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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김이랑 지음 / 마카롱 / 2019년 9월
평점 :
드라마를 먼저 본 것이 다행이에요. 역시 원작을 따라갈 수가 없네요 ㅎㅎ
<꽃파당>은 반드시 원작을 봐야 하는 작품입니다.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드라마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스토리가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저는 원작 그대로의 드라마라던가 웹툰이 더 좋습니다ㅠ
왜 원작대로 안 해주는 것이냐며ㅋ
"보통 중매쟁이가 아니지. 저 꽃 같은 얼굴이 무려 셋이나 있다네. 셋!
그러니 꽃 같은 매파들이 당을 이룬다 하여 꽃파당이라 부르지 않겠나?"
드라마도 소설도 웹툰도 안 보신 분들을 위해 간략히 말하자면
꽃같이 아름다운 남정네들이 모여서 중매 업체를 하는 내용이에요.
시대극에 남자가 매파라니 설정부터 황당하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요.
로맨스니까 당연히 털털 여주가 등장하면서, 나 잘난 남정네들은 관심을 독차지합니다.
그리고 남친까지 모두 개똥이의 매력에 빠져듭니다. 여주 이름이 개똥이에요ㅋ
솔직히 이런 전개는 흔합니다. 사내 같은 여주의 새로운 모습에 빠져드는 화초 양반?
그리고 한 사람에게 거의 모두가 올인하고 지켜주려 안달하는 거요.
"이건 전하와 제가 감히 조선을 상대로 벌이는 사기극입니다.
자신 있으십니까?"
그런데, 이 소설.... 심쿵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한 둘이 아닙니다.
등장인물 개성이 또렷했던 것이 가장 좋았어요. 설마설마했는데 결말이 ㅋㅋ
늘씬한 외모에 똑똑한 차도남 리더 '마훈'
술과 여자를 찾는 망나니지만 준수한 외모와 학식을 갖춘 '도준'
여자보다도 더 예쁜 패셔니스타 '고영수'
민상투를 올리고 남자만큼 억센 힘으로 힘든 일도 척척하는 '개똥'
누구도 여자라고 믿지 못하는 그녀를 중전에 간택되게 만들어야 하는
세 남자의 고군분투기랄까요. 무패의 신화를 거듭하던 꽃파당의 위기가
독자에게는 즐거움을 줍니다. 모두의 가슴 한편에는 아픈 기억과 상처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로맨스에 무게감이 실려 좋았어요.
여주를 경계하는 독기 품은 여인의 등장과 자신이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결국 인정해야만 했던 누군가의 먹먹한 심정이 결말을 향해 갈수록 깊어지면서
안타까워서 울기도 했다가 한편으로는 행복한 결말에 웃기도 했어요.
'개똥아, 개똥아. 널 어찌하면 좋으냐.
개똥아, 개똥아. 난 어찌하면 좋겠느냐.'
저는 도준에게 처음부터 관심이 갔는데, 딱히 이유를 모르겠어요.
흐트러진 망나니 속에 숨겨진 엘리트 기질을 가진 캐릭터에 호감을 느낀 건지,
아니면 과거를 후회하며 다시는 놓치지 않으려는 아련함에 공감한 건지 ㅎㅎ
왕도 불쌍하고..
한 번 잡으면 단숨에 읽게 만드는 흡입력이 장난 아니네요.
드라마 보고 반하셨다면 반드시 필독(?) 해야 합니다!
심쿵 사극 로맨스 좋아한다면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