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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 (반양장)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진작가 김영갑님은 이제 고인이 되셨다 한다.님께서 그리도 아끼고 쓰다듬던 그 제주도에서...
그분은 루게릭병을 앓아가며 사진갤러리를 꾸미셨다..가족들이 만류했다..지인들도 화를 내었다. 왜 아까운시간을 그런 하찮은 일에 소비하냐구 오늘이라도 제대로 치료를 받아보자했다..지인들은 병이 그렇게 악화되었는데 그까짓 갤러리가 다 무슨소용이냐구 했다.하지만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았던 작가는 쓰러지는 날까지 또다른 허락된 하루를 희망했다.
섬사람들은 불혹의 나이가 되도록 밥벌이도 못한다고 그에게 핀잔을 준다..장가도 못 갔다고...섬노인들의 이야기상대가 되어주고 잠자리를 끼니를 제공받기도 했다.
날마다 사진만을 생각하다가 돌아간 작가는 같은 곳을 수백번 반복해서 찾아갔지만 늘 새로운것을 만난다고 말한다..
각종 기록할 것들도 많고 다양한 수단과 방법도 많지만 난 이런 사진을 참 좋아한다..이책 73Page에 나오는 사진을 보면 같은 장소인데 시간은 다르다..작가는 그곳을 그렇게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또 정말 환상인 사진 둘 97page에 나오는 이리저리 흔들리는 풀사진이다..풀밭을 거닐며 그풀들처럼 내몸도 흔들리도록 두고 싶어진다...바람소리도 들리고 풀소리도 들리고..
그것은 진정 그의 눈이 시인의 눈이요.화가의 눈이요...사진작가의 눈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의 사진으로 자연의 경이로움과 황홀경과 행복을 느낀다면 그건 작가가 그런눈으로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