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색 캔버스 - 16세 여름 스기하라 사야카 시리즈 2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서평

 

다작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저자 아카가와 지로는 여러 시리즈물을 써내고 있는데요. 시리즈물이 지속적으로 출간될 수 있는 이유는 인기 덕분이겠지요. '유령' 시리즈,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드라마화된 작품만 64편에 12편이 영화화되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스기하라 사야카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흥미롭게도 주인공인 스기하라 사야카가 1988년 데뷔, 15살을 시작으로 한 살씩 성장하는 컨셉으로 매년 소설을 낸다고 합니다. 2012년인 지금은 39세가 되었으니 인기 없이는 20년 이상 지속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이제 번역 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장르로 보자면 탐정물에 가까운 추리물이지만 여고생이 (전작에서는 여중생) 사건에 말려들어 추리를 하는 추리물치고는 좀 무거운 사건을 다루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거운 추리물이라고 하기엔 수사 과정이나 사건의 진상 자체가 섬세하게 다뤄지지 않는 면에서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무겁고 가벼운 양단을 적절하게 옮겨다니는 것이 이 시리즈의 특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히려 수사 1과 형사가 추리를 하는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는 좀 가벼운 편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다고 코믹물이라기엔 진중하지만요.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코믹이라고 단정지을만큼 본격적으로 웃기려는 소설에서도 진중함을 유지하려는 것 같은 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야카와가 시리즈)

 

반대로 무겁고 심각한 사건을 다루면서도 너무 깊게 가지는 않습니다. 읽고나서 독자로 하여금 감정적 타격을 완화시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그 적절성이야말로 아카가와 지로가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너무 무겁다보면 트라우마가 크게 되고 너무 가볍다보면 이 책 자체를 읽어야할지 좀 가치가 적다는 기분이 드니까요.

 

이번 이야기도 역시 그렇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스기하라 사야카. 전작에서 동네와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것을 염두해둬선지 이번엔 장소를 달리하여 S고교 브라스 밴드부 합숙을 가게됩니다. T고원에 있는 합숙소로 떠난 사야카는 중학교 선생님이었던 안자이 기누코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야카의 친구인 교코가 찾아와 사야카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곧 괜찮다고 전화가 오는 사야카. 걱정이 되어 두 사람은 합숙 장소로 찾아가게됩니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마을 청년을 만나게 되고 마을 사람들의 긴장감이 고조되는듯한 분위기를 느낍니다. 사야카에게도 고의적인 듯한 일이 계속되고 사건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군청색 그림을 그리는 화가 사쿠라 미쓰마사를 중심으로 숨겨진 이야기들과 함께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추리를 하며 진상에 다가가는 느낌의 소설이라기 보다는 정신없이 당하고 나서 사야카만이 진상을 눈치채는 방식이랄까요. 전작에서는 무모하게 사건에 뛰어드는 소녀로 그려졌다면 이번 이야기에서는 피하기 급급한 피해자처럼 그려진 것이 차이일 것 같습니다

 

사야카의 별명처럼 상쾌한 여름 하늘이었다.

그 푸름이 사쿠라의 캔버스에 그려진 군청색으로 물들려면 조금 더 시간이 흘러야겠지. 청춘의 하늘은 우선 이 상쾌한 푸름으로 충분하다. (p. 252-3)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군청색 캔버스로, 그 반대되는 사야카를 주인공으로 그들의 진상을 꿰뚫어보는 이야기. 소설 자체도 재밌었지만 마지막에 '군청색 캔버스'에 대한 저자의 의견 역시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상을 궁금해하는 스기하라 사야카가 형사나 탐정이 되면 딱 맞을 것 같은데 그러다보면 형사물이나 탐정물이 되니 그렇게 되진 않겠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17살의 사야카는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해집니다.

 

 

 

 

 

책 정보

 

Gunjoiro no Canvas by Jiro Akagawa (1989)

군청색 캔버스

스기하라 사야카 16세 여름

지은이 아카가와 지로

펴낸곳 씨엘북스

초판 1쇄 찍음 2012년 8월 12일

초판 1쇄 펴냄 2012년 8월 20일

옮긴이 한성례

디자인 enter design

일러스트레이터 www.yuhaillu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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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48 걸스 - 꿈꾸는 악동들의 초상
나라 요시토모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아트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책은 팝 아티스트 요시토모 나라의 글과 그림을 엮은 책입니다. 치쿠마쇼보의 PR지 '치쿠마'의 표지를 그렸는데 그 중 3년치 36장에 12장의 그림을 더했다고 합니다. 표지 뒤에 썼던 글과 본인의 일기에서 골라 엮은 책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아티스트이지만 혹시 모른다고 해도 그림 자체가 워낙 독특해서 금방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 독특한 대두 얼굴에 큰 눈, 표독스런 표정을 한 캐릭터는 다른 작가들에게서 볼 수 없는 특이한 느낌이 있지요. 그런데도 뭔가 눈길을 끄는듯한 표정에 색감까지 독특하지 않나 싶습니다.

 

찾아보니 일본의 네오 팝(Neo POP)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라고 합니다. 일본 대중 문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국내에서도 유명해서 그가 프로듀스한 도쿄의 'A to Z' 카페를 다녀왔다는 여행기도 많지요.

 

국내에서는 동화책인 '너를 만나 행복해'와 자전적 에세이집 '작은 별 통신'이 번역 출간되었구요. 그 밖에도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르헨티나 할머니', '하드보일드 하드 럭', '데이지의 인생' 속에 그의 그림이 있습니다.

 

따로 제목이 없는 글들이다 보니 목차에는 48명의 소녀들의 그림이 대신 썸네일로 들어가 있어서 좋습니다. 글들은 시에 가까운 짧은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제게 요시토모 나라! 하면 가장 떠오르는 그림은 표독스러운 여자 아이거나 반대로 인자한 표정을 하고 있는 듯한 묘한 여자 아이로 양분화되는데요. 이 책 안에는 물론 그런 소녀들도 등장하고 그 밖에도 다른 모습의 그림들도 많아서 즐겁게 봤습니다.

 

때로운 어둡기도 하고 때로는 긍정적이기도한 글들에서 비록 짧지만 나라 요시토모라는 사람의 일면을 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세상엔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캐릭터가 있지만 요시토모 나라가 주는 한 소녀의 그림이 어찌도 이렇게 눈길을 잡아 끄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표정도 단순한 것 같기도 한데 말이지요. 저는 그의 그림 속에서 좋은 점을 꼽으라면 색감이 아닐까 싶은데요. 몽환적이기도 하고 어두우면서도 밝은 우주가 떠오르는 그런 면이 좋달까요. 그런 의미에서 그의 그림을 책으로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글 역시도 그랬습니다.

 

 

 

 

 

 

책 정보

 

NARA 48 GIRLS by Nara Yoshitomo (2011)

나라 48 걸스

지은이 나라 요시토모

발행처 (주)시공사

2012년 9월 11일 초판 1쇄 인쇄

2012년 9월 20일 초판 1쇄 발행

옮긴이 김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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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협의 남쪽
이토 다카미 지음, 최윤정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로 제32회 문예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하여 몇 작품으로 수상, 후보에 거론되었고 '8월의 기 위에 버리다'로 제13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을 읽은 셈인데 얼마전 1995년에 쓴 데뷔작을 읽고 10년이 넘은 후에 집필한 이 소설을 읽으니 감회가 좀 새로웠습니다.

 

순수 문학을 읽으면서는 아무래도 생각이 많아지는 편인데요. 장르문학에서는 범인이나 트릭, 진상에 집중하면 되지만 순수 문학은 극중 캐릭터에게 투영된 저자의 가치관을 읽어내려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삶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여러 생각들이 떠오르는 편입니다. 읽은 후의 잔상도 꽤 길구요.

 

이 소설의 주인공 이하라 히로시는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홋카이도로 가게 됩니다. 아버지는 이미 10년도 더 전부터 헤어진 상태고 그나마 마지막 연락을 받은 것도 10년쯤 되었습니다. 홋카이도가 고향이고 모든 친척들이 다 홋카이도에서 살고 있지만 히로시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내륙지방으로 떠나 새 삶을 시작합니다.

 

고베와 오사카 쪽에서 살게 되고 주인공 히로시도 그곳에서 태어납니다. 할아버지의 병문안을 하는 행적과 함께 아버지에 대한 회상씬이 종종 삽입되면서 주로 히로시의 독백과도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렇다보니 홋카이도나 간사이에 대한 문화라던가 인식, 살아온 방식이나 시대감들이 종종 소설 속에 드러납니다.

 

이 여행의 동행인 아유미와의 관계 역시 그러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데요. 그녀의 집안도 마찬가지로 홋카이도를 떠나 간사이(고베와 오사카 일대의 지방)에서 자랐습니다. 히로시와는 육촌 간입니다. 소꼽친구이지만 더 깊은 관계이기도 한 두 사람은 친족 결혼이 허락되는 일본 내에서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쉽게 만나는 것이 아닌, 미묘한 뉘양스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평범한 아버지가 아니라 바람을 피고, 사업을 하고 어머나와의 관계가 좋지 못하고 헤어지고 그런 일련의 과거들이 불연속된 시점으로 서술되곤 합니다. 아버지보단 어머니의 생김을 닮았다는 히로시의 어린 시절의 생각부터 여러 면에서 아버지와 닮지 않은듯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자신이 아버지와 비슷함을 깨달아갑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흥미로운 점은 자신이 아버지의 분신같달까 비슷하기에 피가 진하다는 부분을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슷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행동을 가늠할 수 있는 면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해'가 아닌 '가늠'의 범위에서요.

 

아버지는 무언가를 쫓으며 살고자 했지만 결국 그것을 찾지 못한 것 같아 어머니도 아들인 자신도 불행하게 했지만 그것을 아버지 탓이라고 원망하거나 싫어하는 모습이 그려지진 않습니다.

 

마지막에 자신의 행보를 결정짓는 결말을 통해서 히로시는 아버지와 자신은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홋카이도 태생인 아버지와 달리 내륙지방 태생인 자신. 아버지와 닮지 않았다고 운운했지만 결국 닮은 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신이며 그것을 못내 두려워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도 아닌 아유미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도 그렇고 - 아버지는 두 여인을 불행하게 했지요. - 아유미를 진작에 잡지 못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였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이번 홋카이도 행을 통해서 자신과 아버지의 공통점과 다른점을 명확히 발견하고 생각을 정리했기에 아유미와의 관계를 결정지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드네요.

 

아무리 허술한 부모라도 어린 자식의 눈에는 무엇이든 대단해보이고 그렇지 않다고 한들 좋은 관계가 바로 부모와 자식이겠지요. 그러나 커 가면서 이 괴리를 발견한다 하여 자식된 입장에서 부모를 무시하게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는 또 다른 한 인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그것이 한 인간의 진정한 성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책 정보

 

Kaikyo no Minami by Ito Takami (2009) 

해협의 남쪽

지은이 이토 다카미

펴낸곳 씨엘북스

초판 1쇄 찍음 2012년 9월 25일

초판 1쇄 펴냄 2012년 10월 3일

옮긴이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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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괴 따위 안 해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서평

 

그리 무겁지 않은 추리물로 인기 시리즈물을 써내고 있는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박장대소보다는 '피식'하는 스타일의 코믹한 타입이 일본식 추리물인 것 같은데요. 본격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조금 가볍고 그렇다고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기엔 의외로 사건이 묵직한 특유의 장르를 써나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일본 추리물의 한 방향이기도 한 것 같구요.

 

이번 이야기도 역시나 일종의 추리물이라고 할 수 있긴 한데 더 가볍고 추리를 하는 인물이 없습니다. 간혹 일본 소설들을 읽다보면 저자가 만든 캐릭터들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나란 생각을 자주하게 되는데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도 역시 그랬네요.

 

'이카가와 시 시리즈'에서는 엉뚱한 탐정 우카이가,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시리즈'에서는 부잣집 아가씨인 경찰이(추리는 그녀의 집사로부터), '코이가쿠보가쿠엔 고등학교 탐정부 시리즈'에서는 고등학생 탐정부 학생들이 추리를 하지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갓 20살의 대학생이 주인공입니다. 물론(?) 이 학생은 추리를 하지는 않습니다. 사건에 말려드는 장본인이지요.

 

혼슈의 최서단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로 인구는 약 30만 명인 야마구치 현의 시모노세키라는 시가 이야기의 배경이 됩니다. 시골도 아니지만 도회지라고 하기에도 좀 부족해서 아르바이트 자리도 별로 없는 그런 곳. 덕분에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주인공 다루이 쇼타로는 선배 고모토 가즈키의 타코야키 트럭을 대신 넘겨받게됩니다.

 

더운 여름날 뜨거운 타코야키가 잘 팔리지도 않을듯하여 시모노세키와 바다를 사이에 끼고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기타큐슈 시 모지 구, 모지 항 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장사를 하러 나가게됩니다. 그곳에서 괴한(?)들에게 쫓기는 한 여고생을 구해주면서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이 소녀는 야쿠자 하나조노 파의 딸이었습니다.

 

피가 섞이지 않은 동생의 병원비를 마련하고 싶다는 하나조노 에리카에게 쇼타로는 가짜 유괴를 계획하자고 제안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선배에게 도움을 청하고 선배의 계획대로 가짜 유괴를 실행에 옮깁니다.

 

그런데 완벽해보였던 계획을 실행하고 자축을 한 다음날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돈이 없어지고 시체가 등장하고 이야기는 지금까지의 가벼운 상황에서 변화되어 돌연 추리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나아갑니다.

 

대충의 이야기는 이렇구요. 워낙 작가가 유머러스한 추리물을 쓰긴 하지만 각 시리즈마다 어느 면에서는 진지하게 임하는 요소가 배치되어있었다면 이 소설은 시종일관 조금 가벼운 편입니다. 그래서 시체가 등장하긴 해도 그리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구요. 야쿠자가 나온다고 해서 특유의 거친 느낌조차 없습니다. 귀여운 편이랄까요. 애처롭기까지한 면이 있지요.

 

그래도 역시나 히가시가와 도쿠야답게 트릭은 꽤 괜찮았구요. 마지막에 추리를 하는 인물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가벼운 느낌이다보니 추리를 하는 인물이 그리 두드러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장 유능한 캐릭터로 나와서 반전이 없었달까요.

 

좋아하는 작가이긴 하지만 이런 요소가 살짝 아쉬워서 별은 네 개만 매겨봅니다. 그리 무겁지 않은 추리물을 읽기엔 히가시가와 도쿠야 소설이 딱 좋은 것 같은데 다른 소설보다도 더 이 책이 가벼워서 쉽게 읽히는 면이 있습니다.

 

 

 

 

 

 

 

책 정보

 

Mouyukai Nante Shinai by Higashigawa Tokuya (2008)

이제 유괴 따위 안 해

지은이 히가시가와 도쿠야

발행처 (주)서울문화사

발행일 초판 1쇄 2012년 7월 23일

발행일 초판 1쇄 2012년 7월 30일

옮긴이 현정수

디자인 홍혜정, 송윤형

일러스트 배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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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케이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다케우치 유코 주연의 일본 드라마 '스트로베리 나이트'가 스페셜 드라마를 시작으로 드라마, 영화까지 방송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스트로베리 나이트는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구요. 실제 드라마 상에서는 이 시리즈의 몇 편이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드라마를 볼 당시에는 왜 이렇게 분류해놨을까 궁금했는데 이렇게 알고 보니 원작 소설이 각각 있어서 편이 나눠져있었구나 싶더라구요. 남자들의 세계로 느껴지는 형사물 속에서 사실 여자 주인공은 그리 새롭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남성성이 중시되고 게다가 경시청 수사1과의 살인범 수사 10계의 한 반을 맡고 있는 히메카와 레이코. 그녀는 아직 서른 전인데도 중책을 맡고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거칠게 버텨왔는지를 알 수 있지요.

 

이 시리즈의 1편 '스트로베리 나이트'에서 히메카와 레이코는 살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특유의 감으로 관련성을 유추해가는 인물로 등장했습니다. 정보를 얻기 위한 어떤 루트도 불사하지 않는 동료인 칸테츠와 대조적으로 묘사되곤 했지요. 이번 편에서는 또 다른 반인 쿠사카와 대조적으로 그려집니다.

 

1편에서의 이야기는 좀 분산되어 있는 수많은 사건들이 모이고 모여서 마지막에 진실이 드러나는 방식을 취했다면 이번 2편에서는 한 가지 사건을 진득하게 다룹니다. 한 사건 안에 들어있는 내막을 캐고 캐내는 류의 방식이지요.

 

드라마 속에서도 이 '소울 케이지' 편은 상당히 충격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낸 면이 있어서 원작을 참 기대했었는데요. 흥미롭게도 동일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나누면서 읽게 되더군요. '히메카와 레이코'라는 인물만해도 드라마에서 그려진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양쪽을 모두 감상한 사람에게 비교할 수 있는 특권같은 것이 아닐까 싶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안타까운 면은 시점이 여러 캐릭터로 옮겨다니긴 하지만 아무래도 사건이 중심이다 보니 드라마보다는 히메카와 반의 여러 인물들이 자세하게 그려지지는 않았다는 점 정도랄까요. 키쿠타도 완전 다른 캐릭터로 나오고 히메카와의 관계도 드라마와는 조금 다릅니다. 물론 드라마보다 좀 나은 면도 있기는 할 것 같지만 읽는 분들의 재미를 위해 자세한 내용은 쓰지 않겠습니다.

 

사건 자체는 절단된 한쪽 손이 발견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표지에도 강렬하게 드러나있지요. 누구의 손인지 시체인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아서 수사원들은 탐문을 계속합니다. 탐문 수사를 하는 부분이 길면 지루하지만 너무 짧아도 정통 형사물 같은 않은 면이 있는데 혼다 테쓰야는 그 적절한 선을 잘 넘나드는 것 같습니다. 1편에서도 느꼈거든요.

 

동료 의식도 잘 나타나지만 다른 반끼리의 라이벌 의식도 처절하게 그려내는 스릴도 있습니다. 1편이 보이지 않는 범인과의 싸움이었다면 2편은 함께 수사하는 동료와의 싸움을 그린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부딪히는 일이 많습니다. 감이 좋아 추리를 하는 형사와 자료를 기반으로 차곡히 분석해야한다는 형사의 대립이 두드러집니다.

 

1편과 비교했을 때 2편은 사회파 미스터리 같은 소재를 사용하지 않았나란 생각도 들더라구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이야기 속에 이오카는 여전히 등장하여 코믹한 임무를 해나갑니다. 이오카가 드라마에서는 좀 중년 아저씨로 나오지만 소설 속에서는 젊은 형사로 나와서 적응이 좀 안되긴 합니다.

 

누가 진정한 악인이냐고 물었던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이라는 소설이 생각납니다. (이쪽도 영화화 되었지요.) 여러 사회의 부조리함이나 사기, 부성애 등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단순히 사건만을 다루는 추리물이 아니라 형사들의 이야기를 세밀히 그려낸 형사물로써도 수작이고 사건 자체만을 다룬 부분도 괜찮고 1편에 비해 실망감을 주기는 커녕 더 재밌었던 2편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시머트리', '감염유희'가 드라마에 쓰였고, '인비저블 레인'으로 영화화되었습니다. 이 원작들이 국내에서 속히 번역되기를 기다려봅니다. '지우'라는 경찰소설을 통해서도 혼다 테쓰야는 히메카와 레이코와는 또 다른 여경을 그렸습니다. 이 외에 또 다른 소설도 일본에서 드라마화된다고 하니 역시 독자들이 느끼는 평가는 비슷하지 않나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작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책 정보

 

Soul Cage by Tetsuya Honda (2007, 2009)

소울 케이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02)

지은이 혼다 테쓰야

펴낸곳 씨엘북스

초판 1쇄 찍음 2012년 9월 10일

초판 1쇄 펴냄 2012년 9월 18일

옮긴이 한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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