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시지푸스
민혜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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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이 힘들었다. 내 얘기고, 내가 아는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경험해본 이야기이기에, 논픽션이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나는 학벌 때문에 피해 본 적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작가의 말대로 우리나라 전체를 끌고 가는 학벌이 서울대일 때, 이미 어느 부분에서는 접고 들어가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대를 들어가면 들어간 대로, 안 들어가면 안 들어간 대로 그 나름의 피해의식이 있다. 아무도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는지 열심히 아웅다둥 살아가야 하는지 얘기해주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안하면 남들에게 뒤쳐질까봐 낙오될까봐 겁이 나는 것이겠지.

입시지옥을 통과하고 살아남은 자로서, 나는 내 아이에게 나와 똑같이 살라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벌써부터 고민이 많다. 사회도 바뀌어야겠지만, 사회가 바뀌는 것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 사람들과 사회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건강한 자아를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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