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죽었습니다 - 아들이 살해당한 후, 남은 가족의 끝나지 않은 고통을 추적한 충격 에세이
오쿠노 슈지 지음, 서영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내가 이런 끔찍한 내용의 이야기를 읽는 이유는 나의 아들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여러가지 교육서를 뒤지고 뒤지는 이유도 내 아들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서 점점 떨어져 나가려고 하는 나의 아들을 붙잡고 싶다. 

  어쩌면 그 원인이 나에게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엄마로서 당연히 그렇게 말해야 했다고 그렇게 행동해야 했다고 합리화 시키는 나를 발견할때면 비참해진다.  수많은 교육서에서는 말한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를 이제는 한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로 이해해 주라고..... 정말 어려운 주문이다. 

  이책은  일본의 한 청소년이 범인으로 같은반 친구를 무참히 살해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그 사건후 몇 십년동안 피해자의 가족이 어떻게 생활했고 그 사건을 이겨내고 있는지 제 삼자의 입장에서 담담히 그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글의 앞부분부터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 나오고 범인이 다 밝혀지는 내용이어서 나도 읽기시작하면서 단념부터해야했다.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아들의 친구에게 잃은 슬픔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또한 이글의 배경이 아무리 일본이라고 해도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가족들에게 한번도 눈물을 보여준 적이 없다니 참 그 감정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자신이 가장이니까 연약한 아내와 딸을 지켜주려면 자신이 행동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감정을 억누르고 평소와 같은 삶을 살아내고 죽지않는 한 살아나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아무렇지도 않은척하고 무조건 듣지않고 피하고 이런행동들로 그들은 죽을때까지 살았다.  아들을 잃은 슬픔이 너무 커서 아들을 죽인 아들의 친구가 어떻게 죄를 심판받았는지 신경조차 쓰지 못했다. 그저 남은식구들끼리 더이상 아픔을 주기 싫어 모든것을 덮어버린 생활을 해 나간것이다. 

  남겨진 엄마는 날마다 죽은 아들이 눈에 보여 차라리 하루종일 잠들어있는걸 택했다. 늘 약에 의존해 잠들고 자살 시도도 하고...하나남은 딸은 돌보지 않은채...  

  남겨진 누이동생은 늘 모범적이었던 오빠, 엄마아빠의 자랑꺼리였던 오빠를 대신해 자신이 죽었으면 좋았겠다고 그때부터 주욱 그렇게 한탄하며 살아왔다. 학업을 제대로 못한것 직업을 제대로 못가진 것 그 모두가 그 사건이후로 낮아진 자존감때문일 수도 있다. 

  남겨진 아빠는 아들이 죽을때 차고 있었던 피투성이의 시계를 죽을때까지 손목에 차고 다녔다. 아들이 좋아하던 등산잡지를 등산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계속 구독했다.  

  이 가족에게 서로를 이해해줄수 있는 여유는 없었다. 그냥 습관처럼 같이 살았을 뿐...스스로의 슬픔에 짓눌려 그것을 풀어줄 그 무엇도 이 가족에겐 없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그들이 잃은것은 아들만이 아니었다.   

  왜 이가족의 아들이 친구에게 살해를 당해야 했을까?  사건이 일어난 직후 친구가 몇몇남자가 휘두른 칼에 찔렸다며 구해달라고 학교로 달려온 이 범인은 자신이 범인이란걸 들킬까봐 자해까지 하고 달려왔다고 한다. 친구를 죽인 범인학생은 사건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단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형벌을 받았다. 이부분에서 어디까지 인권을 인정해주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청소년기의 우정이란 성인으로 가기위한 관문같은것일지도 모른다. 친구가 있어서 위로받고 여가시간을 같이 보냄으로써 아무 가치없는 일도 이들에겐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성인이되어서 이런 감정들이 그들에게 가득차서 매몰찬 사회에서 다른이에게 부딪히지만 이겨낼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그치만 그 우정이 제대로 쌓이기 위해선 가정교육,가정생활이 제대로여야 한다.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수없이 고민해온 가정교육은 그 어디에도 답은 없다. 다만 아이들에게 좀더 도덕적인걸 바라는 부모도 있을것이고 성공이 중요하냐 돈이 중요하냐 이런것을 택하는것은 부모의 주관이 많은 영향을 준다고 본다.  

  하지만 나같은 부모는 복잡하다. 아이가  때로는 정의로왔으면 좋겠고 때로는 성공으로 내달릴수 있게 치열하게 공부에 전념했으면 좋겠고 어떨땐 다른이에게 자상한면모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럴때마다 사춘기의 날뛰는 감정을 해아려주지 못해 나는 아들과 부딪힌다. 어디까지나 부모가 중심을 잘 잡아주어야 올바른 한 인간으로 성장할텐데 말이다. 참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우리부모란 자리는 아마도 모든진리를 습득할 즈음엔 지팡이를 짚고 지는 노을을 보고 있지싶다. 

  이책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집에서 보는 내 아이의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아이들이 학교에서 또는 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할까를 한번더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또 깨달은것은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은 이제 표정하나 안바꾸고 나를 꼴딱 속여 넘어가게 할수도 있다는거..ㅎㅎㅎ 돌이켜보면 나또한  그랬으므로 이해하도록 노력해보자.... 

P.S: 해피트리에게 자꾸 셔틀콕 날리지 마라고 으름짱을 놓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화도 내어보았으나 아들의 뻔뻔한 거짓말에 매번 나만 K.O패!  그래서 생각끝에 이렇게 하기로 했다. 9만원짜리 해피트리가 중요하냐 15살난 내 아들의 소중한 취미가 더 소중하냐...음 아무래도 난 야구방망이로 셔틀콕 날리며 너무 잘친다며  우쭐해하는 아들의 그 행복한 모습이 더 소중한것 같다. 그래서 어제 낑낑대며 해피트리 화분을 질질끌어서 작은방 베란다에 유배시켜버렸다. 최근들어 제일 잘한 짓 같다.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