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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장승수 지음 / 김영사 / 199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에 어느 신문에선가 장승수 씨의 기사를 읽었었다. 막노동꾼으로 시작해서 서울대 법대를 수석 입학한 그가 지금은 사시 2차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그래서 작년 사시 합격자 명단이 발표됐을 때 호기심에 그의 이름을 찾아보았었다. 그의 이름은 없었다. 그는 이번에도 5년은 고생한 뒤 붙으려나?...아니면, 그가 말한 공부 방법이 시대에 뒤쳐졌던가.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당시의 중고등학생들 치고 이 책을 안 들어본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읽어봤건 아니건 장승수의 입지전적인 이야기는 영웅담으로 회자되기에 충분했다. 전반적인 공부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나는 그의 책에서 한가지만큼은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그것은 바로 다른 거 다 해보고 남은 게 공부밖에 없을 때, 그러니까 '공부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공부 하기 싫다'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하는 경지가 아니라 정말로 '다른 일이 아닌 공부가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 때에 비로소 진짜로 열심히,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그가 책에 썼던, '과격한 말일지 몰라도 고등학생들은 당장 대학에 보낼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것 다 해보고 그런 다음에 적성에 맞겠거든 대학에 가는 게 좋다'라는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 다른 일에 미련을 갖고 있는 한 눈앞의 공부에 몰두하기 어려운 건 당연지사니까. 그렇기에 '공부하기 싫다'라는 말의 속내를 우리는 잘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른 것을 하고 싶다'는 말의 우회적인 표현인가? 그게 아니라면 단지 게으름 피우고 싶기 때문인가? 그에 따라 처방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공부 방법은... 글쎄. 그가 사법고시에 붙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다시 생각해보기로 하자. 아무리 수석이라지만 늘 5년 씩 걸린다면 그것도 너무 시간 많이 걸리는 방법일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