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으면서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내용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좀 더 깊고 의미있게 읽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자주 언급되는 얘기들일수록 그런 경향이 더 많은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요셉의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 중 하나다. 이 책은 그런 요셉의 이야기를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화자가 요셉 자신으로 설정된 것이 그런 새로움을 가능하게 한 듯 하고, 그를 통해 드러나는 '아브라함 패밀리'의 역사와 그 속에 숨어 있는 하나님의 뜻 같은 것이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소설처럼 느껴지면서도 저자의 신앙적인 고민과 고백들이 들어있는 듯해서 읽으면서 순간순간 믿음과 하나님에 대한 통찰들을 얻을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그동안 밋밋했던 성경속 인물들에 대한 살아있는 만남을 한 것이 즐거웠다.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책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흥미로운 책을 고르라면 역시 <삼국유사>를 꼽아야 할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신기하고 재미가 있다. 또한 우리들의 역사적이고 신화적인 상상력을 마구 자극하여 잠시지만 우리가 바로 그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과연 우리 민족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떻게 이 땅에 살게 되었는지, 고구려, 백제, 신라와 가야는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그리고 그 나라에 살던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었는지...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은 사실 명확하게 가능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지만 진실에 다다갈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야 말이 안 되는 얘기들이 있기도 하겠지만 그 얘기 하나하나 속에는 당시를 살던 사람들의 바람과 소망이 숨겨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그 시대 속으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중고생을 대상으로 우리 고전인 <춘향전>을 쉽게 읽을 수 읽도록 풀어 쓴 책이다. 그러나 원문의 맛도 적절히 살리고 있어서 내용 뿐 아니라 판소리계 소설로서의 맛도 느낄 수 있게 되어 있다. 사실 <춘향전>의 내용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판본도 다양하고, 쉽게 파악할 수 없는 한자어나 고사, 시구들이 워낙 많이 인용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러 판본 중 완판본인 <열녀춘향수절가>을 소개하고 있으며 나름대로 좀 쉬운 말들로 바꾸어서 쓰고 있다. 그러므로 어렵더라도 조금씩 음미하면서 읽는다면 <춘향전>에 담긴 우리 조상들의 삶에 대해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언제 읽어도 <춘향전>은 유쾌하다.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도 그렇고, 어사 출도 장면도 그렇고, 성춘향이 결국 정렬부인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그렇고... 또한 <춘향전>은 슬프다. 춘향이의 목숨을 건 항거도 그렇고, 변학도의 무자비한 처벌도 그렇고, 춘향이와 헤어지는 이몽룡도 그렇고... 이런 것들이 바로 이 작품을 시대를 초월한 고전으로 만드는 것이리다...
이 책은 얼마 전에 종영된 '역사 스페셜'을 다룬 시리즈 중에서 역사적 인물들에 관한 내용을 모아놓은 책이다. 역사라는 것이 여러가지 요소가 섞여 있는 것이라고 할 때 우리가 가장 관심을 많이 갖게 되는 것이 바로 인물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역사상의 인물을 다룬 드라마나 책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것이리라. 물론 이 책은 그런 것들과는 좀 다르다. 한 인물의 일생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의 삶을 통해 드러나는 당대의 사회의 모습을 말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이 역시 바로 그 인물 자체일 것이다. 허균이나 원효, 마의 태자, 성이성 등을 둘러싼 기이한 이야기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고려여인 염경애나 원나라의 황후가된 기황후, 기생 홍랑 등을 통해서는 당시 여인들의 삶과 투쟁, 사랑을, 유희경 같은 사람을 통해서는 신분 제도를 극복한 인간 승리를, 강항 같은 사람을 통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미있는 삶을 살았던 우리 조상들에 대한 경외심 같은 것들을 느낄 수 있다.
<우리말의 수수께끼>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그리 어려운 책은 아니다. 우리말에 대해서 다룰 때 어학적인 지식과 국어사 위주의 어려운 책이 만들어지시 십상이지만 이 책은 그 정도로 깊이있는 책은 아니다. 언어가 처음 탄생하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한자가 유입되어 한자를 통해 우리 말을 표현하려는 노력의 소산인 이두나 향찰, 구결 등의 표기 방법, 훈민정음 창제를 둘러싼 여러가지 논란들, 맞춤법에 대한 내용, 한글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현재 사용되는 시각적인 언어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내용을 가볍게 서술하고 있다. 깊이있는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아쉬움이 남겠지만 우리말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이라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의 내용을 다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