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아이들
커티스 시튼펠드 지음, 이진 옮김 / 김영사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호밀밭의 파수꾼]을 압도한 21세기 새로운 고전의 탄생! ------------요것이 표지에 실린 나를 압도한 문구이다.

이제 갓 고등학교 진학한 '리 피오라' 라는 여학생의 눈으로 본 그것도 상류층이 주로 다니는 명문사립학교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우리가 십대였을때 갓 고등학교에 입학했을때 어떠했을까? 물론 미국처럼 십대의 성장이 빠른것도 아니고 성의식이 개방된것도 아니었다.. 한참 사춘기를 겪고 있을 시기의 아이들의 심리는 정말로 복잡하기 그지 없다.. 모든사람들이 자신만을 바라보는 것 같고 그렇기에 그눈길을 피하고 싶기도 하고 때론 자신을 발견해주지 못한것에 대해 섭섭함까지 양면성을 골고루 지닌 존재인것이다.  생전처음보는 아이들이 한반이 되었을때 처음 말 걸어주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내가 그런 존재여야 하거나...거기에 대꾸를 어찌해야 하는지도 망설여지는 나날이 계속된다.

이학교 '얼트사립 고등학교'는 또한 기숙학교이다.. 한명 또는 여러명씩 한방을 사용하는데 이것 역시 리에겐 고민의 연속적인 배경을 제공한다. 대부분이 부유하게 자란 아이들 속에서 자신이 장학생인것을 내비치지 않을려고 하는 리의 마음은 우리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그런 부분이 아닐까?  참 리의 룸메이트중 신준이라는 한국학생도 있는데 그애가 숨겨놓은  마른오징어가  그렇게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취급당한다는걸 난 이책을 읽고서야 깨달았다. ㅎㅎㅎ 여러방면에서 리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구분짖는걸 두려워하고 누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한다..심지어 누가 지나치다가 쓸데없는 질문을 해도 표정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대답은 짧게 혹은 길게 해야할지...이런 자신의 행동이 미래에 이 질문한 학생과의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맘속으로 자신에게 물어보곤한다..

첨엔 이런 섬세한 감정표현때문에 내가 이 아이의 맘속을 거닐고 있는듯 했다.. 그애가 소심할때도 룸메이트에게 한번씩  허세를 부릴때도 난 옆에서 거들어주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다. 언제나 한발짝씩 다가가는 속도가 느린 아이! 기회를 놓쳐버려 후회가 되어도 자기합리화시켜 버리는 아이!...나의 십대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맘이 콩닥콩닥 뛰었다..그것이 내가 이렇게 두꺼운 책을 놓치못하고 읽어내린 이유이다.  이렇게 자신의 심리가 복잡한것을 내버려 두며 결국엔 맘에 꼭 맞는 '마사'라는 아이를 발견하게 되고 2,3,4학년까지 이 아이와 같은 방을 쓰게 된다.. 마사와 지내면서 좀 더 솔직해지고 친구란 배려와 신뢰와 충고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으며  영원한 친구이기를 소망한다.

물론 이책은 우리의 십대들과 뭔가가 다르긴 할꺼다..실지로 리가 자신이 아직까지도 처녀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못하다는 소릴 했으니 그정도가 어느수준인지 짐작이 간다... 1학년때 우연히 깜짝휴일에 같이 오후를 보냈던 크리스 슈가맨이란 남학생을 몇년에 걸쳐 짝사랑하며 기다린 리는 드디어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하지만 리는 무엇이 그리 당당하지 못했던 건지..아니면 자신은 다른 여학생과 다르다는걸 표현하고 싶었던건지 그에게 자신과 사귀는걸 비밀로 해달라고 한다..후에 크리스는 그런 리를 사무적이라고 표현했고 ..리는 내가보기에도 너무나 수동적인 자세로 크리스를 만났던것 같다. 늘 그가 아무도 모르는 밤에 그녀를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랬고  솔직한 사귐이 없는 육체적인 사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크리스를 그리워한다..후에 이 첫사랑이 그녀의 이상형이 된다..

얼트를 다니는 내내 성적이 그리 좋지 못했던 리는 겨우 졸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은 아니지만 평범한 범주에서는 잘 간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대학에 진학을 하게 된다. 졸업을 하기직전에 뉴욕타임즈지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녀내면에 있던 생각들이 모두  나오게 되었고 기자는 그것을 그녀가 그 학교를 4년동안 다닌 느낌의 전부인양 기사를 써버리고 리는 자신이 엄청난 실수를 했다는걸 깨달게 된다..그기사에는 자신이 왜 이 얼트사립고등학교를 택했는지...이 학교를 선택함으로서 자신이 누릴 수 없었던 것들을 누리고 싶었던 어린소녀의 동경과 부모님에 대한 동정까지 그녀의 맘속을 들키고 만다..왜 그랬을까 이제까지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던 부유한 아이들에 대한 생각들 자신이 얼마나 소외감을 느끼고 살았는가에 대해서 그렇게 생면부지의 기자에게 다 털어놓았을까 후회해 보지만 이미 때를 놓친 후였다. 여기에서 이 아이는 또하나를 배웠을것이다..

이책을 쓴 커티스 시튼펠트는 열여섯의 나이로 [세븐틴]소설 콘테스트에 입상을 했단다.. 이책이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고 뉴욕타임즈선정 2005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평대로 참으로 정직한 책이었다.. 내 십대의 기분이 이러했을거라고 이 작가는 대변해준다... 지금은 잃어버린 여린감성..마치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섬세한 심리 묘사..늘 관심을 들키지 않고 하나하나 지켜보는 리의 행동까지 지금 십대라면 이소설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것 같다..나또한 그시절의 나를 돌이켜보며 이제 곧 감정의 기복이 심한  십대가 될 나의 아이들을 대할때 자습서 역할을  톡톡히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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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8-04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들어있는데......꼭 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해리포터7 2006-08-04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로드무비님 이책 참 괜찮네요..근데 십대들이 읽기엔 좀 과하다 싶은 내용도 있네요..저의 과민반응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