이들은 정말 다채로운 삶을 살아서 되려 흔하지 않은 케이스일 것 같다는, 평범치 않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지만 결국 실패라는 것은 크고 작은 것을 따지지 않고 보면 누구의 인생에서나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챕터 2에서는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사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챕터 1의 분들도 그러한 이야기가 있긴 했었지만 포인트가 좀 다르더라구요. 챕터 1의 사람들은 성실함이 강조되었다면 챕터 2에서 다루는 사람들은 창의적이라고 표현해야할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해낸 느낌이 강합니다. 

다들 나설 수 없었던 시장에 뛰어든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누구도 하지 않는 새로운 지평을 연 버진그룹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모두 반대했던 24시간 뉴스채널을 만든 CNN 창업자 테드 너터, 기존의 사고를 뛰어넘는 작품을 선보이지만 설명해주지 않는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 옷보다 사람이 돋보여야하기 때문에 단순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조르지오 아르마니까지 자신의 창의적인 부분들을 굳건하게 밀고 나가 결국 성공한 사례들입니다.

위 두 가지가 경영자가 시작의 기점에 서서 사업을 발전시켜나가는 부분에서 이야기 되었다면 챕터 3에서는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더 굳건한 기업으로 이끌어나가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유머러스함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한다는 점이지요. 바꿔 얘기하면 직원들을 아랫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하게 바라보고 존중해주고 진실되게 대한다는 점입니다.

유머러스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창업주 허브 캘러허, 절약을 최대한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직원들에게 돌려주는 샐러리맨의 천국 '미라이 공업'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 손님에 대한 최고의 서비스를 추구하는 일본 최고의 여관 '카가야'의 안주인 오도 다카, 직원의 아이디어가 상품화되기까지 기다려줄줄 아는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3M의 전 CEO 윌리엄 맥나이트로 그 진실된 교류를 이야기합니다.

이 세 가지는 단순히 기업을 경영하는 부분에 필요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발판으로 새로운 시작으로 일어서는 것, 그리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성실히 임하는 것은 어떤 일에도 필요한 마음 가짐입니다. 창의적인 생각과 그것을 밀고나갈 수 있는 강단 또한 그렇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가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만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그러니 당연히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등한시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정리하자면 결국 성실히 살아가는 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물론 그저 성실히만 살아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각 사례들 다음에 덧붙여진  저자의 '플러스 메시지' 부분이 저자의 생각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역시 이 부분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 하나하나가 어찌나 옳은 말인지 다시금 마음에 새기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책 정보

가슴이 시키는 일 Part2 실천편
지은이 김이율 
펴낸곳 판테온하우스 
디자인 푸른다솜향 
초판 1쇄 인쇄 2011년 3월 25일 
초판 1쇄 발행 2011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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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봉 이야기
김종철 지음, 강모림 그림, 고서점 호산방 자료제공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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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TV 프로그램 '놀러와'를 통해서 '세시봉'에서 노래했던 청년들이 가수가 된 이야기를 공개하고 가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요. 함께 콘서트도 열고 다시 '놀러와' 특집을 마련해 출현까지 연결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책으로도 그들의 이야기가 등장했습니다. 사실 처음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는 그리 반가운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잠깐의 인기를 토대로 대충 인터뷰해서 대충 만들어낸 책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책 소개를 보니 전직 기자분이시고 당시 세시봉의 프로그램들을 기획하신 분이라는 설명에 신뢰가 가게 되었습니다.

세시봉은 프랑스어로 'C'est si bon'으로 '아주 좋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It's so good'으로 번역한다네요(p. 167). 1953년에 충무로에 개업을 했다가 중구 서린동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저자는 1966년 처음 조영남을 만났습니다. 당시 출연했던 가수들 이외에 인물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시대상도 등장해서 단순히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더라구요.

크게 4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세시봉 사람들 각각에 대한 이야기와 당시 금지곡에 관한 것들. 그리고 아무래도 당시에는 팝송이나 번안곡을 많이 불렀기 때문에 팝 음악에 관한 이야기도 꽤 많은 부분 등장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인물, 한 인물의 음악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마지막으로는 민중가요와 관련해서 시대상과 관련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아무래도 직접 동시대를 살았고 직접 관여한 분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생생하게 잘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전직 기자분이시라 동시대를 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당시 어떤 분위기였는지를 잘 설명해주는 부분들이 있어서 재밌더라구요. 단순히 한 인물의 업적만을 얘기하면서 과장되게 추켜세워주는 식의 에세이가 아니라서 더 신뢰가 가고 짜임새 있다고 느꼈습니다.

읽으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최근 음악계는 훨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생겨났고 더 많은 기기들이 있는데 왜 6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그 가수들에게 다시 스포트라이트가 가는 것일까, 라는 것에 대해서요. '가수 누군가'가 아니라 '세시봉'에서 노래를 불렀던 그 청년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가는 것은, 제가 내려본 결론으로 아무래도 '목소리'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오직 기타 반주만을 가지고 노래를 불러야했던 가수들에게는 자신만의 목소리 이외의 어떤 것으로도 노래를 표현할 수 없었을테니까요. 

국가가 나서서 음악과 패션 등의 사고방식 마저도 금지하고 나서던 시대. 마음대로 밖을 돌아다닐 수도 없는 묶인 시간들, 장소나 장비도 좋지 않았을 그 시대의 가수들이 주목받는 것은 역시 가창력 이외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방송에 나오지 못하는 금지곡들이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그 당시로 비교해볼 때 참 많은 표현의 자유가 생긴 시대입니다. 그 시대를 들어왔지만 이렇게 음악과 관련한 분의 글로 보니 또 다른 느낌으로 읽게되었던 것 같습니다. 세시봉 멤버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부분에서도 큰 점수를 주게 되더라구요. 강모림의 삽화도 함께 있어서 재미있었구요. 노래가 흥얼거려지고 듣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책 정보

세시봉 이야기
지은이 김종철
그린이 강모림
펴낸곳 (주)북이십일 21세기북스 
1판 1쇄 인쇄 2011년 4월 25일 
1판 1쇄 발행 2011년 4월 30일
디자인 표지 본문 씨디자인

 
* 맞춤법 : p. 81 좆다 -> 좇다


   p. 23

   세시봉은 휴전이 된 해인 1953년에 문을 연 한국 최초의 대중음악감상실이라고 한다. 여주인이 주한 미국 군사고문과 국제결혼을 해서 음악이 풍부했다. 내가 세시봉을 처음 찾아간 1964년 봄에 주인은 60대 중반의 남성으로 바뀌어 있었다.


   p. 167

   이제는 상당히 알려져 있듯이 프랑스어로 'C'est si bon'은 '아주 좋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It's so good'이라고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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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THER & RABBIT
레프트로드(LEFTEROAD) 편집부 엮음 / 레프트로드(LEFTEROAD)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서평

램램 출판사에서 소책자류의 작고 얇은 사이즈의 책들이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데 '레프트로드'와 '모모수'도 함께 하여 같은 크기의 책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출판년도는 몇 년 전이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리즈라 서평을 써봅니다. 

저자는 가죽 커버의 수제 노트를 홍대 프리마켓에서 판매하는 분이라네요. 단순히 가죽만 재료로 제작하시는 분은 아니고 다양한 작품들을 만드시는 것 같습니다. 이 책 안에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죽과 토끼에 관한 저자의 포트폴리오 쯤 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곳곳에 아이디어 노트에서 발췌한 부분이나 시랄지 일기 같은 부분이 덧붙여 있어서 '포트폴리오 쯤'이라는 표현을 써봤습니다. 다음 해에 나온 (2008년) 'Leftroad the other road'라는 책은 '에세이가 주가 되는 포트폴리오에 가까운 것'과 반대적인 것 같습니다. 전반부는 주로 가죽으로 만든 제품들과 후반부는 토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인도 여행에 대한 기록이 짧게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손을 대고 테두리를 그리는 기록은 참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습니다. 손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시는 분이라선지 그런 부지런한 흔적들이 엿보입니다.

어떤 작업의 노하우라던가 정보를 얻기위한 책은 아닙니다. 조금의 힌트는 될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정말 개인적인 에세이라고 볼 수 있구요. 정돈되지 않아서 깔끔한 출판물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겐 안좋은 평가를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이런 느낌의 책이 마치 한 사람의 머릿속을 그대로 재현한 것 같아서 좋더라구요. 그래서 비슷한 류의 시리즈물이 이어지는 것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쓰는 사람마다 색깔이 다르고 글씨가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나 생각이 다르듯 그런 것을 고스란히 담아내서 좋더라구요.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그 만드는 시간들이 쌓여서 대수롭지 않을 수 없는 어떤 것이 담기는 것 같습니다. 

전반부는 가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어른스러운 느낌이랄까 그런 이미지가 있구요. 뒷부분은 귀여운 토끼 캐릭터가 등장해서 소녀적인 면이 있습니다. 하나의 주제만을 담아낸 책은 아니지만 그래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책 속에는 책갈피와 투명 스티커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시리즈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더 다양한 저자들이 여러 색깔의 책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책 정보

Leather & Rabbit, 레프트로드의 가죽과 토끼 이야기
지은이 박정운 
펴낸이 레프트로드 (LeftRoad)
북디자인 레프트로드 
초판 1쇄 2007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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