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망치는 7가지 변명
로라 슐레징어 지음, 정영목 옮김 / 황금가지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평가를 내리기에 꽤 딜레마가 생기는 책이다. 아주 단도직입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저자는 말한다. '당신이 아이라면 탁아소에 보내는 부모 밑에서 태어나고 싶으냐 아니면 직접 기르는 어머니 밑에서 태어나고 싶으냐' ...말이야 백번 옳은 말이다. 나 역시 하루종일 집에서 징그러운 자식새끼 뒤치다꺼리를 해주시는 어머니의 체력과 정신력을 쪽쪽 갈취하며 살아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저자가 자식을 어떻게 길렀는지 꽤 궁금하다. 그녀 역시 직업을 가진 여성인데, 그녀는 자식을 100% 자기 손으로 기를 수 있었는가? 아이 입장에서는 당연히 부모가 옆에 붙어있어주는 쪽이 좋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자기 일도 해야 한다. 그건 딜레마다.

게다가 이 저자는, 아이를 기르는데 있어서 남자의 책임은 언급하고 있지 않다. 하긴, 그건 비현실적이긴 하군. 남편과 분담해서 자식을 기른다는 거, 이상적이긴 하지만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대체 얼마만한 세월이 흘러야 할지.

자식에 대한 보수적인 면은 걸렸지만, 대체적으로 이 저자의 말은 쓸모있다.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혹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도덕과 원칙을 지키라고 말한다. 하지만, 도덕과 원칙을 지키는 게 본인 스스로를 위해서는 더 좋을 수도 있다. 마음이 떳떳하다는 건 분명 높은 가치를 지니는 일이니까. 그리고 실제로 그런 상황들을 하나하나 제시함으로서, 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오히려 얽히고 설킨 상황을 더 잘 풀어나갈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읽다보면 한편으로는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후련하기도 한 책. 그래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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