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색 캔버스 - 16세 여름 스기하라 사야카 시리즈 2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서평

 

다작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저자 아카가와 지로는 여러 시리즈물을 써내고 있는데요. 시리즈물이 지속적으로 출간될 수 있는 이유는 인기 덕분이겠지요. '유령' 시리즈,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드라마화된 작품만 64편에 12편이 영화화되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스기하라 사야카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흥미롭게도 주인공인 스기하라 사야카가 1988년 데뷔, 15살을 시작으로 한 살씩 성장하는 컨셉으로 매년 소설을 낸다고 합니다. 2012년인 지금은 39세가 되었으니 인기 없이는 20년 이상 지속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이제 번역 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장르로 보자면 탐정물에 가까운 추리물이지만 여고생이 (전작에서는 여중생) 사건에 말려들어 추리를 하는 추리물치고는 좀 무거운 사건을 다루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거운 추리물이라고 하기엔 수사 과정이나 사건의 진상 자체가 섬세하게 다뤄지지 않는 면에서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무겁고 가벼운 양단을 적절하게 옮겨다니는 것이 이 시리즈의 특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히려 수사 1과 형사가 추리를 하는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는 좀 가벼운 편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다고 코믹물이라기엔 진중하지만요.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코믹이라고 단정지을만큼 본격적으로 웃기려는 소설에서도 진중함을 유지하려는 것 같은 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야카와가 시리즈)

 

반대로 무겁고 심각한 사건을 다루면서도 너무 깊게 가지는 않습니다. 읽고나서 독자로 하여금 감정적 타격을 완화시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그 적절성이야말로 아카가와 지로가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너무 무겁다보면 트라우마가 크게 되고 너무 가볍다보면 이 책 자체를 읽어야할지 좀 가치가 적다는 기분이 드니까요.

 

이번 이야기도 역시 그렇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스기하라 사야카. 전작에서 동네와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것을 염두해둬선지 이번엔 장소를 달리하여 S고교 브라스 밴드부 합숙을 가게됩니다. T고원에 있는 합숙소로 떠난 사야카는 중학교 선생님이었던 안자이 기누코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야카의 친구인 교코가 찾아와 사야카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곧 괜찮다고 전화가 오는 사야카. 걱정이 되어 두 사람은 합숙 장소로 찾아가게됩니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마을 청년을 만나게 되고 마을 사람들의 긴장감이 고조되는듯한 분위기를 느낍니다. 사야카에게도 고의적인 듯한 일이 계속되고 사건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군청색 그림을 그리는 화가 사쿠라 미쓰마사를 중심으로 숨겨진 이야기들과 함께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추리를 하며 진상에 다가가는 느낌의 소설이라기 보다는 정신없이 당하고 나서 사야카만이 진상을 눈치채는 방식이랄까요. 전작에서는 무모하게 사건에 뛰어드는 소녀로 그려졌다면 이번 이야기에서는 피하기 급급한 피해자처럼 그려진 것이 차이일 것 같습니다

 

사야카의 별명처럼 상쾌한 여름 하늘이었다.

그 푸름이 사쿠라의 캔버스에 그려진 군청색으로 물들려면 조금 더 시간이 흘러야겠지. 청춘의 하늘은 우선 이 상쾌한 푸름으로 충분하다. (p. 252-3)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군청색 캔버스로, 그 반대되는 사야카를 주인공으로 그들의 진상을 꿰뚫어보는 이야기. 소설 자체도 재밌었지만 마지막에 '군청색 캔버스'에 대한 저자의 의견 역시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상을 궁금해하는 스기하라 사야카가 형사나 탐정이 되면 딱 맞을 것 같은데 그러다보면 형사물이나 탐정물이 되니 그렇게 되진 않겠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17살의 사야카는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해집니다.

 

 

 

 

 

책 정보

 

Gunjoiro no Canvas by Jiro Akagawa (1989)

군청색 캔버스

스기하라 사야카 16세 여름

지은이 아카가와 지로

펴낸곳 씨엘북스

초판 1쇄 찍음 2012년 8월 12일

초판 1쇄 펴냄 2012년 8월 20일

옮긴이 한성례

디자인 enter design

일러스트레이터 www.yuhaillu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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