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이를 망치는 일곱 가지 방법
로라 슐레징어 지음, 공경희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인생을 망치는 7가지 변명에서도 가끔 현실과의 괴리를 느꼈었는데, 이 책은 좀더 심해진듯.

읽으면서 내내 궁금했던 것이 있다. 그렇게, 아이를 위해서 부모가 희생되는 건 좋다. 그럼 그 애는 커서 뭐가 되나? 역시 부모가 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한 인간이 태어나 아이에서 부모로 탈바꿈하는 순간은, 대개는 그 인간이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스스로 부모가 되는 순간과 일치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저자의 논법을 따르자면, 부모가 열심히 희생해서 애를 길러놓고 보니 그 애는 자아 실현은 해보지도 못하고 또다른 아이의 부모가 되어 또 자기 희생을 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

이건 거의 순환 고리다. 대체, 개인의 자아 실현은 언제 한단 말인가? 기껏 희생해서 애를 교육시켜놨으면, 배운게 아까워서라도 그 교육을 써먹도록 하는 게 보통 아닌가? 교육시킨 부모 입장에서도, 교육받은 애 입장에서도, 그리고 그 교육을 주관한 사회의 입장에서도.

그런데 저자의 논법에 따르면 여자는 애를 기르기 위해 일을 하지 말라는 것 같다. 저자에게 묻고싶어진다. 그럼 여자는 교육시키지 말아야겠네? 사회적 낭비 아닌가? 저자가 어떻게 자식을 길렀는지 정말 궁금해진다. 이 책은 지나치게 비타협적인 이상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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