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에서...
日常のなかで...
미래에 대해 자꾸 흔들흔들 휘청휘청거리지만
未来のことについてまたゆらゆらにひょろひょろだけど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학도군임당
そこにまきれず、生きている学道君ですぅ。
힘내자
かんばろ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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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드십시오.
주방장 비스무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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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 : 겉은 바삭, 속은 부들. 소보로 슈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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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백조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척 무관심한 척 태연한 척 굴지만 

안으로는 물 아래로 가라앉지 않게 필사적으로 헤엄치고 있는 백조다        


고독의 호수 그 밑바닥에 처량하게 박혀있지 않도록

그 속에서 무력하게 나자신마저 채찍질 할 수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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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14. 전치현상(2)

 

 

 

 

 푸른 색 외피를 벗고 주황색의 비늘로 치장한 하늘이 섹시하게 보였다. 그 섹시한 자태에 새들과 구름은 벗어날 생각도 접은 채 그 색에 물들어 허우적대길 즐겼다. 나도 그 하늘에 가서 주황색으로 물들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럼 온갖 생각 없이 평화롭게 게으름을 탐미할 수 있을 텐데.

 참으로 오랜만에 부드러운 블라우스의 촉감을 느꼈다. 그걸 입으니 내가 어색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평소 밖에 나가서 뭘 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항상 보라색 잠옷 바지에 후드 티만 입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아마 슬비가 아니었으면 이런 옷 그냥 옷장에 계속 처박아 있었을 거다.

 

 기숙동 맨 왼쪽 입구에서 기다린 지 10, 기숙동 맨 오른쪽 입구에서 슬비가 나왔다. 슬비의 곱슬머리엔 빨간 리본이 아니라 노란 리본이 걸려있었다. 앙증맞았다.

 “많이 기다렸냐?”

 “아니.”

 “그럼 가자!”

 슬비는 내 등을 가볍게 쳤다. 우린 기숙동과 학교를 지나서 시내로 나갔다.

 아울렛이 있는 시내의 거리는 북적거렸다. 헤드폰을 쓴 채로 어딘가에 달려가는 사람. 이리저리 둘러보며 풍경을 즐기는 사람. 매의 눈으로 남의 옷을 자기의 생각으로 훔치는 파파라치들,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토끼들. 그 모든 것들이 한데 뒤섞여 하늘에 떠있는 무지개처럼 시내에 녹아 있었다. 우리도 그 무지개에 있었다.

 “, 오늘 옷차림에 좀 신경 썼는데?”

 “그야, 당연히, 너랑 가니까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라도 입어야지.”

 “, ?”

 “그래, . , 패션에 관해서라면 엄청나게 깐깐할 것 같으니까. 니가 좋아하는 분야잖아.

 “, 그거 신경 쓰고 있었어?”

 “친구인데 당연히 그래줘야 될 것 같드라.”

 “, 너 좀 멋있게 보인다?”

 

 나는 생긋 웃어보였다.

 

 “그건 그렇고, 너 일본어 말하기 대회 나갈 거야?”

 “, 올해에도 나가려고.”

 “그래? 저번에도 봤어. 너 상 받는 거. 그 때 장려상 받았었잖아! 너 대단하드라!”

 

 “하지만 그때 많이 발음도 틀리고 말도 느리게 했는걸.”

 “하지만 다른 애들에게 들어보니까 너, 발표 내용도 좋았고 발표 제한시간도 딱 맞췄다며? 그것만으로도 대단해! 난 하라고 해도 잘 못하는데.”

 “아하하!! 그렇게 생각해줘서 정말 고마워!”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도 생각했다. 에이, 오빠 녀석이 나보다 한 수, 아니 열 수 위일걸? 넌 그 사람의 스피치를 못 봐서 그려. 난 그 사람을 따라갈 수조차 없어. 쓰레기야, 쓰레기.

 

 떠들다보니 벌써 아울렛 근처까지 왔다. 아울렛은 하늘의 높이도 모르는 지 대나무처럼 쭉쭉 뻗어 있었는데 그 아울렛으로 이어지는 길은 마치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활주로 같았다.모든 길은 캐리 아울렛으로 통한다!그 옆에 심어져 있는 조그마한 나무들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줄지어 서 곧 착륙할 손님들에게 길을 알려주고 있었다.

 유리문을 열자마자 눈 속으로 환한 빛이 파고 들어왔다. 곧이어 내 눈길을 끈 것은 이 아울렛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의 로고들이었다. 그 것들은 차례로 줄지어 서서 각자 제 색을 뿜어내고 있었다.

 “여기는 남성복 매장들만 모아놓은 데니까, 이층으로 올라가자.”

 슬비와 나는 그 곳을 두고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탔다.

 

 이층은 일층보다 더 넓었다. 가게들마다 총 천연색투성이라 눈이 아팠다. 벽이란 벽에는 청바지와 스커트, 웃옷들의 베스트셀러 격인 제품들을 걸어놓았고 마네킹들은 우리들에게 자기가 입은 옷들을 자랑하고 싶다는 듯이 당당한 표정으로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배고프면 삼층에 식당하고 디저트 카페가 있으니까 밥은 쇼핑한 다음에 나중에 먹자.”

 “, .”

 슬비가 나에게 말했다. 내가 곧이어 대꾸를 해 주려고 옆을 돌아봤지만 슬비는 없었다. 슬비는 벌써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는지 그쪽에 순간 이동해 있었다. 그리고 나의 귓전에 돌아오는 것은 빨리 와!’라는 외침뿐이었다. 그 말은 마치 만화에서 나올 법한 너무 급하게 달린 나머지 다리에게 끌려가 버린 상반신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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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드십시오.

주방장 비스무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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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 : 결심을 굳힌 몽글몽글 계란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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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랴.

 

  

내가 바라는 세상은 어둔 현실속 조그만 촛불

 

 

나는 아무 도움도 못 되는 한 마리 불나방

 

 

불나방은 기꺼이 불에 타 죽을 준비가 되어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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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에게 13. 전치현상(1)

 

 

 

 

 

 

 !

 

 중간고사 기간을 막 넘긴 대명외고의 2학년 2반에서 별 볼일 없는 소음이 울려 퍼진다. 슬비가 내 책상 위에 숙녀복 카탈로그 몇 개를 내려놓는 소리였다.

 

 “선우, 이것 좀 봐봐! 여기에 나오는 모델 분들 다 이쁘단 말야. 너도 한 번만 보면 빠져들걸? 함 봐봐!”

 

 점심시간 끝나고 한숨 푹 자려고 했건만, 내 짝꿍은 왜 이리도 나를 가만 두실 수가 없는 것일까. 슬비가 소리치는 말에 잠이 다 날아갔다. 에잉.

 

 “니가 취미가 없다고 하길래 내가 이렇게 카탈로그까지 친절하게 보여주시는 거 아니겠냐. 조금만 봐줘봐라. 완전 예쁘다니까? 옷 입은 매무새도, 모델 외모도! 차원이 달라. 니가 봐도 우와~할 걸?”

 

 아우, 슬비야. 볼 테니까, 볼 테니까, 볼 테니까.

 

 “, 알았어. 잠깐만.”

 

 마지없이 슬비가 나둔 카탈로그 중에 아무거나 무심히 하나 집어 들고, 첫 장을 넘겼다. 딱 봐도 집세 좀 나갈 것 같은 저택에서 잘 차려입은 여인이 층계를 내려오고 있었다. 양털 코트에 약간 어두운 톤의 빨간 스커트를 입고 있는 그녀는 누군가의 입술에 그려진 버건디 립만큼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별로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이쁘긴 한데, 내 스타일은 아냐.”

 “흐음... 그래?”

 

 또 다시 슬비는 나에게 다른 카탈로그를 떠밀었다. 그 카탈로그는 나보다 조금은 어린 애들이 모델로 있는 브랜드의 카탈로그 인 듯 했다. 난 시크한 눈빛을 하고는 첫 장을 넘겼다. 그 장엔 프릴과 리본으로 장식된 모자를 쓴 소녀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그 모자가 조금은 맘에 들었지만 다른 건 그렇게 맘에 들진 않았다.

 내가 별로라고 하자 슬비는 그 외에도 다른 매력의 여자들이 살고 있는 카탈로그들을 보여주었지만 나는 볼 때마다 맘에 안 들어서 대충대충 대답했다. 점점 갈수록 슬비는 제 분을 못 이기고 씩씩대었다. 슬비의 맹공은 수업시간 10분 전에 치는 준비종까지 계속 되었지만 끝내 나를 넘어뜨리진 못했다. 결국 슬비는 항복을 고하고 그대로 있었다. 뭐야, 마치 나라는 철옹성을 넘으려고 아등바등 대는 것 같잖아. 정말 바보 같은 슬비였다.

 

 종례시간에 대머리 담임이 오셨다. 원래는 청소 검사만 하고 기숙동에 보내주는데, 오늘은 할 이야기가 있는 모양인지 당신의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낡은 금테를 고쳐 쓰고 학생들을 쭈욱 둘러본 다음에, 대머리 담임은 말했다.

 

 “내일부터 우리 학교에서 열리는 일본어 말하기 대회의 예선 접수가 시작됩니다. 일본어 원고를 보는 예선을 거쳐서 실제 원고를 가지고 발표를 하는 본선을 하니까,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예선 접수가 끝나기 5일전인 이번 달 이십삼일까지 일본어 원고를 가지고 와요. 가져오면 내가 원고 검토를 해서 안 맞는 부분을 고치고 접수 때까지 낼 거예요. 알겠죠? 더 알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나중에 개인적으로 와요!”

 

 그리고 담임은 반장에게 인사를 시킨 후 나갔다. 우리 반 애들의 잡담소리가 희미하게 안개처럼 퍼졌다.

 

 

 

*

  

  

 

 중학교 때부터 나는 각종 대회라는 대회를 꼬박꼬박 다녔다. 영어면 영어, 수학이면 수학, 백일장이면 백일장. 교내에서 열리는 대회는 물론이요 나의 주거지를 벗어난 장거리 원정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난 다른 애들처럼 내 성적에 내걸 한 줄과 뭇 학생들의 부러움을 사려고 대회에 나간 게 아니었다. 그저 엄마와의 포옹이 좋아서 대회를 나갔다. 내가 상을 받아오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미소와 함께 파고 들어오는 엄마의 포옹. 그렇게 둘이 껴안으면 엄마의 환희가 맹렬하게 내 온몸을 감싸 안고 돌았고, 나는 최상급 토종벌꿀의 맛에 눈 뜬 사람처럼 그 환희에 취해 하루를 살 수 있었다.

 

 그렇게 환희에 취해 살다 보니 난 저절로 생각했다. 다음엔 더 큰 상을 받아서 엄마를 더 기쁘게 해드리자고. 손바닥에 써서 복사도 하고 사인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나가서 받아온 상은 장려상과 가작뿐이어서 속상했다. 더군다나 그 때 오빠 녀석은 나가는 대회마다 대상, 대상, 못해도 우수상만 받아왔다. 그러면서 동생에게 한다는 말이 넌 그거밖에 못하니? 좀 더 노력해보세요. 메롱-!” ...난 열불이 나서 더 대회에 매달렸다.

 

 하지만, 지금 그렇게 얄밉던 오빠 녀석은 이제 없다.

 그러면 난 지금 속이 시원한가?

 

 .

 .

 .

 

 속이 시원하기는 개뿔이.

 

 오늘은 대명외고 공식 야자 없는 Day. 시험을 끝내고 2일 동안 얻는 휴가의 마지막이다. 이 날들에 학생들은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각자의 천국을 즐긴다. 나도 어제는 휴대폰만 많이 했으니까, 오늘은 자고 싶을 만큼 자버릴까. 요즘 조금 힘든 일도 있었으니까.

 

 ㅡ 쉬려는 거야?

 - . 요즘 잘 못 잤으니까.

 

 보이더 녀석이 말을 걸어왔다

 

 ㅡ 이럴 때 잘 쉬어둬. 그래야 힘을 낼 때 내지.

 - , 그려.

 

 보이더가 나를 걱정해 준다. 보이더 녀석, 나를 걱정할 시기에 너나 걱정하라고. 너 저번에 볼 때 엄청 졸려보였어. 말은 안했지만.

 

 “선우! !”

 

 가방을 다 챙기고 집으로 가려는 데 갑자기 걸쭉한 소리가 들렸다. 옆을 돌아보니 슬비가 화난 얼굴을 하고서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 ?”

 “몇 번인가 불렀는데도 대답도 없고! 너무한다, 너무해.”

 “....그랬냐?”

 “완전히 뭔가 몰두한 채로 내 말은 듣지도 않던데?”

 “, 그랬구나. 미안, 미안.”

 

 나는 멋쩍게 머리를 긁었다. 슬비는 못 말린다는 얼굴을 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너 약속 없지?”

 “, 약속이야 없는데?”

 “있잖아. 시내 아울렛 한번 안 가볼래?”

 “아울렛?”

 “. 같이 가주면 안 되나?”

 나는 그 말에 차게 식었다. 내가 카페면 가 주는데 왜 굳이 흥미도 없는 아울렛을 간다는 건지.

 

 "음... 나 옷에 별로 흥미 없는데...”

 “그러지 말고 가자, ? 제발, 한번만? 플리즈~~~~”

 “.... ....”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칠판에 빨간 분필이 둥둥 떠다녔다. 이것은 나만이 보는 환각,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것. 그 칠판에 빨간 글씨로 무언가가 쓰였다.

 

 ‘여기서 가기 싫다 하면 지금 현재 너를 애절하게 바라보고 있는 슬비와 서먹서먹해지잖아? 어떻게 잡은 인연인데, 그녀를 놓쳐버리면 넌 또 외톨이라고?’

 그 말에 빨간 분필이 나타나 반박하는 말을 썼다.

 ‘하지만 선우가 피곤한 걸 어떡해. 지금 선우는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상태야. 선우 상태를 보면 이건 나가지 않는 게 맞아.’

 ‘아니야. 잘 생각해봐. 이 이후로 슬비가 말을 걸어오지 않을 수도 있어. 이건 절호의 찬스 같은 거라고?’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효과적인 상호작용이 된다는 말이지? 그러다가 그 슬비라는 인연도 놓칠 수 있어.’

 ‘어허, 아니야! 내 말이 옳아!’

 ‘아니야! 내 말이 좀 더 논리적이야!’

 

 아... 저 애들 또 싸운다. 어쩐다?

 

 “그럼, 간다는 걸로 보고 나 준비할게. 나중에 20분 뒤에 맨 왼쪽 기숙동 입구로 나와!”

 

 “, 아니... 나는...”

 

 갑자기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슬비가 열어진 뒷문 사이로 나를 쳐다보다가 살며시 문을 닫아 버렸다.

 

 ‘, 가버렸다.’

 ‘, 가버렸다.’

 

 나는 한동안 가만히 뒷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 뭐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해보자고.’

 ‘...... 알았어.’

 

....빨간 분필 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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