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
은기에 지음 / B&P Art&Culture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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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표지에 내용까지 충격적인 소설입니다.

식물이 인간을 먹고, 식물 또한 인간에게 먹히는 끔찍한 세상입니다.

이 녹색도시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바로 식량을 얼마나 찾아내느냐가 관건이에요.


처음부터 살벌하게 살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예외가 아닙니다.

싸우다 상처를 입으면 곧바로 식물의 뿌리에 잠식 당하기 때문이에요.

서서히 식물화가 되어가는 과정 =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이기에 사람으로서 의식이 남아있을 때,

처리를 해야만 합니다. 살아남은 사람들 모두 이러한 고통과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ㅠ


굶주림이라는 극한의 상황은 매우 잔인하며 충격적입니다. 이 부분은 호불호일듯한데

종말을 생각해서 그런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더 로드>라는 영화가 많이 생각났는데요,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인간 농장'이라는 곳까지 생기며 살벌하기만 한 곳에서도

따스한 마음을 가지고 모여있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식물이 되어 곧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조차 우연히 만난 아이를 보살피다가

자신의 목숨이 다 할 때조차 걱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ㅠ



"기다려........ 내가 꼭 널 죽여줄 테야. 너도 나같이 만들어줄 테야."


사람과 식물의 경계를 넘어 식물과 가까워진 여자.

나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쏟아내고 있지만, 별로 두렵지 않았다. 낯설지 않다.

느릿하게 움직이던 여잔 곧 책방 문 앞에서 멈춰 선다. 

여자와의 거리는 한 뼘 정도. 결국 나에게 오는 것일까. 날 보면 바로 공격하겠지.

그럼 나도 저 여자처럼, 거리의 식물들처럼, 변하게 되는 걸까.


                                           -원치 않은 생존방식 _77



왜 이런 세상이 오게 된 건지, 앞으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대한

확실한 답은 아직 모르겠네요. 가장 불쌍한 건 아이들이었어요.

힘이 없으면 먹히고, 자라나면서 싸우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하니까요.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밖에는 설명이 안되는 소설이었습니다.

많이 무섭겠지만 영화화되면 더욱 재밌을 것 같아요. 기대하고 있으면 됩니깟!


사람 그리고 식물화가 되었으나 인간의 마음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의 처절한 생존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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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삶 - 사유와 의지
한나 아렌트 지음, 홍원표 옮김 / 푸른숲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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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운 삶, 인간의 조건이란 무엇일까요.

양심조차 팔아버리고 도저히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범죄들을 보면서

과연 저들은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기를 포기한 자들인가.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봅니다.


그 후 재판에 넘겨진 자들은, 범죄의 심각성만큼 정당한 처벌을 받을까요?

영아 강간과 잔혹한 살인범의 경우 또는 술김에 때렸는데 상대가 죽은 경우처럼

우발적으로 일어난 범행이며, 초범이라고 하는 경우는 또 어떨까요. 폐륜도 너무 많죠 ㅠ


'무엇이 우리를 사유하게 하는가?'



현대 사회의 문제는 역사를 통해서도 여전히 반복되어왔던 문제였습니다.

한나 아렌트가 충격을 받고 책을 쓰게 된 '유대인 학살을 지휘한 아이히만의 재판'.

그녀는 평범하지만 좋은 아버지였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보며 '악의 평범성'을 주장합니다.


말과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 악의 평범성



유대인이였던 그녀의 주장은 모두를 놀라게 했어요. 그러면 그는 죄가 없는 걸까요?

전례가 없었던 세기의 재판에서 '명령에 따른 무죄'를 주장하는 아이히만을 향해

그녀는 명확하게 유죄를 선언합니다.


무사유.

즉, 생각하지 않는 것이 곧 '악'이다.



이 책은 아렌트가 사유, 의지, 판단을 향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성찰한 결과물입니다.

근대 철학자의 입장은 물론, 고대 이후부터 현대까지 수용과 반론에 대한 답변이에요.

한마디로, 그녀 자신이 세운 자신만의 철학의 근원을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1권 <사유>는 

왜 필요한가에 대한 서문을 시작으로 그리스 철학을 비롯한 소크라테스의 답변을 통해

사유의 공간까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초반은 많이 어려웠어요; 그만큼 모르는 게 많았ㅠ;;



"자신과 불일치 상태에 있는 것"은 '비천한 사람들'의 특징이며,

자기 자신의 동료를 피하는 것은 '사악한 사람들'의 특징이다.

그들의 영혼은 자신에 대한 반기를 든다.


당신의 영혼이 영혼 자체와 조화 상태에 있지 않고 대립될 때

당신은 당신 자신과 어떠한 형태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가?


                        - 무엇이 우리를 사유하게 하는가? _170


2권 <의지>에서는

내면의 사유의 결과를 외면으로 이끌어내는 원동력인 의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요,

강의를 듣는 것처럼 이야기로 나와서 재밌었어요. 물론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철학자의 생각 속에 아렌트만의 '의지'에 대한 정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의지는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기 때문에 '힘'이다."



마지막 <판단>은 아렌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완성되지 못하고

칸트 정치철학 강의 발췌문으로 실려 있었는데요,

판단력 비판과 반성적 판단 그리고 사유를 통한 해결책과 칸트의 모순을 지적합니다.



판단의 그것은 "사심 없는 관심" 이다.



한나 아렌트는 '정신 활동'을 통한 정치 행위의 올바른 길을 제시하며 '정치 철학'을 세우고

특정한 누군가가 아닌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그러기엔 좀 어렵지만요 ㅎ

역사를 통해 사유하는 삶을 보고 느끼며, 정신의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엔 '사유'라는 단어조차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말이에요.


처음엔 좀 어리둥절했지만, 철학의 역사를 보듯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철학적인 문장에 대한 이해도는 많이 떨어짐을 느껴지만요...


얼마 전 홍원표 교수님의 북토크가 있었다고 합니다. 좋은 기회였는데, 놓쳐서

많이 아쉽더라구요. 통합본을 내기까지 20년 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셨을까요.

독자의 질책이 두렵지만 받아들이는 각오로 임하셨다고 합니다.


번역은 '고역'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반역'이라는 오명을 남긴다.

옮긴이가 반역 과정에서 범하는 오역은 지은이의 의도를 거스르는 것이기에 '반역'일 것이다.


번역을 할 때마다 괴테의 문구가 생각난다.

"행위에 참여하는 사람은 항상 죄책감을 갖는다."

파우스트에서는 "인간은 노력하는 한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라고 밝혔다. 

                                                                      -옮긴이의 말 _26



통합본이기에 700여 페이지의 두툼한 분량이지만 겁먹지 마세요.

아렌트가 말하는 사유하는 정신의 삶은 모두를 위한 것이고

우리는 누구나 사유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아주아주 어렵지만은 않았습니다.

매일 40페이지를 정해놓고 읽었더니 보름 정도 걸렸네요.


정치 철학을 담고 있기에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를 보는 시야도 넓힐 수 있었지만.

사유의 양심을, 의지의 힘으로, 지켜낼 수 있는 판단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정신의 삶을 실천하고자 힘을 받았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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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의 남자들
박초이 지음 / 문이당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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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라는 여성이 만난 다양한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9개의 각기 다른 단편이 들어있었어요.ㅋ

우리의 얼굴에 가려진 다양한 가면에 대한 이야기 같았어요.

진실과 거짓 그리고 그러한 내면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사람과 숨기려는 사람.

하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작가의 말부터 그러한데요,

가가홀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그녀에게 사람들이 말합니다.

힐베르트 호텔은 예약하지 않고 가는 것이 좋다고.

워낙 유명해서 꼭 숙박을 하고 싶었음에도, 정확한 정보도 거의 없고 전화도 받지 않아요.

그리고 그곳에 도착한 작가는 새로운 무한대를 발견했다죠!

읽으면서도 믿기지 않았던 호텔 운영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혹시 아무도 모르는, 아내만 알고 있는 숨겨진 남자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다. 아닐 것이다. 아내가 그럴 리 없다. 아내는 늘 내게 거짓 없이 투명하게

실천했으니까. 하지만 아내의 행동이 영 미심쩍다. 이브닝드레스를 만지는 손길이며,

눈빛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표정이다. 그놈은 어떤 놈일까. 그래, 어쩌면 단순히

여행지에서 스쳐지났던 남자일지도 모른다. 남미는 더우니까. 분명 아내는...


.........아내를 추궁해야겠다.


                                      -거짓 없이 투명한 _30


맨 처음 나오는 <거짓 없이 투명한>을 읽다가 소름 끼쳤는데요.

남편은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아내의 뚱한 반응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항상 정리정돈과 제자리를 고수하는 남편 앞에, 아내의 여행 짐이 널브러져 있어요.

그 속에서 평소엔 잘 입지도 않았던 노출 있는 옷을 보고 남편은 고뇌에 빠집니다.

그럴 리가 없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감추고 있는 '누군가'를 외면하면서 말이죠.

좋은 남편의 가면 아래, 살벌한 민낯이 드러납니다.




화형을 기다리는 중이다. 대물왕의 셋째 아들 미해공을 신라로 보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 바에는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누군가를 기다린다.

미해공을 구하러 내가 왔듯 누군가가 나를 구하러 오기를. 아니, 올지도 모른다.

아니다. 반드시 올 것이다.


아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목도에서 기다리다 _95


네번째 <목도에서 기다리다>는 박제상의 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어찌나 먹먹하던지.. ㅠ

미해공의 탈출을 도운 그는 시간을 벌기 위해 왜국에 남습니다.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이

들통이 난 후 화형을 선고받는데요. 끝까지 당당하게 의기를 지키는 모습의 이면에는 

끔찍한 고문을 감당할 때마다 잠시나마 흔들렸던 마음이 리얼하게 그려집니다.

솔직히 너무 실감 나서 충격 받았어요..



<남주의 남자들> 결혼을 준비하던 한 여성은 친구의 고백을 통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하는데..

<개들의 산책>잃어버린 강아지를 찾겠다는 전단지를 붙인 후 걸려오는 이상한 전화들


<이름만 남은 봄날>, <경계의 원칙>, <강제퇴거명령서 -2039평성>, <율도국 살인 사건>,

<흡충의 우울> 나머지 단편들도 모두 그로테스크함과 내면의 심리가 평범한 일상을 타고

전해지는 전율이 무섭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밌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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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안전가옥 오리지널 1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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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프로덕션 안전가옥의 첫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


이제까지 만나보지 못한, 전혀 다른 호러 + 스릴러(?) 소설이었습니다.

뉴서울파크 놀이공원에서 벌어진 대학살이 9가지로 나뉘어 나오는데요,

그중에서 '유지'라는 아이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나와요.


유지의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 않아요. 억지로 '할 수 없이 왔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차가운 분위기 속에 뉴서울파크의 마스코트인 꿈곰이와 젤리 장수를 만나게 됩니다.

아이는 무료로 나눠주는 젤리를 가방에 넣고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부모님을 잃어버려요.

그리고 자신처럼 부모를 잃은 아이와 함께 보호소에 맡겨집니다.



그때 유지의 눈에 낯익은 얼굴이 들어왔다. 자신에게 젤리를 준 아저씨였다.

그는 회전목마 앞에서 어떤 커플에게 젤리를 건네는 중이었다.

그의 탁한 목소리가 소음을 뚫고 유지의 귀까지 닿았다.


"사귄 지 얼마나 됐어? 이 젤리 나눠 먹으면 절대 안 헤어지는데."


                                                  - 1. 미아 _34


첫 편에서 등장하는 꿈곰이와 커플처럼, 지나쳐버렸던 인물이 중심이 되어 뒷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니까 재밌었어요.

사람도 있고, 괴물 같은 존재도 있고, 젤리도 있고(응?), 고양이도 나와요.

그들 각자의 사연이 뉴서울파크라는 장소에서 벌어지고, 대학살의 희생양이 되기도 합니다.



"영상이 마음에 듭니다."


여자의 목소리였다. 방금 살인을 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차분했으며,

어렴풋한 웃음기마저 서려 있었다. 사준은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 2. 생존자 _85



젤리장수의 정체는 무엇이며, 왜 이렇게 무참하게 사람들을 학살하는 걸까.

호기심 때문에 책을 놓기가 어려울 정도로 몰입하며 읽었어요. ㅎㅎ

그리고 풀리지 않는 젤리장수와 젤리의 정체에 대한 의문들.



고양이는 지루한 얼굴의 인간들을 보며 생각했다. 저들은 젤리가 한때 같은

인간이었다는 진실을 알까. 알고서도 상관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어쩔 수 없기에

받아들인 걸까? 이미 있는 무언가를 치우고 다시 시작하는 건 인간들이 늘 하는 일이었다.


젤리는 청소기를 보며 공포에 떨었지만 고양이는 모두가 언젠가는 지나갈 것임을 알았다.


                                            - 7. 이름 없는 친구들 _212


강추하고 싶을 만큼 새롭고 신선한 호러였어요.

결말도 다소 충격적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ㅠ 정확히는 슬펐..

최근 읽어본 국내 작가 책 중에, 가장 독특하고 개성 있는 공포 이야기였어요.

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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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블루스
마이클 푸어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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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혼은, 1만 번의 인생을 살 수 있어."


불교의 철학처럼 전생이라는 주제로 환생을 계속하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영혼의 완벽함을 위해 주어진 기회는 최대 1만 번이지만,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고작 5번뿐이죠.

'수지'라는 이름을 가진 죽음과 사랑에 빠진 주인공 '마일로'는 완벽한 영혼이 되어

우주로 돌아간 후에도 수지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수지 역시 헤어지고 싶지 않았고요.


중심 스토리는 이러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전생과 환생 우화'라고나 할까요 ㅎㅎ

마일로의 '1만 번 환생'은 지구의 원시 문명에서도, 우주의 이름 모를 행성에서도 행해집니다.

모든 전생의 기억을 안고 태어나기 때문에 아주 똑똑해요. 그래서 미움도 받고.

벌레나 짐승으로도 태어나기도 하고. 원하는 모든 삶을 사는 것 같아요.


 


마일로는 고통스러운 죽음이 정말 싫었다. 그는 전투 중에 14번 죽음을 경험했다.

창에 찔려 죽고, 흉벽에서 떨어져 죽고, 부상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죽고,

또 창에 찔려 죽고, 전차에 치여 죽고, 철퇴에 맞아 전신 마비로 죽고...

한번은 빈에서 오토만 터키군에 생포되어 투석기에 실려 성벽 너머로

쏘아 보내지기도 했었다. 이것은 그가 가장 좋아했던 죽음이었다.


                        - 02 빈으로 발사되던 순간의 비현실적인 기쁨 _27


물론 모든 죽음은 정말 끔찍한 고통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그다음 생이 있다는 사실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마저도 추억이 되는 것일까요?

주인공의 영혼은 이제 '현자' 수준이 되어버렸어요. 태어나자마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신동이나 영재급 아니, 천재급으로 시작하는 삶인 거죠. 귀뚜라미 같은 곤충으로 태어났을 때조차,

정말 대단한 귀뚜라미로 살았다고 자부할 정도에요. ㅎㅎ



무사 마을 정신에 충실했던 호르사 차터지는 학자도 운동선수도 위대한 전사도 아니었다.

그는 어떤 면에서도 영감을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단지 구멍에 빠져 다리가 부러진 사람이었다.

이것은 마을에서 일어난 매우 크고 중요한 사건이었다.

마을 원로들이 구멍 앞에 모여 서서 그 구멍이 어떻게 거기에 생겨났으며, 호르사는 왜 앞도

제대로 보지 않고 걸어갔는지 논의하고 있을 때, 누군가 앞으로 나서 (방법을) 제안을 했다.


시도 때도 없이 마을 원로들에게 달갑지 않은 충고를 해대는 꼬마 마일로의 목소리였다.


                                               - 21 겨울날의 부처 _391


실성한 노인네가 가르쳐준,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벌어진 상처에 염소똥을 바르는 사람들;;;

꼬마 마일로는 말리려 했으나 오히려 혼나고 맙니다. 마침 여행 중이던 치유자를 만나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딱히 훌륭한 치료법을 행하지는 않아요 ㅎㅎ


1만 번의 전생 이야기인 만큼, 모험과 판타지, SF 등 다양한 주제가 나왔습니다.

죽음이라는 존재와의 로맨스도 흥미로웠지만, 저는 이러한 우화 같은 내용이 더 좋았어요.



지금까지 그는 6만 8천504번의 사랑을 했다.

그가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그것도 진짜, 정말로 사랑에 빠졌을 때,

그는 철기 시대 중부 유럽의 농부였다.


20대가 되었을 때, 두 사람은 고된 노동 탓에 허리가 굽었다.


                 - 09 소피아 마리아 모차르트의 숨겨둔 여인 _109


아니 ㅋㅋ뭔가 심각한데ㅠ 웃으면서 재밌게 봤어요.

과연 마일로는 남은 5번의 환생으로 완벽한 영혼이 될까요.

아니면 망각 속으로 사라지게 될까요..

마지막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여운이 남았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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