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의 원점
다카노 에쓰코 지음, 김옥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스무살이었다면 이 책에 깊이 공명했으리라.
그리고 어딘가에 끄적였을 지도 모른다. 그 감상적인 문체를 살짝 흉내내어 연애편지라도 한 장 썼을지도.
그러나 나는 스무살이 아니다, 안타깝지만.
하여 스무살 무렵의 나에게 권한다, 20세의 원점을.

p.s. 순수하게 저열한 호기심으로 이 책의 영화를 보고 싶다. 다카노 에스코는 남자와 잤을까, 안 잤을까가 궁금하여.

 

(2005. 2. 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도오 - 드래곤북스 명작 컬렉션 1
좌백 지음 / 시공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어이쿠, 이거 잘못 건드렸다는 걸 실감한다. 아무리 재밌기로소니...하는 마음에 덤벼들었다가 큰코 다쳐버린 게다. 전날 2부까지 읽다가 토요일 새벽에 눈 뜨자마자 바로 쥐어들고 결국 해치워버렸다. '이야기'만으로는 가히 다나카 요시키의 '은하영웅전설'에 비할 만한다.
'이야기'에 목말라 있는 이들이여, 좌백의 <대도오>와 만나시라.
여기에 '이야기'가 있다.

p.s. 이 책의 품절상황이 한국의 무협소설 시장에서는 그나마 초판이라도 소화했다는 행복한 경우를 방증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진담일까?

 

 

(2005. 2. 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물수제비 뜨듯 날렵한 문체.

 짚을 데만 정확히 짚고 앞으로 전진한다.

 그러나  그 짚는 곳곳의 파장은 은근하고 때로 묵직하다.

 연작 단편으로 씌어진 소설이지만 가봉의 흔적은 거의 못 느낀다.

 소설의 키가 되는 한 사건만 집중해서 썼다면 아마 기시 유스케의 <푸른 불꽃>같은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름의 또다른 재미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에 이르는 (이공계적) 문화적 변화들을

 사건의 추이와 함께 새겨놓은 점.

 일본의 어느 독자의 딱 한마디  "上手い! "에 값을 하는 책.

 

(2004. 12. 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석양에 빛나는 감 I
다카무라 카오루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두번째 읽은 다카무라 카오루의 작품입니다.

예의 <마크스의 산>의 그 다카무라 카오루의 작품! 이라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드는,

동시에 질리다 싶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그 집요함은 여전합니다.

지난 번개 때 뚜벅이님께서 제게 일러주셨다시피 초반의 '다쓰오'의 직장 환경에 대한

묘사는 그야말로 집요함의 과잉 표출이라고 할까요.

이후에 '다쓰오'가 살인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철야의 시간을 다루는 부분도 그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게는 껄끄러웠습니다.

왜 제게 껄끄럽게 다가왔을까요?

물론 <마크스의 산>에서도 경찰 내부 생활의 묘사에 있어 과도하다 싶히 묘파합니다만

그에 대해 껄끄럽게 느꼈다기 보단 일종의 다카무라 카오루라는 작가의 인장이라고 느끼고

외려 탄복 쪽에 가까웠지요.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그 묘사의 집요함도 그렇지만 등장인물들을 자꾸만

물리적, 심리적 나락에 떨어뜨려 그 상황을 밀고 나가는 것들이 힘들었습니다.

왜 굳이? 꼭 저렇게까지? 라는 의문들.

책을 읽어가며 부딪치는 이 껄끄러움, 결국 다 읽고 난 뒤 처음 다가온 생각은,

이 책은 미스터리의 범주에서 한정지을 수가 없겠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작가 스스로도 자신에 붙어 있는 요모조모의 타이틀을 벗어 던지고

지독한 맘으로 덤벼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 성패에 대해선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듯싶네요.

다만 이미 불안하기 이를 데 없는 영혼, 고다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려놓고

과연 <레이디 조커>에선 어떻게 불러낼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2004. 12. 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크스의 산 I
다카무라 카오루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다카무라 카오루의 세계에 입문하다.
95년도에 국내 초역된 이 책을 이제서야 접한 건 순전히 편견에 의한 지연이었다.
우선 여성 작가가 쓴 하드보일드 작품이라 하면 왠지 모를 산드라 브라운의 뽀사시한 화장발의 영령이 스물스물 기어들어와 "읽으면 좀 괴로울 껄~"하며 내 귀에 악담을 퍼부었다, 라고 하면 거짓말.
그냥 뭔가 안 내켰다(그런 주제에 패트리샤 콘웰은 좋아라 읽은 건 대체 뭐냐).
그리고 고려원 표 추리소설에 대한 회의.
여기서 로버트 러들럼이니 엘모어 레어나드 등 거의 번역되지 않았던 좋은 작가들의 책을 많이 소개했지만, 고려원 표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나름의 감식안을 갖고 소개하는 게 아니라, 그저 밖에서 잘 팔렸으니 한국에서도...하면서 탄광에서 곡괭이질 하다 금맥 뒤지는 격이라는 인상이 있다(역시 편견).
그러다 <우부메의 여름>을 무릎 조아려 재밌게 읽고, 그걸 낸 '손안의책'이란 출판사에서  <리오우>라는 추리소설을 낸 바 있는데 그게 또 다카무라 카오루의 책. 다카무라 카오루하면 오호라, <마크스의 산>의 작가 아니던가.
일본 추리소설 읽는 재미에  야금야금 들려가는 시기에 요시! 하고 챙겨 읽기 시작했고 이제 정좌하고 죽비 한 대 맞는다, 그간의 편견이여, 할喝!
일본 아마존에 소개된 한 대목.
"냉혈의 살인자를 쫒는 경시청 수사 제1과 7계 고다 형사의 활약을 압도적으로 리얼하게 그려낸 본격 경찰 소설의 탄생"
(서두의 심리 묘사 장면의 장황함만 참고 견디면) 속기사의 타자 치는 소리처럼 타타타...문장이 휘날리면 마크스의 살인을 좇는 고다형사의 잰걸음도 탁탁 빨라진다. 물리적으로 심장 박동수를 실제로 높이는 이 책은 복상사의 위험이 다분하다.

뱀발.
아마존에 실린 독자 리뷰를 보면 이 책의 개정판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듯.
"전면 개고改稿의 공죄功罪" 라며 "별 지장 없을 인물 관계에 치중해버렸 스토리가 흐트러졌다"는 이유로 별 두 개(개정 전에는 작가가 그려낸 세계관에는 인간 부조리의 리얼리티가 생생하다고 칭찬하였으나).
"칭찬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글은 "디테일을 쌓아 올려 마치 등산하듯 읽히는 다카무라 카오루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는 범인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불필요하게 느껴져 "카타르시스가 부족하여 불만족"이라고 하고 있다.
음, 왠지 읽고는 싶은데.
사실 무엇보다 최양일의 <막스의 산>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는 영화가 보고 싶다. 최양일 특유의 강렬한 에너지가 이 소설을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했을까 너무너무 궁금하다.

 

(2004. 12. 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