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소설사
김광순 지음 / 국학자료원 / 200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소설에 대해서는 사실 많은 논란거리들이 있다. 고소설이라는 명칭 문제부터 시작해서 소설의 시작문제, 개별 작품들의 작자와 창작연대문제, 배경사상이나 작품 내용에 대한 문제 등이 그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워낙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책은 이런 다양한 견해와 연구성과들에 대해서 정리를 하면서 저자 나름대로 우리의 고소설사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고소설의 명칭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들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고소설'이라는 명칭을 제기하고 있고, 고소설의 발생을 나말여초의 '수이전' 수록 작품들, 예컨대 '수삽석남', '김현감호', '최치원'등에서 찾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 작품에 대한 연구사 소개와 비교문학적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싣고 있다.

고소설사 전반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에는 좋은 책으로 볼 수 있고 고소설사의 다양한 논쟁거리를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리고 주제나 내용마다 다양하고 풍부한 연구성과들을 인용했으므로, 다른 작품이나 주제에 대해 연구하는데도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하는 방식은 다 다르다
서하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8년 8월
평점 :
품절


서하진의 소설은 여성이 쓴 소설임을 분명히 드러낸다. 그것이 감상적 어조라던가 좁은 시각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땅에서 여성들만이 경험할 수 있는 아픔과 상처에 작가는 주목한다. 어느 누구에게 그만한 사연이 없을까마는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특히 여성들의 삶에는 차마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들이 많다. 그런 사소한 삶들에 주목하면서 작가는 그것들을 헤쳐 드러난다.

내용도 흥미롭고, 구성방식도 독특하여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결론이 다소 작위적이거나 섣부르다는 느낌이다. 한창 기대했다가 뭔가 어색하게 끝나는 느낌을 여러 작품에서 받았다.

이 소설집에는 이땅을 떠나 외국에 살거나 외국에서 이땅으로 와서 사는 여성의 낯섦, 외로움, 떠나야만 했던 상황과 새로운 환경에서 겪는 고통에 대해 신선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분히 작가의 경험을 근거로 하지 않았나 짐작해보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아마 계속 그녀의 소설들을 읽게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옆집 여자
하성란 지음 / 창비 / 199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성란의 소설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특히 이 단편 모음집은 각 작품의 매력이 최대한 발산된 듯한 느낌이다. 그녀의 이름을 다른 여성 작가들 중 하나로 무심히 들어왔지만, 막상 그녀의 소설들을 접하니 생각보다 만족스럽고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일단 은희경이나 공지영처럼 자신의 삶이나 타인의 삶에 대해 지나치게 냉소적이거나 사실적, 자조적으로 말하지 않고, 소재도 남녀관계나 자신의 삶을 투영한 듯한 소재에 머물지 않는 점, 남성 화자의 목소리로도 곧잘 소설적 전개가 가능한 점, 너무나 사소해보이는 것이 눈길을 주면서 그것을 통해 아무도 예상치 못한 얘기들을 만들어내며 극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점 등은 하성란 소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점이다.

특히 거의 추리소설을 연상할 만큼 세심한 묘사와 극적인 반전은 그녀의 소설을 탄탄하게 완성시킨다. 감정적으로 치우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세상을 미워하지도 않는 태도, 그녀의 소설이 사랑받고 오래오래 읽힐 것이라 확신하게 되는 대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양장) 믿음의 글들 176
C.S.루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홍성사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인 C.S.루이스는 '내가 믿는 기독교'같은 글을 통해서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 멋지게 변증한 바 있으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판타지 소설의 원조격인 '나니아이야기'를 통해서 그 상상력을 표현하기도 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리처드 아텐보로의 영화 'Shadowland'에서 앤서니 홉킨스가 연기했던 그 역이 바로 루이스였다.

그만큼 그는 영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작가이다. 이 책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이런 그의 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책이었다. 악마인 '스크루테이프'가 젊고 미숙한 악마인 '웜우드'에게 충고하는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되어있는 이 책은 악마의 입장에서 쓰여져 새로운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부분에까지 미쳐있는 악마들의 전략에 대해서 상세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저자의 인생과 사람, 그리고 신앙에 대한 깊은 통찰들이 드러나며, 이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과연 어떠해야하는지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삶의 다양한 영역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보며 자신의 삶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아노와 백합의 사막
윤대녕 지음, 조선희 사진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삶이 더이상 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을 때, 아니 처음부터 그랬지만, 그걸 불현듯 깨달은 순간, 사람들은 누구나 떠나고 싶어한다. 그 강도가 약하면 그저 자신이 처한 곳을 떠나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그보다 심한 인생의 위기에는 이 작품의 주인공처럼 사막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소설과 사진이 묘하게 잘 어울리는 책이다.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그 어설픈 삽화나 표지 그림, 빽빽한 글들에 압도당했고, 사진집이나 화집은 덩그라니 작품뿐 이렇다할 설명과 글이 너무 없어 허전했다. 그런 갈증을 다소 해소해준 책이다. 아마 소설가와 사진작가 모두 작품의 주인공처럼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떠나고 싶어했던 것 같고, 사막을 찾아 헤맨 듯 하다.

그들은 익히 알고 얘기했듯, 어떤 여행이든 떠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저 그 떠남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의 집을 어떤 식으로든 버리고 오려는 것이다. 굳이 사막인 이유, 그 사막에 백합을 피우려는 작자의 의도를 생각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