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집 이야기
톰 맥마킨 지음, 박여영 옮김 / 예지(Wisdom)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신문 서평란에서 이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 나는 그 탐스러운 빵들의 모습에 입맛을 다셨었다. 실제로 서점에서 본 이 책은 특수지 표지까지 어우러져 진짜로 맛있게 보였다. 그래서 나는 맛깔진 빵 고르는 심정으로 군침 꿀꺽 삼키고 책을 집어들었다. 그랬기에 책을 읽은 지금, 나는 이 책에서 내가 무엇을 기대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심정이다. 맛깔스러운 표지와 '느리게 사는 미덕을 실천한 사람들의 책'이라는 내용 소개에서, 나는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

창업을 하려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일반독자인 나에게 이 책은 꽤나 당혹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일부는 이 책이 꽤 전문 비즈니스적인 감성으로 쓰여졌다는 것에 기인한다. (적어도 내 느낌은 그랬다) 나는 갓구운 빵의 온기 훈훈한 표지만큼이나 따스하고 다정다감한 에세이류의 내용을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더 빠르게 더 힘차게 더 높이'를 외쳐대는 세상을 거슬러 '더 느리게 더 편안히 할수 있는만큼만 높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성공이라는 내용 소개에서, 그런 그들이 세파의 어려움을 겪고 성공하는 인간승리류의 성공담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얇은 우화 형식으로 쓰여진 에세이 성공기 '커피 이야기(나무심는 사람)'의 확대판 같은 것을 말이다. (그것보단 책이 두꺼우니까) 나는 적어도 소프트한 느낌의 표지와 제목에서 이런 딱딱한(...아주 딱딱한 건 아니지만) 항목별 분류 방식의 사업 운용기를 읽게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아주 전문 비즈니스적인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100가지 테크닉' 같은 책도 아니다. 반쯤은 에세이적이고 반쯤은 '이러이러한 미덕(항목)으로 성공한다'가 섞여있달까. 그렇다고 단지 사업적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것만으로 책을 재미없게 읽지는 않는다. 내 독서 취향은 제법 잡식성이다. 성공/처세/재테크/부자되는 법 관련으로 내가 읽은 책 권수는 백권도 넘는다. 단순히 전문적인 요소가 들어있다는 이유로 재미없게 책을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은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가 없었다. 왜 그럴까.

그건 아마도 평면적인 서술과 불분명한 책의 컨셉 때문인 것 같다. 사업의 비결과 과정을 담고 싶으면 김영사의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처럼 아예 더 두껍게 세세히 담던가, 에세이 스타일로 나가고 싶으면 이렇게 자잘자잘하게 소제목을 나누지 말고 긴 호흡으로 드라마틱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던가. 그저 '이런 일이 있었다' '이런 요소가 있었다'는 식의 사실나열적인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는 느낌에 나는 책 내용에 흥미를 갖고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적어도 나는 지나가다가 책을 집어든게 아니라 이 책을 기억해서 일부러 찾아본 관심독자인데도 말이다.

고백하자면, 결국 중간쯤 읽다가 책을 덮었다. 재미가 없었다. 이맛도 저맛도 아니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대체 어떤 독자층을 상정하고 이 책을 쓴 것일까? 라는 의문이 책을 덮으면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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