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하마터면 그냥 탈 뻔했어

비행기, 하마터면 그냥 탈 뻔했어 - 기내식에 만족하지 않는 지적 여행자를 위한 비행기와 공항 메커니즘 해설 교과서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아라완 위파 지음, 전종훈 옮김, 최성수 감수 / 보누스 / 2018년 11월

그동안 비행기를 탈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몇 년 전부터 그래도 1년에 한 번 정도 비행기를 탈 기회가 생겼다.

항공은 생소한 분야인데다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잘 모르면 왠지 창피한 기분이 들기도 해서 탈 때마다 항상 궁금한 점이 많았어도 묻지를 못했다.

물론 어디에다 물어봐야 하는지도 몰랐다.

이렇게 큰 비행기가 어떻게 하늘을 날아가는지 기내식 음식들은 어떻게 제공이 되는지 위급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를 하는 것인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많은 것들이 정말이지 너무 궁금했다.

하마터면 그냥 궁금해하는 마음만 가지고 있을 뻔했다.

이런 궁금증을 한 방에 해결해준 이 책이 없었다면 말이다.

파일럿들을 보면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고, 특히나 그 모자는 나도 한 번 써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단순히 복장 착용으로만 생각을 했는데, 그 모자가 나름 안전모였다는 게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게다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는데 기장들은 비행기를 운전만 하지 안전상태를 점검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 정말 하마터면 무지의 늪에 그대로 머물뻔했다.

하늘 높은 곳을 날아가기 때문에 지상에 머무를 때보다 방사선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된 점이다.

내가 비행기를 안전하게 타고, 맛있는 밥을 먹고, 편히 쉴 수 있는 것은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도움과 희생으로 가능하다는 걸 느끼면서 참으로 감사했다.

각자의 일이니 하는 거지라고 한다면 뭐 할 말은 없지만 그 일이라는 게 단순 작업만이 아니라 많은 생명을 위한 일이기도 한 점에 고마움을 느꼈다.

뒤편에는 공항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동안 그냥 지나치는 공간일 뿐이었지만 앞으로는 좀 더 활용을 하고, 어딘가에 있을 관제탑도 한 번쯤은 생각해볼 것 같다.

워낙 궁금한 점이 많았던 나로서는 즐겁고 신나게 해결해 나가면서 읽었다.

최강 호기심? 공룡 대백과

최강 호기심 공룡 대백과 ㅣ 생생 과학 1
히라야마 렌 감수 / 글송이 / 2018년 11월

공룡을 안 좋아하는 아이들은 없을 거다.

우리 조카도 길고 어려운 이름도 척척 말할 만큼 공룡을 정말 좋아한다.

이거 알아요?라면서 물어볼 때마다 같이 맞장구도 쳐주고 싶고 더 많은 공룡들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5-8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나온 책인데다 시대별로 117종의 공룡에 대해서 세세하게 알려준다.

아이들이 보는 책은 무겁거나 책장이 너무 날카로운 것은 피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가볍고, 책장도 두꺼워서 날카롭지 않았다.

게다가 생생한 그림으로 소개한다고 해도 그냥 그림체라고 생각했는데 생생히라는 단어에 맞게 실제로 보는 것처럼 공룡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공룡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은 후에 시대별로 나타났던 공룡들을 알려준다.

공룡의 이름이 어려운데 가끔 영어로는 어떻게 쓰는지 궁금했는데, 한글과 영어 두 개를 다 알려준다.

이름이 길고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는데 그 이름의 뜻도 바로 아래에 써줘서 이름 뜻을 보니 왜 그렇게 지었는지 알게 돼서 쉽게 이름을 외울 수 있었다.

공룡이 잡식인지 육식인지 초식인지를 알려주고, 그 공룡이 가진 무기를 알려준다.

생생한 공룡의 특징적인 모습을 보면서 이름과도 연결이 되고 무기도 다시 한번 보게 된다.

책안에 그림으로 보이기 때문에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는데 170cm의 사람과 비교해서 몸길이, 높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가늠하기가 쉽다.

또 공룡의 능력치를 6개로 나누어서 보여준다.

몸집이 크면 빠르기가 느리다는 걸 바로 알 수가 있다.

각 시대별 공룡들을 다 보고 나서 이름은 아는데 바로 찾지 못할 경우에는 뒤쪽에 찾아보기가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제 공룡 이름을 말하면 어느 시대의 어떤 식성을 가지고 무기가 무엇인지는 대강 알 수가 있다.

공룡처럼 아이들에게 신기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다가 어른들도 공룡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뻔했다!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 - 재무제표와 돈의 흐름이 보이는
김수헌.이재홍 지음 / 어바웃어북 / 2018년 11월

회계 관련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회계업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사무직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다른 직업을 찾는 과정에서 느낀 점이 회계는 기본으로 해야 된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회계 관련 서류를 봐도 이게 뭔지 모르면 일을 하는 사람의 자격이 없는 것이니깐 말이다.

뭔가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회계 관련 책을 한 권 읽었는데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용어가 너무 생소하다 보니깐 하나씩 찾아서 보더라도 그 검색한 곳에서 모르는 게 또 많았다.

회계를 시작하는 초보자를 위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렵겠지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참고 끝까지 읽어보자는 마음가짐을 갖은 채 책을 펼쳤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

그림이 함께 읽고 글이 많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쉬웠다. 용어를 몰라서 검색을 한 경우도 없었다.

회계가 이렇게 재밌고 쉬울 수도 있다는 게 많이 놀라웠다.

끝까지 재밌고 쉽게 잘 읽을 수 있었다.

그동안 재무제표라는 것이 무엇인지 개념도 잡히지 않았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의 차이점도 알고, 상품과 제품의 차이점도 알게 되었다.

회계라는 것을 처음 접하는 나 같은 초보자에게 딱 맞는 책이다.

글로 설명해주고, 표로 다시 한번 보여주고, 그림을 이용해서 머릿속에 정리를 완벽하게 해준다.

최대한 읽는 독자가 다른 여러 책을 찾아보지 않고, 이 한 권으로 회계의 흐름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하신 것이 보여서 감사했다.

특히나 너무 어려워서 대체 어떻게 해야 되나 싶었던 완전 초보자 나에게 대강의 흐름을 잡아준 책이라서 더욱더 감사하다.

전작인 '이것이 실전 회계다'를 읽을 정도의 중급 수준이 된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든다.

달이 부서진 밤

달이 부서진 밤
정명섭 지음 / 시공사 / 2018년 10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에 달이 들어가면 내용이 무엇이든지 읽기도 전에 그냥 무조건 너무 좋다.

그렇게 읽은 책들이 김진규 [달을 먹다], 정한아 [달의 바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일식] 등이다.

달은 신비스럽고, 낭만적이며,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너무나도 탁월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이 책 제목인 '달이 부서진 밤'을 보고 이미 반해버렸다.

대체 달이 부서지다니 어쩌다가 그렇게 되는 건지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도 궁금해하며 읽어 나갔다.

또, 반은 사람이고 반은 괴물의 형상을 한 표지의 인물은 누구인지도 궁금했다.

내용을 보니 팩션이다.

사실이기도 하고, 허구이기도 하는 이야기는 몰입해서 읽지 않아도 빨려들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갖고 있는 책이었다.

배경은 삼국시대로 고구려가 멸망할 즘부터 그 후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세활이 과거를 왔다 갔다 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고구려의 부흥을 위해서 수노당인 세활은 부하들과 함께 사라진 양만춘 장군을 찾아야만 한다.

장군의 소식을 어렵게 찾은 그들은 확실하지 않지만 일말의 희망을 품고 위험을 감수하고 나아간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안개가 짙은 계곡이었다.

그 계곡은 불안하고 음침했으나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었고, 앞이 보이지 않은 그 안갯속으로 발을 디디게 된다. 그곳에는 알 수 없는 것이 기다리고 있다.

달이 부서진 밤이 그냥 지나가 버려서 많이 아쉬웠지만 정말 재밌게 읽었다.

괴물의 존재가 안타까웠고 마음이 짠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는 그 마음이 아름다웠다.

도대체 왜 그렇게 말해요?

도대체 왜 그렇게 말해요? - 함부로 말하는 사람 때문에 상처받는 당신을 위한 대화의 기술
바바라 베르크한 지음, 강민경 옮김 / 가나출판사 / 2018년 11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말을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들에게 한 방 먹이는 방법을 드디어 배우게 되는 군아 싶어서 기뻤다.

배운 스킬을 꼭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했고, 당황하지 않고 언제나 하고 싶었던 웃으면서 침 뱉는 나를 상상하면서 행복함을 느끼기도 했다.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나고, 상대가 이겼다는 느낌을 팍팍 주는 나는 늘 지나고 나서 그때 하지 못했던 그 많은 말들과 행동들을 반복적으로 생각하느라 과거의 나에게 자꾸 발목이 잡혔다.

이런 나라서 더더욱 이 책의 효과를 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어가면서 자꾸 웃음이 나왔다.

상황에 따른 대답을 하고 있으니깐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해졌다.

사실 그런 공격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걸 선택한 것뿐이다.

나는 그러든지 말든지 무시하거나 되받아치거나 딱 잘라내는 선택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들이 처음부터 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뱉은 말을 안 들을 수는 없으니깐 나는 그저 여러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되는 거였다.

단 바로 감정에 휘말리지 말고 3초간 심호흡을 하면서 생각해보는 거다. 어떤 선택지를 고를 것인지.

아주 명확하고 쉬운 이야기다.

사실 이것이 어려워서 다들 얼굴 붉어지고, 불쾌해지는 거지만 말이다.

그러나 책에 나온 질문에 답을 하다 보니깐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나에게 맞는 답변을 한 번 써보고 따로 종이에 적어서 보관하지 않더라도 왠지 그런 상황이 닥치면 술술 말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런 기분은 무의식적으로도 전해진다고 하니 누가 어떤 공격을 해와도 평온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는 그냥 일어난 일이다.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뿐이다.

과거에 에너지를 쏟지 말고 그 에너지를 현재에 쏟아 아무 걱정 없이 즐기자는 저자의 따뜻한 말이 아주 큰 응원이 되었다.

과거를 용서하는 것은 자비로움이나 관대함이 아닌 불쾌한 사건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행위라고 한다.

나도 나를 지키는 용서를 하고 또한 과거에 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들에서도 이제 그만 벗어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