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 같은 소리 하고 있네 - #직장인_헛웃음_에세이
안노말 지음 / 사이행성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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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주에는 속 시원한 책을 만나서 기분이 좋다.

직장인 헛웃음 에세이라는 타이틀만큼이나 픽픽 헛웃음이 터지게 만든다. 해시태그가 더 웃김! ㅋ

상사와 후배 사이에 낀 세대라면 더욱 공감할 이야기가 많다.

직장인으로서 경험하고 느꼈던 노하우랄까. 도움 되는 말도 많이 나온다.


저자는 부인과 아이가 있는 아버지이자, 회사에서 부장급 위치에 있다.

하지만 아직도 어린아이와 같은 꿈을 가지고 있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어차피 이제는 이러나저러나 가질 수 없으니까(?)


다양한 직장인들의 업무에 찌든 모습은 폭풍 공감을 일으킨다. 단톡방 횡포 등등..

특히 상사의 특이한 일 버릇이라던가, 업무 파악도 안되는데 억지로 누르려 하는 모습등

막말로 회사 때려치우고 싶어지는 이유들이 가득한데, 그렇다고 우울하고 꿉꿉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이다같이 시원하게 터지는 속마음이 압권이다.

직장 내 누군가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강추다.ㅋ



적어도 다른 건 몰라도 당신의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통쾌한 카타르시스 정도는

보장할 수 있다. (내가 보장한다기보다는 '브런치'에서 단기간에 기록한 수십만

조회 수와 수많은 댓글들이 보장해주는 걸로 합시다.)


전업작가가 아닌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 작가라서 하고 싶은 말을 확!! 지르지는 못하고,

이처럼 점잖게 프롤로그를 쓴다. 하지만 내용은 엄청나게 질렀으니 기대하셔도 좋다.


                          - 2019년 봄. 치킨 냄새 진동하는 어느 지하철에서 _프롤로그


워킹맘을 괴롭히던 상사 앞에서도 태연했던 그녀가 속으로는 자존감이 무너져 힘들어한다거나

회사 생활을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회사원이 사실은 정신병원까지 다니면서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분을 읽을 때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의 내가 힘들어서 다른 누군가는 나보다는 쉽게 일 하고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피해 가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속이 시원했다. 기대해도 좋다는 작가의 말은 맞았다.

어느덧 답답했던 뇌가 개운해짐은 느끼니깡~ 


 

#우리나라직장인들은어벤저스급이라는게

#학계의정설

#내일의일은내일의내게맡기자

#그는분명어떻게든해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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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의 질량 한국추리문학선 6
홍성호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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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잘 나가는 인기짱 추리소설 작가가 있습니다. 인상도 좋고 팬도 많아요.

하지만 어느 날 그 인기가 바닥까지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것은 작가의 아버지가 살해당하면서 시작되는데요, 어처구니없게도

아들이었던 인기 작가가 용의자로 지목되어 체포됩니다. 거기다 사람들이 혐오하는

여러 가지 상황이 추가되어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상황이 전개돼요.


숨겨진 과거가 드러나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기억이 판이하게 다른 가운데 물론 한쪽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에요.

범인을 추격하던 형사와 작가의 지인들은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씩 밝혀나갑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묘한 상황.

하지만 분명히 죄의 원인과 동기의 시작은 존재하죠.



"천생 소설가야. 아니, 무서운 사람이라고 해야겠군.

자신 때문에 생긴 비극적인 과거를 소설로 쓸 생각을 하다니.

하지만 너무 비겁하군. 사실을 왜곡했으니까 말이야."  -p177


경찰은 이미 다 안다는 듯 중요한 단서를 넘겨버리는 반면, 누군가는 뛰어난 촉을 발동!

다행히 큰 고구마는 없었고, 추리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설정이 새로웠어요.

책을 수집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는 초판본에 대한 욕심이라던가 자랑하고 싶은 욕망.

그리고 돈이 불러오는 야망과 자만심에 가득 찬 민 낯!



이 소설의 중심은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그저 배경이기도 해요.

'악의의 질량'을 정확히 잴 수 있는 저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ㅎㅎ

흥미 위주의 잔인한 추리 스릴러라기보다는 생각의 무게를 던져주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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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기담집 - 아름답고 기이하고 슬픈 옛이야기 스무 편
고이즈미 야쿠모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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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동양화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표지에 반한 책이에요.

고이즈미 야쿠모라는 작가의 이력이 독특한데, 그리스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갔다가

다시 미국 국적을 얻고 일본인 아내를 맞이하면서 일본으로 귀화를 합니다.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친척에게서도 냉대를 받으며, 애정에 굶주린 야쿠모는

부인을 만나면서 행복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허무주의까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듯하네요.


이 책은 서양인이 바라본 동양의 사상과 종교적 해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그 시대의 일본 생활상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기담집이에요.


첫 편 '유령폭포의 전설'부터 오싹했어요. 삼베를 짜는 여인들이 농담 삼아 내기를 하는데,

유령폭포를 혼자 다녀올 담력이 되는 사람에게 삼베 몰아주기 제안을 합니다.

아무도 무서워서 가지 못하는 그곳을 아이 엄마가 도전을 하게 돼요.

분명히 중간에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성공하지만!..... 끔찍한 일이 ㅠ


'1부 오래된 이야기'에는 무서운 이야기가 많이 있고,

'2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에는 일상에 얽힌 이야기가 주로 나와요.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2부에서도 가장 재밌었던 건 '풀종다리'였습니다. ㅎ


작가는 귀뚜라미 소리가 구애의 노래라는 점에서 애틋함을 느낍니다.

겨울이 되도록 스토브를 틀은 방에서는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에 풀종다리는 아직 살아있었어요.

하지만 매일 들렸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자, 한동안 먹이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죠ㅠ

놀란 그는, 전날까지도 힘차게 노래했던 풀종다리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들여다보는데! 잔혹한 감성 파괴..


그리고 '어느 여인의 일기'는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한 여인의 유품에서 발견된 일기에는 순종과 전생의 과업이라는 숙명론이 가득합니다.

29살 나이에 밀려 한번 맞선 본 남자와 급히 결혼을 해요.

힘든 살림이었지만, 남편과의 달달했던 데이트와 행복했던 순간도 나오지만,

가난하던 시절 어렵게 태어난 아이 셋을 잃은 상실의 고통스러움은 먹먹하기만 합니다.

영어로 번역하면서 느꼈던 작가의 감정도 고스란히 살아있어서 흥미로웠어요.


기묘한 느낌의 삽화까지 더해져, 

마치 오래된 골동품을 들여다보는 듯한 일본 고서의 민담집이었습니다.

더운 여름, 깊은 밤에 어울리는 기이한 이야기였어요.

저는 이런 이야기를 좋아해서 존잼이었다능!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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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ing 특서 청소년문학 8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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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라는 단어만 봐도 예쁘고 설레는 것 같아요ㅎㅎ

표지부터 청순미뿜뿜해서 보자마자 고르게 된 책이에요.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라기보다는 아픈 마음을 첫사랑과 나누면서

서로를 위로하는 성장기 소설입니다.

'은하철도 999'를 아는 분이시라면 추억을 떠올리는 소설일지도 모르겠네요.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희채는 우연히 베트남 전통복을 입은

여자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성숙했던 그 여자아이 역시 나중에 알고 보니 동갑이었고

이름은 유리였어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어서 그 이유에 대해 마을에서는

새로 온 유리네에게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연애일까? 난 모르겠어. 뭐가 연애하는 것인지......'


근데 말야. 이건 분명해. 난 너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


          - 그녀의 볼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미소가 얼굴 전체로 번지고 _105


희채와 유리가 서로의 마음을 터놓게 되면서 유리가 엄마하고만 살게 된

이유를 알게 되고, 허전했던 마음을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고민을 나누게 돼요.

꿈을 찾아 떠나고 싶은 아이와 지키고자 남겠다는 아이에 생각이 나올 때는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나눈 첫사랑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작가 이상권은 고1 국어 교과서 수록 작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문장이 예쁘게 잘 다듬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화책 보는 듯한 풍경 묘사도 좋았고, 여러모로 작가의 추억이 많이 들어간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생생하게 표현되는 감정이 느껴졌어요.


다문화 가정과 이혼 가정에서 아이들이 느껴야만 하는 시선과 고민.

그리고 미래에 대한 갈등과 책임감, 두려움.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과 가족애가 들어있는 청소년 문학입니다.


첫사랑은 아직 저에게는 만나보지 못한 감정이라 추억을 떠올리는 못했지만

고등학교 시절 고민이랄까.. 여러 생각을 공감할 수 있었어요.



차라리 피터팬처럼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이 나이에 멈춰 속 싶다.

이 나이에 머물러 있다가, 세상을 살아갈 자신감이 생겨났을 때

한꺼번에 웃자라서 어른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 재희 형의 우직한 깡다구를 훔치고 싶었다 _123



사실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한 생각이 읽는 내내 떠올랐는데요

그냥 이대로 머무르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같았던 것 같아요.

친구는 항상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그래서 어디든지 마음대로 다녀보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고 했었는데, 저는 그대로가 좋았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냥 귀차니즘이었던 것 같기도ㅋㅋ


갑자기 친구들이 떠오르네요. 동창생들 모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오랜만에 연락 닿는 친구들도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청소년 문학이지만 10대의 성장통이기에

지금의 나를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도 되어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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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말 좀 들어줘
앰버 스미스 지음, 이연지 옮김 / 다독임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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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이지만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을 현실감 있게 세세히 그려낸 소설입니다.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숨이 막힐 정도로 끔찍한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주인공 '이든'이 겪은 그날 밤. 아픔과 슬픔 그리고 믿기지 않는 분노를 느꼈습니다.ㅠ


특히 가장 먼저 그녀를 발견한 엄마의 행동이 제일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분명 평소와는 다른 표정과 행동, 음성이었을 텐데..

그렇게도 흐트러지고 피 흘리고 아픈 모습이었는데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대할 수 있을까.

너무나도 무심하게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볼 수 있는 건지요.

단지 가족 간에 무관심이 이유였을까요.



성 폭력범은 바로 가장 가까운 오빠의 친구였습니다. 오빠와 가족들이 모두 좋아하는 그 사람이오.

이든에게 그놈이 말합니다. 너의 말은 아무도 믿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 입 닥치라고.

그리고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이든은 도저히 나오지 않는 무언가에 막혀 비밀로 해버립니다.


이후는 자신을 포기해버려요. 망가진 자신을 누군가가 칭찬하는 것도 가식적으로 보이고,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말해도 지금과 똑같이 칭찬하고 좋아할 수 있냐며 속으로 분노하죠.

진심으로 다가오려는 이성 친구도 차갑고 무심하게 선을 그어버립니다. 애인 아니고 친구만 하자고.


끊임없이 떠오르는 그날 밤. 자신의 몸에 고스란히 남겨진 범인의 손길과 숨결, 흔적 등

이든은 그 무엇으로도 스스로에 대한 분노를 풀어내지 못합니다. 감정 조절이 힘들어요.

우연히 발견한 화장실의 낙서 '이든은 걸레'를 보며 좌절하면서도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고,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여러 남자와 쉽게 잠자리를 가질 때의 심정은 자포자기였어요.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그런 마음은 몰라요. 그래서 이상한 아이라는 소문만 무성해집니다.


읽는 내내, 어긋나기만 하는 이든이 불쌍해서... 왜 말을 안 해. 제발 말을 해. 고백해. 신고해.

그만 도망가. 뿌리쳐. 흔들리지 마.....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어요ㅠㅠ

그녀는 과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의 비밀을 말할 수 있을까요?

범인은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피해자의 트라우마와 후유증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이 소설은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뉴스로 듣고, 신문으로 보던 성폭행 사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피해자의 모습입니다.

특히나 미성년의 경우 미래까지 흔들리는 범죄라는 경각심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끝까지 읽으며, 이 소설이 왜 모든 십 대들의 권장 도서에 추가되었으면 했는지 이해가 되네요.

위로라는 말로 오히려 상처를 입힐 수도 있기에, 배우는 점이 많았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소녀의 외침을 함께 들어주세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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