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혁명
존 로빈스 지음, 안의정 옮김 / 시공사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전작인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와 내용이 비슷하다. 같은 내용을 좀더 폭넓은 자료를 통해 보강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하지만 책이 거창해지다보니(하드커버^^;;) 좀더 묵직한 무게가 느껴지고, 그에 반비례하여 덜 쉽게 읽혀지는 듯 한 느낌이...;;;

하지만 보다 깔끔해진 편집, 그리고 화끈한 예시들이 추가되어서 좋다. 내용면으로는... 실은 전작을 읽은지 좀 되어 가물가물하므로(-_-;;) 그냥 이 책만 독립적으로 얘기하기로 하겠다. (죄송...) 기억나는 부분을 먼저 얘기하고 지나가자면, 도축업계의 비극은 전보다는 나아진 듯 해서 다행이다. 송아지 학대가 줄었다는 기사는 반가웠다. (전작에서 송아지 얘기가 얼마나 처참했었는지...)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울하다. 하긴, 사실 나만해도 여전히 고기 먹고 살고 있으니까.

인상깊었던 예는, 작가도 인상깊었다던 어느 양돈업자의 이야기, 그리고 작가가 걷어차버린 베스킨 라빈스 회장 자리에 앉았던 부부의 이야기였다. 그 부부는, 자기들이 회장인 회사의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고 살고 있었다! 채식주의자였다! 그리고 결국은 회장직을 관두었다는 그 에피소드는 정말 흥미로웠고,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난 뭐하고 있나. 육식의 해악을 충분히 알면서도, 그걸 머리로밖에 알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나는.

그 다음에 떠오르는 에피소드는, 그렇게, 나처럼, 고기를 죽어라고 먹다가 결장암 걸려 죽은 작가의 친구 이야기다;; 참혹했다;; 난 그 사람처럼 고기를 많이 먹진 않지만, 그렇다고 내 건강이 특별히 좋을 건 뭐란 말인가?

유제품에 대해서는, 안 그래도 솔솔 들려오던 “유제품 몸에 안좋다”는 것을 확실히 확인시켜줘서 슬펐다. 그래도 한가지 위안이라면, 커피보다 고기가 더 많은 칼슘을 낭비시킨다는 것. 즉, 고기를 안 먹는다면 커피는 그래도 좀 마셔도 된다는 것이랄까.

늘 그렇듯 인상적인 책이다. 너무나 깊은 인상... 그리고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책. 나는 이 저자가 말했듯이 ‘충격적인 경험’을 하지 못한 탓일까. 며칠 채식하겠다고, 설탕 끊겠다고, 유제품 안 먹겠다고 난리치다가도 슬그머니 도로 예전의 식단으로 돌아가버리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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