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 씨앗
왕자오자오 지음, 황선영 옮김, 황리 그림 / 하늘파란상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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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에서 제일 먼저 보는것이 그림인데 이책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친근감 가는 화풍의 따스함이 묻어 나온다.  무엇보다도 그림을 좋아라 한다는 것 그것이 초등6학년의 딸을 가진 내가 아직까지도 그림책을 놓지 못하는 까닭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참 여러 성격의 아이들을 보아왔다. 물론 내아이는 둘이지만 집으로 데리고온 아이의 친구들, 이웃의 아이들, 또 친척의 아이들.... 그 아이들 모두의 성격을 부러워 했었다.  먹을 것에 욕심내는 아이, 책욕심이 많은 아이, 장난감욕심이 많은 아이, 이야기를 조근조근 잘 해대는 아이등....하지만 그아이들 모두 내 아이일 수 없듯이 내아이 또한 그 아이들이 될 수 없다는게 내 결론이다.  

 [안의 씨앗]에도 세 동자승이 등장하는데  승부욕강하고 욕심많은 본, 이리저리 따져보고 완벽을 추구하려는 정, 우선은 손안에 받아든 씨앗에 흥미를 느끼며 서둘지 않는 안....노스님이 연꽃씨앗을 주신때는 흰눈이 퐁퐁 나리는 한겨울인데 달려가 괭이를 찾는 동자승이나 거창한 화분부터 준비하는 동자승이다.후훗... 

 안은 무슨생각인지 주머니에 씨앗을 넣어두기만 할 뿐 씨앗을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안은 절간의 일을 하나하나 평소처럼 해나가지만 다른 두 동자승은 씨앗에만 메달려 땅을 파거나 연꽃에 대한 책을 읽느라 시간을 보낸다.

 급하게도 연꽃씨앗을 심은 본은 추운겨울 싹이 트기만을 기다리다 지쳐서 울분을 참지 못한다. 씨앗을 싹틔우는데 필요한게  오직 책인것 같아보이는 정은 책만 파고든다. 흰눈이 잔뜩쌓인 절간을 쓸어대는 건 늘 묵묵히 제 할일을 해내는  "안"이다.  

  오랜 연구와 최고의 화분에다 심었던 정의 씨앗도 싹을 틔운지 몇일째 되는 날 시들어 버리고 만다.  그사이 절간의 살림은 "안"이 평소대로 잘 해 나갔다. 그렇게 겨울을 보내고 싱그러운 봄이 오자 "안"이 씨앗을 심을 생각을 한다. 

  참 남다른 동자승인 "안"은 불가의 가르침을 받아서 이런 성품이 가능한 걸까? 기다릴 줄 알고 그 때를 알며 제 곳을 아는 그런 사람....그게 가장 어려운 가르침 같다. 그림동화책이지만 생각함에 따라 다양한 가르침을 주는 이야기이다.  이책을 읽는 어른인 나도 삶에 대한 태도를 반성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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