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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연상의 여교사 다니엘과 사랑에 빠진 제라르는 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하고 가출을 감행하다가 결국 비극적인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 나라에서 흔히 있을 법한 대처가 프랑스에서도 있을 수 있다고 읽으면서 결국 사람 사는 것은 다 비슷하지 않나란 생각에 닿더라구요.
몽블랑 산기슭의 마을로 제라르는 유배되다시피 떠나게 되고 심지어 감시를 당하게 됩니다. 그래도 이 둘은 굴하지 않고 서로를 찾게 되고 결국 더한 비극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경찰에 잡히고 학교로 돌아가게 되지만 제라르는 탈출해서 고향 루앙으로 돌아옵니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폐쇄된 채석장 근처 오두막에서 은둔을 합니다. 제라르가 이런 행동을 할 수록 아버지의 분노는 극을 당할줄을 그는 생각하지 못한채 18살이 되기만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 경찰의 감시 속에서 발견되기 직전 파리로 도망을 치게되고 그 모든 분노의 방향은 다니엘에게로 향하게 됩니다. 제라르의 아버지가 고소를 하게 되고 다니엘은 미성년자 유괴로 판사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법대로 이야기하는 판사에게 줄곧 자신들의 사랑 얘기를 피력하지만 그것은 설득되지 못합니다.
결국 그녀는 감옥에 가게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제라르는 아버지에게 애원합니다. 정신 병원에 들어가게 되는 제라르의 이야기가 자세히 기록되면서 절망을 더합니다. 다니엘은 제라르의 고통에 대해 참지 못하고 판사에게 하소연을 해서 자신이 감옥에 들어가고 제라르는 정신 병원에서 약물 투약을 받지 않게 됩니다. 감옥 안에서 친구를 만들고 익숙해져있는듯한 다니엘이 결국 자살을 택하기까지 편지들이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어쩜 이렇게 둘은 철이 없을 수가 있을까, 아버지의 화를 더해가면서 자신들을 암흑 속으로 집어넣는 행동을 멈추지 않습니다. 조금만 참았다면, 1년 남짓 혹은 2년쯤만 참았어도 둘은 아버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결혼을 해서 그 사랑이 몇 년 지나지 않아 끝이 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잔인한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갈망함을 멈추지 못했고 결국 비극적인 결말까지 닿고 말았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화가 났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그들의 그런 행동들은 결국 너무 순수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법을 생각하기보다 자신들의 사랑에 부끄러움이 없었던 순수함. 부모의 감정을 생각하기 보다 자신들의 감정이 더 중요했던 순수함. 그래서 미성년과의 사랑도 개의치않았으며 부모를 대화로 설득할 수 있다고 믿었으면서도 결국 아무 얘기도 하지 못했던 다니엘의 모습은 그 시대의 한 인간상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곧은 생각과 여린 성품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과 다른 세상에서 약삭빠르게 살아갈 수 없었던 것이겠지요. 그런 이해를 하긴 했지만 여전히 저는 이 둘의 행동이 너무 어려보인다 생각이 드는 것은 자신도 역시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런 투덜거림과 분노가 있었지만 이 책에는 정신없이 읽게 될 정도의 마력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랑이 어긋남 없이 불행함 없이 아름답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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