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툰 - 비빔툰 에피소드 1 문지 만화 1
홍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작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색기가>가 원래는 문광부 주최 만화 대상을 받아야 했는데 문광부에서 성인물이라는 이유로 인기상으로 깎아서 줬다나 뭐라나... 그랬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나는 일간스포츠를 몇달간 볼 일이 있어서 아색기가를 챙겨보긴 했었으되 그게 그렇게 대단한 만화인가...라는 의구심은 들었다. 상상력은 인정하겠지만 너무 지나친 남성 판타지가 아닌지. 남자는 하나같이 우락부락하고 여자는 하나같이 가녀리면서도 밝히고, 남녀 모두 우람한 페니스에 목을 걸고 있다. 헌데 나는 이런 게 바로 성 왜곡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세상의 신문과 잡지의 건강 섹션 모든 곳에서 'Size doesn't matter'(고질라 영화 카피같군;)를 외치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다가 본 <야야툰>은, 바로 그 과장된 판타지의 거품이 빠졌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정말로 우리네 평범한 소시민들의 있을법한 성 이야기라는 사실성 말이다. (아직 결혼 안 해봤고 남자가 아니니 100% 장담은 못 하겠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본 <야야툰>은 상당히 흥미로운 만화였다. 먼저 철봉을 이용한 정보통의 첫 '개안'을 그린 프롤로그. 영화 '몽정기' 관련 기사에서 '철봉' 얘기가 나오는 걸 꽤 의아해했던 차였기에 이 만화를 보고 '아항~'하고 무릎을 쳤다. 철봉이란 이렇게 쓰는 것이었구나!

그리고 동성애 판타지 부분에서는, '음... 여자만 야오이를 꿈꾸는 건 아닌 모양이구나'라는 것을 알았으며, 기타 부부의 성의 슬픔-애 키우면서 섹스 나누기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남편처럼 섹스하기' 에피소드에서는 정치적으로 올바르려고 노력하는 정보통(그리고 작가)의 자세도 눈에 띄어서 좋았다.

이 만화는 '성'이란 부부 어느 한쪽(특히 남편)만이 애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서로서로 배려하며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작은 목소리로 알려주고 있다. 분량이 적어 아쉽지만, 표지부터 마음에 드는 어른들의 성(性)일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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