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 이야기
김종철 지음, 강모림 그림, 고서점 호산방 자료제공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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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TV 프로그램 '놀러와'를 통해서 '세시봉'에서 노래했던 청년들이 가수가 된 이야기를 공개하고 가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요. 함께 콘서트도 열고 다시 '놀러와' 특집을 마련해 출현까지 연결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책으로도 그들의 이야기가 등장했습니다. 사실 처음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는 그리 반가운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잠깐의 인기를 토대로 대충 인터뷰해서 대충 만들어낸 책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책 소개를 보니 전직 기자분이시고 당시 세시봉의 프로그램들을 기획하신 분이라는 설명에 신뢰가 가게 되었습니다.

세시봉은 프랑스어로 'C'est si bon'으로 '아주 좋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It's so good'으로 번역한다네요(p. 167). 1953년에 충무로에 개업을 했다가 중구 서린동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저자는 1966년 처음 조영남을 만났습니다. 당시 출연했던 가수들 이외에 인물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시대상도 등장해서 단순히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더라구요.

크게 4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세시봉 사람들 각각에 대한 이야기와 당시 금지곡에 관한 것들. 그리고 아무래도 당시에는 팝송이나 번안곡을 많이 불렀기 때문에 팝 음악에 관한 이야기도 꽤 많은 부분 등장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인물, 한 인물의 음악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마지막으로는 민중가요와 관련해서 시대상과 관련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아무래도 직접 동시대를 살았고 직접 관여한 분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생생하게 잘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전직 기자분이시라 동시대를 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당시 어떤 분위기였는지를 잘 설명해주는 부분들이 있어서 재밌더라구요. 단순히 한 인물의 업적만을 얘기하면서 과장되게 추켜세워주는 식의 에세이가 아니라서 더 신뢰가 가고 짜임새 있다고 느꼈습니다.

읽으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최근 음악계는 훨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생겨났고 더 많은 기기들이 있는데 왜 6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그 가수들에게 다시 스포트라이트가 가는 것일까, 라는 것에 대해서요. '가수 누군가'가 아니라 '세시봉'에서 노래를 불렀던 그 청년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가는 것은, 제가 내려본 결론으로 아무래도 '목소리'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오직 기타 반주만을 가지고 노래를 불러야했던 가수들에게는 자신만의 목소리 이외의 어떤 것으로도 노래를 표현할 수 없었을테니까요. 

국가가 나서서 음악과 패션 등의 사고방식 마저도 금지하고 나서던 시대. 마음대로 밖을 돌아다닐 수도 없는 묶인 시간들, 장소나 장비도 좋지 않았을 그 시대의 가수들이 주목받는 것은 역시 가창력 이외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방송에 나오지 못하는 금지곡들이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그 당시로 비교해볼 때 참 많은 표현의 자유가 생긴 시대입니다. 그 시대를 들어왔지만 이렇게 음악과 관련한 분의 글로 보니 또 다른 느낌으로 읽게되었던 것 같습니다. 세시봉 멤버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부분에서도 큰 점수를 주게 되더라구요. 강모림의 삽화도 함께 있어서 재미있었구요. 노래가 흥얼거려지고 듣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책 정보

세시봉 이야기
지은이 김종철
그린이 강모림
펴낸곳 (주)북이십일 21세기북스 
1판 1쇄 인쇄 2011년 4월 25일 
1판 1쇄 발행 2011년 4월 30일
디자인 표지 본문 씨디자인

 
* 맞춤법 : p. 81 좆다 -> 좇다


   p. 23

   세시봉은 휴전이 된 해인 1953년에 문을 연 한국 최초의 대중음악감상실이라고 한다. 여주인이 주한 미국 군사고문과 국제결혼을 해서 음악이 풍부했다. 내가 세시봉을 처음 찾아간 1964년 봄에 주인은 60대 중반의 남성으로 바뀌어 있었다.


   p. 167

   이제는 상당히 알려져 있듯이 프랑스어로 'C'est si bon'은 '아주 좋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It's so good'이라고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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