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란서 안경원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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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의 소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꿈꾸듯 읇조리는 어투로 나직나직 일상의 삶을 얘기하지만, 그들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 딸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는 주인공의 가라앉은 삶,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증오가 곳곳에 묻어나는 이야기, 어느날 삶으로 침입해온 한통의 전화, 얼굴도 모르는 이와의 통화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는 주인공, 사랑이 떠나간 후 홀로 남겨진 여자의 고통, 평생 한 편의 소설도 쓰지 못하고 소설가가 된 친구를 질투하며 자살하고 만 사람 등 하나 같이 가련하고 불쌍한 인생들이다.

소설 속 얘기들이 내 삶에 반복된다면 미쳐버릴 것 같은 상황, 그 어둡고 우울한 공간으로 작가는 우리를 초대한다. 한번도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남들처럼 그럴듯하게 살지 못하는 인생들을 통해 우리는 자기 인생의 평온함에 우선 안심하고, 그들의 인생을 불쌍히 여기며 만족해한다. 작가는 그런 대리만족을 주려고 한 것일까?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죽음의 그림자가 작품을 무겁게 한다. 죽음이 가까이 느껴지는 소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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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복의 사상팔상 체질진단 건강법 국일건강의학 22
이명복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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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건강에 관심이 많은지라, 사상체질에 대해서도 귀담아 듣곤 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사상체질을 학문화, 체계화하는데 일조한 이명복 박사의 글이다. 그가 한의사가 아니라, 서양의학을 전공했다는 점에서 동양과 서양의 의술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링 테스트나 그동안 연구해온 통계치 등은 일반인이 내가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사상체질, 그것을 다시 두 가지로 나누어 좋은 음식과 해로운 음식, 자주 걸리는 질병 등을 설명해 놓은 것은 도움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육식 위주의 식습관에서 벗어나 야채와 곡물 위주로 바꾸고, 적당한 운동으로 심신을 단련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어찌보면 이렇게 쉬운 것을 왜 항상 못 지키게 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이런 생활습관이면 암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한 가지 의문은 우유와 유제품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그것이 어느 정도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이 동양 사람들의 체질에 적합한 것인지, 서양인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인지가 궁금하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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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영웅이야기
조동일 / 문예출판사 / 199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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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전문학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조동일 교수가 우리 서사 문학의 보편적 구조 중 하나인 '영웅의 일생' 구조를 밝힌 글이다. 조교수는 '영웅의 일생'이라는 구조가 우리 서사문학의 전통적인 구조라는 것을 신화에서 신소설에 이르기까지 주요 작품을 통해 증명하고 이를 통해서 우리의 고전 소설들이 단순히 중국의 소설들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을 따라서 지어졌음을 주장한다. 이것은 우리 문학의 전통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성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귀족적 영웅과 민중적 영웅에 대해서 대비하면서 우리 민중들이 바라고 기대해왔던 영웅상을 제시하고 그 예로 <임진록>에 실린 김덕령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있다. 그리고 그런 맥락에서 단지 동학의 창시자로만 알려진 최제우에 대해서 문헌과 구전 설화를 연구하여 민중의 영웅으로서의 모습도 밝혀 내고 있다.

사라져가는 구전설화들 속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민중들의 의식들과 작품 배경이 되는 현장을 직접 찾아다녔던 저자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고, 고전 서사 문학의 이해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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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시지푸스
민혜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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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이 힘들었다. 내 얘기고, 내가 아는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경험해본 이야기이기에, 논픽션이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나는 학벌 때문에 피해 본 적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작가의 말대로 우리나라 전체를 끌고 가는 학벌이 서울대일 때, 이미 어느 부분에서는 접고 들어가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대를 들어가면 들어간 대로, 안 들어가면 안 들어간 대로 그 나름의 피해의식이 있다. 아무도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는지 열심히 아웅다둥 살아가야 하는지 얘기해주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안하면 남들에게 뒤쳐질까봐 낙오될까봐 겁이 나는 것이겠지.

입시지옥을 통과하고 살아남은 자로서, 나는 내 아이에게 나와 똑같이 살라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벌써부터 고민이 많다. 사회도 바뀌어야겠지만, 사회가 바뀌는 것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 사람들과 사회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건강한 자아를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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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세례와 충만
존 스토트 지음, 김현회 옮김 / IVP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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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어쩌면 성령은 뜨거운 감자인지도 모른다. 보수적인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이라는 말만 들어도 벌써 이단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뭔가 신비롭고 초자연적인 것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그만큼 성령님은 쉽게 파악하기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운 존재인 것이다.

존 스토트는 이 책을 통해서 성령의 이모저모를 논리정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성령님의 사역과 성령안에서 사는 삶, 성령충만과 성령세례 등에 대해서 성경을 통해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령의 어떤 특수한 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가 성령님의 인도하심 안에서 이루어지고 늘 성령충만하기를 사모하고 성령의 열매들을 맺어가는 것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힘없이 지쳐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시 한 번 성령님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성령충만한 삶에 대한 소망을 갖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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