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창 -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
임지선 지음, 이부록 그림 / 알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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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모르겠다.

대학졸업하고 취직해서 그냥저냥 매달 월급 받으면서 적금도 넣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대강대강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책장을 넘기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다.

청년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부수적인 일들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픔내지는 슬픔이 아니었다.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해서 지금 이것을 하지 않으면 내일을 알 수 없는 고독한 청년들의 생활이었다.

그 청년들의 생활을 제대로 보려고 했던 적이 있었던가?

단순히 뉴스에서 신문에서 흘러나오는 요즘 청년들의 분투기정도로만 생각했을 뿐이었다.

대학등록금이 뭐그리 비싸냐.. 싶어도 지금 당장 대학등록금을 대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하는 나이는 지나버렸고, 월급 받아서 해야 할 일련의 일들만으로도 내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고 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겠지.

20대 30대의 청년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해서 사는 것이 옳은 정답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그 꿈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도 의문스럽기까지 했다.

단순하게 꿈이라는 것은 이루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거짓부렁일 뿐이 것은 아닌지.

이런 처철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위로를 건낼 수도 없었다.

학교 다닐 때 해봤던 마트 아르바이트, 분식점 아르바이트도 당장 돈이 필요해서라기보다 사회생활 익히기, 용돈 벌기. 쯤의 치기어린 마음에서 시작했었다.

마트 아르바이트는 단기적으로 할 수 있어서 몇 번인가 하다가는 못했먹겠다며 안했고, 분식 아르바이트도 한 달 하고 그만뒀다.

주인 손녀가 재수없어서 못하겠다면서 말이다.

부끄럽고 부끄럽고 창피해서 책장을 넘기기가 싫었다.

왠지 모를 자괴감에 끝까지 읽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왜, 이 책을 읽으면서 괴로워해야하는 것인가? 안 읽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책을 덮어놓고 몇일 지나서 다시 펼쳐서 끝까지 읽었다.

괴롭다고 눈감으면 앞으로도 나는 그들과 함께 생활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제대로 바라봐야 앞으로 우리 청년들이 좀 더 체계화된 세상속에서 자신들이 바라는 것들을 어떤것에 구애받지 않고 해 나갈 수 있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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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 정진홍의 900킬로미터
정진홍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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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제목에서 주는 배움이 상당히 크다. 무엇이든 하던지 읽던지 가장 마지막에 남은 것들은 나 자신이 해내야만 하는 것이다.

만약 그것까지도 남이 해주기를 바라고 어떤 요행을 원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을 필요도 없다.

제목대로 내가 변하지 않고 내가 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이루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절실히 알려주는 내용이기때문이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종교가 있든 없든간에 말이다.

책 표지에 나오는 저 풍경을 눈여겨 본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나처럼.

산티아고 가는 길은 순례자만이 걷는 길이 아니라 누구든 나를 찾기 위한 하나의 여정으로 걷는 길이다.

문득 산티아고를 향한 저자는 그 길을 900킬로를 걷는 중간중간 울음을 토해내고 많은 생각들을 밷어냈다.

그러면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지금의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것이 춥고 배고픈 그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사람들은 문득 문득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많다.

그러나 매여있는 일들도 그 배로 많다.

그래서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가 없다.

나 또한 그렇다. 나만 생각하고 나를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지만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짊어지기에는 약한 의지 때문에 떠나고 싶은 그 마음을 멈추게 한다.

대신에 정진홍 작가가 걷는 그 길을 따라가면서 대리만족을 했다.

이 만큼 걸어가면서 함께 울었고 저 만큼 걸어가면서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대한 감사를 했고 그 만큼 걸어가면서 소중한 것들에 대한 생각과 나의 미래에 대한 생각과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들을 함께 걸으면서 했다.

작가는 혼자서만 앞질러 걸어가지 않았다.

나와 함께 발맞춰서 천천히 뒤처지는 나를 격려하며 좀 더 빠르게 걸어갔다.

모두가 산티아고를 꼭 걸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 자신을 내 인생을 좀 더 느긋하게 바라보고자 한다면 산티아고 가는 그 900킬로를 권유하고 싶다.

언젠가 나도 아직 만나지 못한 동반자와 함께 그 길을 걸어가고 싶다.

혼자서 걷는 길보다는 함께 걸어가고 싶어졌다.

산티아고 900킬로미터. 나 되기 위해 걷는 그 길 말이다.

 

 

p22 크건 작건 깨달음은 항상 뒤늦게 오기 마련인가보다.

p53 이 산티아고 가는 길은 본질적으로 홀로 걷는 길이고 그렇게 걷는 것이 맞는 길이다.

p93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 때문이었다. 스스로의 자책이 가장 아팠다.

p110 내버려둔다는 것은 본래 그것의 성질과 기운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내 안의 힘이 원기 회복을 하도록 기다리고 배려하는 일이다.

p111 스스로를 내버려둘 수 있다는 것은 적어도 그 불안에서 한 발 비켜있을 때 가능하다.

p114 내가 웃으면 상대방도 웃는다.

p115 웃음은 선순환 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내가 웃으면 신기하게도 상대방도 웃는다.

p117 잘 웃는 이들은 대개 건강하다.

p119 밝게 웃는 얼굴을 만드는 것 또한 일생 동안의 수행이라고 하지 않는가. 억지로라도 웃자.

p143 산티아고 가는 길은 나 되기 위해 걷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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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EBS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제작팀.김광호.조미진 지음 / 라이온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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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EBS에서 본 적이 있었다.

단동십훈이라고 불리어지는 곤지곤지나 도리도리에 다 뜻이 있었다.

신기하게 그 프로그램을 보고나서 우리가 어렸을 때 엄마가 해주신던 것이 예전부터 내려오던 전통놀이라는게 새삼 놀라웠다.

사실 단어의 느낌상 일제시대의 잔재가 아닌가 싶었는데 우리의 전통놀이라는 것에 왠지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아이가 혼자서 앉을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손을 붙잡고 곤지곤지를 하던가 고개를 흔들어보는 것을 가르쳐주면서 우리의 것을 알려주는 으쓱함이 생길 것 같다.

첫 조카가 태어났을 때 다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와중에도 많이 안아주면 안된다는 의견에는 거의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많이 안아주면 엄마랑 안 떨어질려고 할 것이고, 그러면 동생이 너무 힘드니깐 많이 안아주지는 말자는 의견을 모았었다.

그렇더라도 너무 이쁜 아기가 눈 앞에 있다보니 많이 안아주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안아주면 아이가 의존성만 생기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런 마음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것이 조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아주 빨리 만났다면 그런 불안한 마음없이 얼마든지 많이 안아줬을텐데 말이다.

뭔가를 알 수 없을때는 옛날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어떤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를 때 정답은 옛날방식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것보다는 세계의 것에 더 많이 눈을 돌리고 그것이 맞다고 하면서 우리의 것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것이라도 말이다.

이제는 우리의 전통육아가 바로 미래를 여는 열쇠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고, 우리의 아이를 더 많이 안아줄 수 있게 되었다.

고마운 책이다.

우리가 지금 아이를 안아주고 달래주고 보듬어 주는 것에 대한 확신을 지지받는것이 고맙다.

초보엄마들은 특히나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많은 의견들 중에서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주는 것이 제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뭐든지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의 차이점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라는 것을 의연중에 알았을 것이다.

역시 우리의 것. 우리의 전통이 최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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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솔솔 나서 생각에 대한 생각이야기 2
노석미 글.그림 / 장영(황제펭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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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백합이 주인공이다.

백합의 향기는 걸어가는 발길을 잡을 만큼 강렬하다.

그런 백합은 자신의 향기가 세상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남들도 다 백합의 향기에 반하기도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벌레들 모든 것들이 백합의 향기에 매료가 되었다.

백합은 일상다반사인 이런 일들이 지겹기도 했을 것이다.

늘 백합은 칭송받았고 백합은 그것이 당연했다.

그러던 어느날 작은 벌레가 백합을 지나쳐갔다.

백합은 깜짝 놀랐고 있는 힘을 다해 백합이 낼 수 있는 향기를 마음껏 뿜어냈다.

그 진한 향기에 파리가 달려들었으나 백합은 머리를 흔들며 저리 가라고 말했다.

열심히 뿜어 낸 향기는 파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백합을 지나쳐 간 볼품없는 작은 벌레를 불러들이기 위해서였다.

작은 벌레는 백합을 바라봤다.

백합은 물었다.

'왜 나를 지나쳐 가는 거야? 저 작고 못생긴 꽃에게 가는 이유가 뭐야?

백합은 다친 자존심을 꾹꾹 눌러가며 물었다.

작은 벌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했다.

'아무리 백합이 향기가 좋아도 나는 저 꽃이 좋아.'

상처 입은 백합은 할 말을 잃었고 향기를 뿜어 낼 힘도 잃었다.

작은 벌레는 그 어떤 립서비스도 날리지 않고 백합을 지나쳐 유유히 갈 길을 갔다.

백합은 다음 날도 향기를 낼 수 있을까?

모두가 다 나를 바라보는 것에 익숙한 백합이 그 상처를 이겨 낼 수 있을까?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 말하는 것 또한 상대의 마음을 여리게 하는 일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간혹 백합의 향기가 너무 진하다고 하소연도 해보고 백합에게 오늘은 다른 꽃에게 갈꺼야.

내일 만나. 라는 이야기도 종종 했다면

백합이 받을 충격은 덜했을텐데. 백합이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이상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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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베란다 채소밭 - 누구나 쉽게 길러 먹는
장진주 지음 / 조선앤북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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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유로 채식을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을 채워가고 있다.

이왕 시작하는 채식인지라 비건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채소 이외의 것은 먹지 않는다.

채식하기 전에도 고기를 많이 먹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쭉 고기는 먹지 않게 된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좋아하던 탕수육도 못 먹고 고기가 들어가는 여러 형태의 음식들을 이제는 먹을 수 없으니깐.

냉면이나 베트남 칼국수, 라면 등등

그리고 우유나 달걀도 먹지 않기 때문에 너무도 좋아하는 빵을 이제는 먹을 수 없다는 것 또한 슬펐다.

매주 들어오는 도넛도 먹을 수 가 없고 찹쌀 도넛 같은 것들도 먹을 수 가 없다.

아는 맛이다. 를 속으로 외쳐도 침이 고이는 것은 어쩔 수 가 없다.

이렇게 음식의 제한이 생기다보니 먹는 것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파프리카, 버섯, 오이, 당근을 주 메뉴로 먹고 간식으로 아몬드 씹어 먹고 정 배고프면 양파를 볶아 먹는다.

이정도로 하면 눈에 띄게 살도 좀 빠질 텐데. 그렇지도 않다보니 재미가 좀 없어지려고도 한다.

좀 더 자유롭게 멋진 삶을 살고 싶고 지구에 사는 사람으로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하고 있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먹는 채소들을 매일 사는 것도 버겁고 좀 많이 사두면 시들어 버려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열두 달 일 년 내내 내 손으로 직접 채소를 따 먹을 수 있다니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 일인지. 신선하고 또 깨끗할 테니깐 말이다.

베란다 채소밭이라고 하니깐 베란다에서만 길러 먹는 것인 줄 알았는데 거실이나 싱크대 옆에서도 가능한 채소들이 있었다.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는 초보자들을 위해서 흙이며 퇴비며 화분, 씨앗 같은 것을 알려주고 남는 씨앗보관법까지도 일러준다.

파워블로거의 책이라서 그런지 Q&A가 잘 짜여 있다.

실제로 기르면서 궁금한 사항들을 질문해놓은 것들일 테니 내가 앞으로 채소를 길러가면서 막막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첫 장을 펼치면 열두 달 동안 길러먹을 수 있는 채소들의 사진들이 나열되어있다.

아는 것들도 있고 처음 본 것들도 있다.

이제 이 채소들을 각 달마다 기르면 되는 것이다.

작가가 먼저 길러본 채소들이라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모습들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기르면서 얻게 된 경험담을 써주고 게다가 Tip까지 알려준다.

씨앗의 모습을 보여주는 채소들도 있다.

그리고 채소뿐만이 아니라 허브나 식용 꽃을 수확하는 과정도 있다.

새싹채소 같은 것으로 비빔밥을 먹고 싶은데 좀 비싸서 고민할 때도 있었는데 싱크대 옆에 이 새싹채소를 잘 길러서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 배가 부르다.

채식인 으로 살아가는 과정들 중에 짜증이 나고 왜 해야 하나 포기하고 싶은 생각들도 나겠지만 내 손으로 직접 길러내는 채소들을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다보면 기쁘고 자유로운 채식인 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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