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에서 맥주를 마시다 - 쾌락주의자 전여옥의 일본 즐기기
전여옥 지음 / 해냄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한마디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책은 사실 무척 실망스럽다. 그동안 꾸준히 전여옥의 책을 읽어왔던 나로서는 그녀가 도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세월이 원망스럽다는 생각까지 했다.

나름대로 날카롭고 그녀 나름의 시각을 가지고 있던 전작들과는 사뭇 대조적으로 이 책은 너무 퍼져 있다. 계속 먹어대고, 그걸 자랑스레 얘기한다. 그냥 그런 사람의 일본여행기였다면 그런가 보다 하고 봤을 것이다. 그러나 나름대로 지식인인양, 카리스마를 품고 독설을 내뱉던 그녀가 이렇게 늙어가며 노골적인 자기 자랑으로 지면을 낭비하고, 남의 시간을 빼앗는 큰 잘못을 하고도 여전히 제 잘난 맛에 살아간다면 정말 그 인생도 불쌍하고, 광고에, 그녀의 이름값에 속아 이런 책을 사본 독자들도 불쌍해진다.

오로지 입맛을 즐겁게 하는 일본 여행을 준비하고 있고, 현금도 두둑하며, 제대로된 스시맛에 미친 사람들은 읽어도 무방하나, 그 외에는 분명 분노하게 될 것이니 선택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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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내 2004-03-2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여옥이 글 멋 모르고 한 번은 읽을 수 있겠죠.
일본은 없다, 류의 그런 글,
그러나 두 번은 못 일죠. 일본이 없기는 뭐가 없다는 건지, 원...
대번에 일본학 전공 교수가 반박글을 섰죠.
<일본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