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을 팔았다. 1년에 1만 엔으로 1~3 박스 세트 - 전3권 - 노엔 코믹스
미아키 스가루 지음, 타구치 쇼이치 그림, JYH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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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내용은 몰랐어도 소설이 있다는 이야기로는 들어봤던 <3일간의 행복>이

만화로 나왔다는 사실을 며칠 전에서야 신간 소식으로 알게 되었다.


 

무기력과 가난에 찌든 20살 남자 '쿠스노키'는 우연히 수명을 팔 수 있는 가게를 소개받고

찾아가게 된다. 매우 의심스러웠지만 당장 먹고 살 돈이 절박했기에.


 

 

내 삶을 돈으로 바꾼다면 과연 얼마나 될까.

쿠스노키는 남은 생의 30년의 대가로 30엔을 받고 망연자실한다.

죽는 날까지는 3개월이 남았고, 그때부터 감시자 '미야기'와의 동거가 시작되는데

그녀는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다.


미야기가 보는 그의 불확정 미래 모습은 오싹하기까지 하다

쿠스노키는 과거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조금씩 알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속에 아픔을 느낀다. 미야기는 곁에서 그를 지켜 본다.

사람과 사람이 아닌 존재가 함께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정상적으로 보일리가 없다...


*


결말이 매정하다는 말을 들어서 해피엔딩이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한 마디로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ㅠㅠ

원작의 제목처럼 3일간의 행복을 생각하면 해피엔딩 같기도 하고.

하지만 난 슬펐다. 죽음에 이르러서야 진정한 행복을 찾는 것이냐며..


 

가독성 높다! 그림도 마음에 든다!

죽음을 향해가는 삶의 마지막 길에서 만나는 추억과 행복,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소중해지는 경험들이 낯설지가 않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리스트를 보면

의외로 대단한 무언가가 아닌 소소한 바람이 담겨 있다. 그것의 중심에는

사랑했던 사람이 있고 다시 한 번 만나서 마음을 전하고픈 간절함이 있다ㅠ


 

가볍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적당한 반전과 여운을 남기며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결론에서는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안타까웠다! ㅠ 진짜 너무해..


 

읽는 독자 입장에서의 나는 아련아련 맴찢했지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만화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그림체가 깔끔하고 표정이나 분위기도 살아 있다.

감동적이면서 교훈도 있어서 읽다가 뜨끔하기도 했다.ㅋ


 

지금 나의 수명 1년 값은 얼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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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문의 비극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5
고사카이 후보쿠 외 지음, 엄인경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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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에 반하는 중!

총 몇 권으로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장욕구가 스멀스멀이다.

2권 <단발머리 소녀>와 3권 <살인의 방>을 재밌게 봤는데 이번에도 역시 재밌었다.


아직 4권<도플갱어의 섬>이랑 1권 <세 가닥의 머리카락>을 못 봤는데, 곧 읽을 예정이다.

모두 시대적으로 1880년대 후반부터 1945년 사이에서 쓰인 작품이다 보니 고전(?)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말, 행동에서 느껴지는 삶이 흥미로웠다.


지금 일본 추리물의 초기 형태라는 책 소개를 읽으며, 좀 허접하다거나 시시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의외로 단편 하나하나가 개성이 있고, 지금의 추리 소설에서는 맛 볼 수 없는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가 이 시리즈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총 6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책의 제목 '어느 가문의 비극' 이야기는 맨 마지막에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에 나오는 이야기가 좀 더 재밌었다ㅋ



ㅡ연애 곡선 : 결혼식 선물로 준비한 연애 곡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과정이

              나오는데 그로테스크 하다. 처음엔 이게 뭐지? 하면서 보다가 허걱!


백만장자 집안의 맏아들인 자네에게는 결코 만족감을 줄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숙고에 숙고를 거듭한 결과 이 연애 곡선이라는 것을 생각해 냈고, 이거라면 충분히

자네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리라 예상하며 편지를 쓰면서 나는 난생처음으로 경험하는

가슴의 두근거림을 느끼네. 자네가 결혼하려는 유키에씨는 나와도 모르는 사이가 아니기에.. p9


ㅡ투쟁 : 어느 날 의문의 광고가 신문에 실린다. PMbtDK 이 글의 비밀은 무엇일까.

          법의 학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가면서 밝혀내는 진실은 과연?



"그러면 과학이라는 것이 인간의 복리를 증진하는 것인 이상 과학적 천재가

벌인 일이 비인도적일지라도 자네는 그것을 용서할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  p60


위의 두 소설은 저자가 실제로 의학부 출신으로 생리학자이자 법의학자로 명망이 높았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의학적인 이야기들이 논리적으로 나오는데 둘 중에서 고르자면 연애 곡선이다. 섬뜩!


그 외 호박 파이프, 꾀꼬리의 탄식, 연 중에서는 연을 꼽고 싶다.

보기 드물게 결말이 착해서(?)ㅎㅎ


 

마지막에 나오는 작품 해설은 꼭 읽어봐야 한다.

각 작품의 배경과 작가에 대한 설명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면서

무심코 넘겼던 장면의 묘미도 찾을 수 있다.


다음 6권도 꼭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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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세계가 끝날 무렵 - W-novel
아야사카 미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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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인공 와타루는 학교에서 추락사로 죽은 친구의 충격적인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손에는 그 친구의 넥타이가 쥐어져 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원망하는 한 소녀.

어떠한 사연이 있었는지는 숨겨진 채 이야기는 진행된다.


사건 이후 학교를 안 나가는 와타루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자책하며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 동급생 친구 2명이 가끔 찾아오는 게 전부다.

와타루는 그마저도 신경 쓰여 반갑게 맞이하지 못한다.


읽다가 지질하기까지 한 와타루의 행동에 답답함도 느껴졌지만,

실제로 자신의 눈앞으로 떨어진 친구의 시체를 마주한다면 나 역시도 장담 못하겠다.

이렇게 공감을 하고 나니 와타루의 지지부진한 모든 말과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때 우연히 시답잖은 소설을 읽게 된 그는 작가의 도발로 인해

자신만의 소설 (살인귀가 소녀들을 차례차례 죽이는)을 쓰게 되고,

급속도로 구독자가 늘어 사이트 1위 소설을 기록하면서, 그동안 무너졌던 내면의 세계에 눈뜬다.

하지만, 그 소설 속에 나왔던 배경과 살인 사건이 실제로 발생되면서

와타루를 비롯한 가족과 친구들은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소설 속에 나왔던 살인귀는 실제로 존재하는가.

그들의 싸움은 소설에서뿐만이 아닌 현실에서도 이어지는가.

이 두 가지가 가장 흥미로웠다! 가독성도 좋아서 금새 읽어내렸다.


소설과 현실이 따로 또 같이 전개되는 흐름이 긴장감을 높였지만

이전 사건의 묘사가 반복돼서 설명되는 부분은 아쉬웠다.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긴박감이 넘치다 보니 그런듯싶기도 하다.

빨리빨리 그다음이 어떻게 되는지 궁구미 터지니까!

 

 

위즈덤하우스는 항상 예쁜 책을 내어주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예전엔 출판사에 관심도 없었는데, 최근엔 눈에 가는 책을 고르고 보면 위즈덤이 많다.

이번에도 표지를 보자마자 강렬한 소년의 눈빛에 압도되어 읽게 되었다.


소소하게 재미 삼아 글을 쓰고 있다 보니,

작가(?) 입장에서 느끼는 다양한 심리와 상황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아마 다른 분들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가볍게 시작했지만 어느새 독자를 의식하게 된다던가

댓글에 달린 의견과 비평 하나하나에 예민해 진다던가, 조회수가 높아져서 흥분했던 경험들!


가볍게 읽는 미스터리 '소설 속의 소설' & '1+1' 같은 느낌이었다.

찜찜함이 아닌 깔끔한 결말이라 좋았다.


 

무식하게 한 줄 소감을 적어보자: 작가가 파놓은 말장난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자, 누구인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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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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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과 레일라는 사랑하는 연인이다.

아직 핀이 청혼을 하지 않은 시점에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핀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그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문득 화장실에서 잠시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던 화물차 주인을 떠올린 핀은

차가 빠져나가는 소리를 들었지만 설마 하는 심정으로 이곳저곳을 찾으며

납치라는 단어를 의식적으로 배제한다.

하지만 그녀는 돌아오지 못한 채 12년의 세월이 흐른다.

 


"무슨 일이야. 인마?"라는 해리 형의 말에 눈물이 쏟아지더라.

내가 한밤중에 형한테 전화를 걸었다면 그건 시궁창에서 한 번 더 건져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란 걸 형이 바로 알아차렸기 때문이지. 한 시간도 안 돼서

나한테는 변호사가 생겼고, 다섯 시간도 안 돼서 해리 형이 나한테 달려와줬어.


형한테는 신세 진 게 너무 많아.


                                                    - 20. 과거 _138


 

우연히 레일라는 장례식에서 만난, 그녀의 언니 엘런.

사랑했던 레일라와 모든 것이 달랐지만 눈동자만큼은 그녀와 쏙 빼닮았다.

그는 그녀에게 점차 빠져들었고, 결혼을 결정할 무렵, 경찰의 연락에 얼어붙는다.


그것은 누군가가 레일라는 목격했다는 진술이었다. 그리고 오래전 사라진 러시아 인형이

발견되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핀과 레일라, 그리고 엘런. 세 사람만이 알던

비밀이 담긴 부적 같은 인형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누군가의 협박성 이메일이 도착한다.

과연 납치법의 목적은 무엇일까!

 

.

.

 

끝까지 예측할 수 없었던 범인의 의도와 진실! 그리고 거짓된 그날의 진술....

과거와 현재가 번갈아가면서 나오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건의 단서라든가 범인의 정체와 목적에 대한 빠른 접근으로

답답함이 줄었다고나 할까. 중반까지는 납치범을 찾는데 치중한다면

중후반부터는 공개된 범인의 목적이 무엇인가로 흘러간다.


후반보다는 초중반의 긴장감이 높았다.

범인이 누군가에 대한 확신이 짙어갈수록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과연 그의 목적이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에 가독성이 높아진 건 중후반이었다. ㅋㅋ

만약 후반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결말까지 읽고 난 후에는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건...... (스포라 밝힐 수가 음슴!ㅎ


그보다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상으로 표현되었다면 더 소름이지 않을까 싶었던 부분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막가파 한 줄 요약: 널 부숴버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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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아르볼 N클래식
패트릭 네스 지음, 로비나 카이 그림, 김지연 옮김 / 아르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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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하면 빠지지 않는 <모비 딕>을 고래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소설이다.

아직 <모비 딕>을 읽지 않은 터라, 원작과 비교하는 재미가 반감될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악이란 과연 어디서 탄생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독특하고도 섬뜩했던 '고래의 시선' 그 자체만으로도 신선했다.


시작부터 고래의 시선으로 나오는데, 관점의 차이로 인해 조금 둥절했다.

하늘과 바다를 두고 '깊이'라는 의미가 뒤바뀐 표현이라던가

어린 시절, 철부지였던 시절, 할머니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종족'이라는 단어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사람같이 느껴져서

한편으로는 감성적으로 몰입이 잘 되었다.



나를 밧세바라 불러 다오.


내 본명은 아니지만 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에서는 이 가명을 사용하려 한다.

예언에서도 자유롭고, 미래의 부담에서도 자유로우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 세상을 멸망시킬 운명에서도 자유로운 이름을 원하기 때문이다.


                                                          - 1. _7쪽


어린 여자 고래 '밧세바'가 주인공이다. 16살의 그녀(?)는 일등 항해사를 꿈꾼다.

인간을 사냥하며, 최종 목표는 학살자이자 전설의 악마 '토비 윅'을 찾아내어

반드시 죽이려는 알렉산드라 선장을 따라 항해를 시작한다.


자신의 종족을 무차별하게 죽이는 인간을 향한 증오와 복수심 사이에서

선장을 따라 '죽임과 죽음의 예언'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던 밧세바에게

난파된 배에서 살아남아 포로로 잡혀버린 인간과의 대화에서

'삶과 생명, 선'에 대한 갈망을 느끼지만 자각하지 못한다.



"인간들이 토비 윅을 닮고 싶어 할 때 꼭 지금의 너처럼 말하거든.

토비 윅이라는 이름을 이용해서 끔찍한 일들을 저지르고 싶을 때 말이야.

토비 윅이랑 싸우면 너도 똑같은 존재가 되는 거야."


"악마랑 싸우려면 악마가 되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지." 내가 대답했다.


"하지만 밧세바, 그 싸움의 끝에는 결국 악마만 남는 거 아니야?"


                                                   - 23. _99쪽


심해에서 겪는 다양한 일들과 심리적인 묘사가 음산한 배경과 암울한 분위기를 타고

강렬한 그림에서 정점을 찍는 바람에 시선 강탈을 당해버렸다.ㅋㅋ



 

내가 믿지 않았던 이유,

토비 윅을 신화로만 취급했던 ​이유를

여기서 딱 한 번만 말하려 한다.


그 이상은 내 심장이 견디지 못 할 테니까.


                        -13. _56쪽


알렉산드라 선장을 따라 나선 밧세바와 고래 선원들은 그들의 바람대로

토비 윅을 죽이고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 것인가.

밧세바와 마음을 주고받은 인간 포로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는 안 알려드림.


 

멋진 소설이다. 성인 동화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이제 <모비딕>을 읽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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