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블루스
마이클 푸어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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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혼은, 1만 번의 인생을 살 수 있어."


불교의 철학처럼 전생이라는 주제로 환생을 계속하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영혼의 완벽함을 위해 주어진 기회는 최대 1만 번이지만,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고작 5번뿐이죠.

'수지'라는 이름을 가진 죽음과 사랑에 빠진 주인공 '마일로'는 완벽한 영혼이 되어

우주로 돌아간 후에도 수지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수지 역시 헤어지고 싶지 않았고요.


중심 스토리는 이러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전생과 환생 우화'라고나 할까요 ㅎㅎ

마일로의 '1만 번 환생'은 지구의 원시 문명에서도, 우주의 이름 모를 행성에서도 행해집니다.

모든 전생의 기억을 안고 태어나기 때문에 아주 똑똑해요. 그래서 미움도 받고.

벌레나 짐승으로도 태어나기도 하고. 원하는 모든 삶을 사는 것 같아요.


 


마일로는 고통스러운 죽음이 정말 싫었다. 그는 전투 중에 14번 죽음을 경험했다.

창에 찔려 죽고, 흉벽에서 떨어져 죽고, 부상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죽고,

또 창에 찔려 죽고, 전차에 치여 죽고, 철퇴에 맞아 전신 마비로 죽고...

한번은 빈에서 오토만 터키군에 생포되어 투석기에 실려 성벽 너머로

쏘아 보내지기도 했었다. 이것은 그가 가장 좋아했던 죽음이었다.


                        - 02 빈으로 발사되던 순간의 비현실적인 기쁨 _27


물론 모든 죽음은 정말 끔찍한 고통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그다음 생이 있다는 사실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마저도 추억이 되는 것일까요?

주인공의 영혼은 이제 '현자' 수준이 되어버렸어요. 태어나자마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신동이나 영재급 아니, 천재급으로 시작하는 삶인 거죠. 귀뚜라미 같은 곤충으로 태어났을 때조차,

정말 대단한 귀뚜라미로 살았다고 자부할 정도에요. ㅎㅎ



무사 마을 정신에 충실했던 호르사 차터지는 학자도 운동선수도 위대한 전사도 아니었다.

그는 어떤 면에서도 영감을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단지 구멍에 빠져 다리가 부러진 사람이었다.

이것은 마을에서 일어난 매우 크고 중요한 사건이었다.

마을 원로들이 구멍 앞에 모여 서서 그 구멍이 어떻게 거기에 생겨났으며, 호르사는 왜 앞도

제대로 보지 않고 걸어갔는지 논의하고 있을 때, 누군가 앞으로 나서 (방법을) 제안을 했다.


시도 때도 없이 마을 원로들에게 달갑지 않은 충고를 해대는 꼬마 마일로의 목소리였다.


                                               - 21 겨울날의 부처 _391


실성한 노인네가 가르쳐준,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벌어진 상처에 염소똥을 바르는 사람들;;;

꼬마 마일로는 말리려 했으나 오히려 혼나고 맙니다. 마침 여행 중이던 치유자를 만나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딱히 훌륭한 치료법을 행하지는 않아요 ㅎㅎ


1만 번의 전생 이야기인 만큼, 모험과 판타지, SF 등 다양한 주제가 나왔습니다.

죽음이라는 존재와의 로맨스도 흥미로웠지만, 저는 이러한 우화 같은 내용이 더 좋았어요.



지금까지 그는 6만 8천504번의 사랑을 했다.

그가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그것도 진짜, 정말로 사랑에 빠졌을 때,

그는 철기 시대 중부 유럽의 농부였다.


20대가 되었을 때, 두 사람은 고된 노동 탓에 허리가 굽었다.


                 - 09 소피아 마리아 모차르트의 숨겨둔 여인 _109


아니 ㅋㅋ뭔가 심각한데ㅠ 웃으면서 재밌게 봤어요.

과연 마일로는 남은 5번의 환생으로 완벽한 영혼이 될까요.

아니면 망각 속으로 사라지게 될까요..

마지막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여운이 남았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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