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기 전엔 죽지마라 - 떠나라, 자전거 타고 지구 한바퀴 1
이시다 유스케 지음, 이성현 옮김 / 홍익 / 2005년 8월
절판


유콘 강을 며칠씩 여행하면서, 존 하치의 말이 모두 사실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이틀 정도로 카누 여행을 경험했다면, 유콘 강의 참모습을 느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몇 날 며칠을 강의 물살에 흔들리면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자연 속을 지나고, 거기서 먹을 것을 얻고, 그안에서 삶에 대해 관조할 수 있을때 비로소 유콘강을 정면으로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나 더 흥미 있게 느낀 것은 바로 시야의 차이였다. 카누에서 본 세상은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본 세상과는 전혀 달랐다. 수면이 바로 내 코앞에 가까이 있고, 아주 낮은 위치에서 강의 양쪽 기슭에 있는 숲을 바라보노라면, 그 높이의 시선으로 살아간다면 인간은 누구나 자연에 대해 보다 겸손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밤, 그토록 기다리던 것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밤하늘에 드리워진 그 커튼과 같은 빛, 오로라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홋카이도 3인조는 오로라를 향해 보석보다 아름답다며 외쳐 댔고, 예삿일에는 미동도 안 하는 야마토조차도 입을 떡 벌린 채 넋을 잃었다.
저 빛이 나로 하여금 유콘 강으로 오게 했다는 생각에, 나는 존 하치가 그랬던 것처럼 경외심과 감사의 마음으로 중얼거렸다.
"여기에 오게 해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47-48p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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