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교육의 쟁점과 전망
김은전 외 지음 / 월인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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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국어를 배우다보면 가장 어려운 것이 아마 현대시일 것이다. 그리고 또한 교사로서 가르치기 가장 어려운 것도 현대시일 것이다. 그만큼 현대시는 배우는 사람이가 가르치는 사람 모두에게 골치아픈 분야이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대로 현재의 시교육에 대해서 비판하고, 시를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하는 사람대로 비판하는게 지금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현대시 교육의 여러가지 측면을 검토하고 시 교육의 방법과 교실에서의 적용에 대해서 쓰고 있다. 여러가지 내용들이 그리 길지 않는 글 속에 들어있기때문에 자세하거나 심도깊은 논의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겠지만 전반적인 시 교육의 문제가 교육 방법등에 대해서 살펴보는데는 어려움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시 교육의 문제를 공감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 쯤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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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깊은 계단
강석경 지음 / 창비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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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경의 소설은 대학 신입생 때 읽은 <숲속의 방> 이후 처음이다. 그땐 마치 내 얘기인 것처럼 감정이입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소설은 좀더 객관적인 위치에서 읽게 된다.

과거에 압도된 도시 경주에서의 고분 출토를 시작으로 다소 지루할 것이라 예상되었던 서두와는 달리 한 집안을 둘러싼 관계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고고학과 음악, 연극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과 통찰에 먼저 감탄하면서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러니 작가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것. 단지 얽히고 섥힌 가족사와 사랑 싸움만 단선적으로 그린다고 소설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작가는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작가가 드러내놓고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인간사는 결국 운명이 이끄는 대로이며, 과거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 자유로우려 몸부림칠 수록 더욱 옭죄어오는 운명의 사슬 같은 것. 그래서 사는 게 고통스럽다고들 하는 게 아닐까.

이런 소설을 읽고 나면 문득 생각한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삶이 정말 행복한 것인지...그래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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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외국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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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소설에 매료되어 집어든 그의 이 자전적 에세이는 그의 소설을 이해하는데, 그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작가들이 쓴 산문집엔 잘 손을 안 대는 편인데, 대부분 그들이 소설이나 시보다 수필쪽이 훨씬 가볍고 별 내용이 없기 때문에 후회한 적이 많아서이다. 하루키의 이 책은 좀 다른데, 일본과 우리의 상황이 결코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같은 아시아권의 급성장한 나라라는 점에서 미국 문화와의 관계, 미국에서 느낄 수 있는 이질감 등은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아주 운 좋게, 우연히 작가가 되었다고 고백하는 그의 얘기는 다소간 위로가 되기도 하고, 친근감을 느끼게도 한다. 그는 어찌보면 아주 평범한 사람일 것도 같다. 작가연 하며 폼 잡는 부류는 확실히 아니며, 예상 외로 겸손하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유머감각도 상당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는 그의 모습, 하고 싶은 것은 하고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그의 고집과 자유 정신이 부럽다. 난 벌써 하루키를 많이 좋아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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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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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한창 유행했던 7~8년 전, 나는 괜시리 이 책을 거부했다. 그냥 그때 하루키는 우울과 침체의 대명사처럼 느껴졌고, 이 책을 읽은 수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자살했다는 소문이 떠돌았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나는 젊음 그 자체로 혼란스러웠고, 더 이상의 침체와 우울은 원하지 않았다. 그것도 겨우 한 권의 책으로 말이다.

많은 세월이 흘러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이 책은 나의 예상보다 훨씬 더 훌륭했다. 더이상 단순한 자살에 관한 책이라거나, 알 수 없는 침체의 나락으로 빠뜨릴 류의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루키의 감성은 일본인의 것이라기 보다는 미국 문화이 영향 아래 있는 것 같다. 우리의 80년대 학번이 겪었을 정치적, 사회적 혼란과 저항을 하루키 세대가 겪었다. 옳다고 믿어야 하는 대의가 무엇인지 혼란스럽고, 믿고 의지할 만한 기성세대가 없다는 인식 속에 오직 자신이 느끼고 경험하는 일상 속에 소박한 진실을 찾아가는 매우 사소한 삶. 그렇게 파편화된 삶을 하루키 이후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다. 그를 발견한 것은 내게 행운이다. 나는 가끔 내가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하루키의 말을 통해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이 나를 기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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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한국시인
유종호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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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위 월북작가로 분류되어 오랜 세월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임화, 오장환, 이용악, 백석의 시세계에 대해서 쓴 책이다. 이들은 그들의 시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해금되기전까지 그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고, 해금된 이후 지금까지도 다른 시인들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대접을 못받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은 이런 4명의 시인들의 시세계에 대해서 시기별로 개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카프의 서기장으로 그 명성을 떨쳤던 임화, 인민시인 오장환, 이야기시 형식으로 유이민의 고달픈 삶을 노래한 이용악, 우리의 전통공동체의 따뜻하고 풍성한 삶을 노래한 백석의 시들은 그들의 비극적 말로와 함께 색다른 울림을 전해준다.

카프시인 또는 월북시인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시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전반적인 경향이라든지 한계에 대해서 뭉뚱그려 설명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개괄적이나마 그들의 시세계를 살펴보는 것도 우리 문학의 전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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