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해났다,비왔다를 반복하더니 이젠 선선한 흐린 하늘이 되었다. 

정유정의 [7년의 밤]을 잡고 앉았다가 호로록 작가의 말솜씨에 말려들고 말았다. 계속 잡고 있다가는 청소도 못하겠다 싶어 잠시 밀어두곤 반짝반짝 윤이나게 바닥을 닦는다. 땀을 흘리고 나니 시원한 냉커피를 한잔하고 빨래를 개어두고 알라딘에 들어온지 오랜지다..이때까지 아들녀석 문제집한권 바구니에 담고는 중고도서 뭐 괜찮은거 없나 두리번거리다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이것저것 이벤트로 사은품을 많이도 걸어놨던데 내가 주문한 금액에서 한참이나 모자란단다. 결국 오늘도 사은품하나 못 건지고 중고책 한아름을 주문했다. 그래도 책이 배달되는걸 기다리는 설레임이란...내돈주고 사놓고 택배기사아저씨가 책을 배달해주면 얼마나 기쁜지 선물이라도 받는냥.ㅎㅎㅎ 

지난 개콘의 한코너중에 웃으면 눈이 없어지는 여자개그우먼이 택배기사아저씨를 아버지보다 더 환하게 반기더니 꼭 그짝이다.ㅋㅋㅋ 윽! 이젠 개콘하고도 안녕이구나.. 

TV없는 두번째 밤인 어젯밤엔 남푠과 나는 또 거실베란다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는데 1초마다 쌩쌩지나가는 차소리에 묻혀서 들리는둥 마는둥했다. 안그래도 가는귀가 먹었는데 참나...그래도 마음은 편안했다.  

아들은 아직도 TV없는 집을 만들어버린 아빠에게 서운한지 아빠가 와도 인사만 하곤 지방에서 꼼짝도 안한다.  학교갔다가 집에 오자마자 내가 추천해준 [마즐토브]를 다 읽고는 빈둥거리다 저녁밥을 일찍줬다고 뭐먹을꺼나 내놓으란다. 인강도 듣기 귀찮은지 영 아무것도 내켜하지 않는다. 그래 아직까진 서운할꺼다...엄마는 이렇게 이해하는데 너도 이해해줘 아들... 

 

 아들이 그제밤부터 읽더니 아주 흥미롭다며 좋아한다. 내가 추천한 책을 이렇게 기꺼이 읽는 아들의 모습을 본지가 얼마만인지... 

 

 

 

 

[마즐토브]엔 사랑스러운 여러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나도 즐겁게 읽었다.  

딸아이가 어젯밤 밤늦도록 독후감을 올려야 한다고 컴터앞에 앉아 있었다. 나도 옆에서 지켜보았는데 아이가 써놓은 글을 보니 그동안 요리책이나 인소만 보는 줄 알았더니 그래도 몇년전 보다 어휘가 많이 늘었더라. 늘 부족함이 보이던 아이였는데 말이다. 독후감의 마무리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리는 아이에게 조언을 해주었더니 엄마는 천재라고 추켜세운다. 에구 우리딸 엄마를 알아주는 사람은 딸밖에 없어~~~~ 그래도 오늘아침 집을 나서는 딸아인 심술을 한껏 부리고 가버린다. 아빠가 차 안태워다 준다공...이 공주마마를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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