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홍길동전'의 저자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은 그가 매우 재주많은 사람이었으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허균에 대해서 올바른 이해를 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는 역모를 꾀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고 그에 관한 대부분의 남은 기록들은 그를 매우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를 이해하는 다른 한 쪽에서의 의견은 그는 성리학의 이념이 사회를 지배하던 그 답답한 시대를 거부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본성에 따라 살며, 사회의 소외당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던 특별한 인물로서의 허균을 그려내고 있다. 이 책에서는 후자의 견해에 따라서 허균의 삶과 당시의 사회, 그리고 허균 주변의 인물들에 대해서 그려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허균의 다양한 한시작품과 제목만 듣던 그의 한문소설들, 그리고 그의 문장가로서의 탁월한 재주등을 보여주고 있다. '홍길동전'의 저자라는 단순한 이해에서 벗어나 좀더 다양한 이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허균의 삶과 그의 계획들에 대해서 좀 단순하게 접근했다는 생각도 든다. 당시의 사회를 비판하면서 만약 허균의 거사가 성공했더라면 더 좋은 사회가 되었을것이라는 의견은 사실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허균의 사람됨에 대해서도 그저 시대를 잘못타고난 자유인처럼 그리고 있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평가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서 허균의 진보적인 사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그의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