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의 생활 방식
장은진 지음 / 민음사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에 눈동자가 들어있는 구멍하나가 인상적인 이책은 처음엔 아주 가볍게 읽어보리라 생각하고 골랐다.  하지만 읽다보니 어느순간 동감하게 되고 열망하게 된다.  어떤점이 이렇게 이끌리게 하나... 작가는 주인공 앨리스가 은둔하게된 사연을 한편한편 영화를 되돌리듯 들려주다가 결국엔 현실과 딱 맞물리게 한다.

  남자에게 투쟁의지를 불러일으킬만한 미모를 소유했던 앨리스는 자신을 사랑한다는 두남자와 계약연애를 하다  결국 자신만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신은 그녀에게 아름다움을 주었지만 행복은 허락할 수 없었나보다. 그렇게 야기된  비극으로 10년동안 은둔해 온 주인공 앨리스다.  그녀가 은둔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의 삶에서 비켜앉은 한 친구의 도움때문이다.  그 둘이 어떤마음의 교류를 해왔는지는 그렇게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진않다. 단지 모든 주목의 대상이던 앨리스와는 달리 그리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다는것...하지만 어쨌든 그녀에게 큰 도움을 주며 그녀 앞(?)에 서 있어 준다.  앨리스는 사회에서 이미 잊혀진 존재인 것이다. 그녀 스스로 그렇게 만든거고.

  306호에 이사오는 첫날 루이스라는 닉네임을 하사받은 주인공은 그날로부터 괴로운 입장이 되어버린다. 시도때도 없이 긴 파이프를 이용해 현관문을 두드리고 무언가를 사다달라고 아주 당연한 듯이 요구하는 305호의 앨리스..남자는 305호 앨리스를 윗층에 사는 코끼리만한 거구인 여자처럼 몸이 거대해서 집밖으로 나오길 꺼린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앨리스는 남자에게 마트에서 물건을 사다달라거나 택배를 받아서 투입구에 넣어달라거나 하면서 그의 삶을 아주 귀찮게 만들어버린다. 루이스도 자신이 원하는 맛있는음식을 그 대가로 받아서 나름 만족스럽긴하다.  하지만 루이스에게도 그만의 사생활이란게 있다.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아주뜨거운 사이인 애인 지나가 있고 독일에서 살다온 그에게 한국에서 유일한 가족같은 친구인 수연도 있다. 그렇게306호에 들락달락거리며 모든일상이 풀리기도 하고 엉켜버리기도 하고....  

  앨리스는 자신의 집에 붙어있는 인터폰을 통해 자신의 집앞을 지나는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안에 철저히 숨어서 옆집남자인 루이스와의 대화를  즐기기 까지 한다.  루이스의 친구인 수연은 인터폰너머의 앨리스를 관객삼아 마임연기를 정기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오히려 얼굴이 보이지 않고 순수한 목소리로 대화하는 그녀를 편하게 생각한다.  어쩌면 늘 그 인터폰은 켜져있을지도 모른다. 숨죽인 텔레비젼처럼 때로는 CCTV처럼 그녀가 감시할 대상은 자신의 현관앞인것 같다.  사회에 있을때 그녀가 주목의 대상이었듯이 그대로 똑같이 돌려주려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그녀의 복수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중반부를 넘어서서 이야기는 점점 속도를 더해간다. 등장인물들이 감추고 있는 것들이 서서히 보여지고 그들이 어디쯤에서 이해를 구하고 넘어가는지 어떻게 극적인 순간에 욕망을 표출하는지... 306호 루이스는 옆집여자와의 사이를 의심하는 애인이 생각과는 달리 쿨한성격이 아니어서 지니고 있던 사랑의 감정이 반감되고 오히려 얼굴없는 앨리스에게 새로운 감정이 싹트는걸 느낀다.   번역일을 하는 루이스도 일을 할땐 자신의 집안에 틀어박혀 꼼짝하지 않아야 일이 잘된다고 하니 어쩌면 그들은 비슷한 부류일지도?  이렇게 쓰고보니 나또한 비슷한 부류인가?  아침에 식구들 밥챙겨주고 내보내고 나면 하루종일 틀어밖혀 집안일이나 하고 뜨개질놀이나 인터넷을 서핑하는 나는 낮보다는 밤에 산책하는걸 더 편하게 즐기고 가끔 퇴근하는 남푠이 물어오는 뉴스거리를 통해 저런 이슈가 있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나보다 더 요즘 유행하는 가요나 가수를 잘 알때 과연 나도 그런 은둔형 외톨이가 아닐까? 단지 다른점이라면 그들은 자기가 주도적으로 세상을 왕따시키지만 나는 언제든지 문밖으로 나가고 싶다는거, 단지 귀찮을따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